아빠의 주말 아침 밥상 #23 (24.11.24)
매주 주말 아침 따님과 함께 할 아침 밥상 준비에 목요일 정도부터는 이런저런 공력이 들어간다. 머릿속으로 몇 가지 레시피를 떠올려 보고 또 새로운 레시피가 있는지 인스타를 찾아보고, 또 어느 정도 확정한 레시피가 생기면 아침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재료들은 준비되어 있는지 냉장고를 몇 번 들여다보게 된다.
가끔은 바쁜 회사일이나 다른 일들로 이런 수고가 번거롭긴 하지만 이런 준비를 기울이지 않고 따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겠다고 하는 것은 MZ 세대 딸을 둔 아빠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아침 밥상 준비에 더욱더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아침 밥상이다 보니 주말 아침 밥상의 주된 이야기는 오늘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주 메뉴인 '프로슈토 감자랩 샌드위치'는 햄 종류 중에서 따님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슈토를 사용했고, 또한 따님이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 중 하나인 감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무조건 A+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메뉴다.
그런데 의외로 따님은 A0등급을 내려주셨다.
대부분 A0등급을 내리면 '식감이 물렁하다' 든 지, '나는 파인애플을 굽는 건 싫다'든지 A0등급의 이유를 명확히 알려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으신다.
"오늘 레시피 정도면 A+ 정도는 줄 맛 아니냐? 좀, 정확한 이유를 말해주면 안 될까? A+랑 A0가 나뉘는 차이는 뭔데?"
"아빠! 그냥 딱 먹었을 때 느낌이 오늘은 A+는 아니야"
그렇다. 순전히 따님의 느낌적인 느낌에 의존한 등급이니 명확한 기준이 있을 수가 없다.
준비할 때 당연히 A+ 등급일 수밖에 없는 재료들로 시뮬레이션했던 레시피가 의외로 A+를 받지 못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특히 가장 어려운 등급은 A0등급이다. B나 C등급이 나오면 머릿속이 명쾌하다. 그 레시피는 다시는 시도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A0 등급에 레시피는 '상당히 좋았지만 최고는 아니다'라는 뜻이니 이 레시피를 앞으로 포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A0 등급을 받은 레시피의 경우 재료는 기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들인데, 조합이 안 맞는 것인지, 이번 레시피의 식감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조리를 너무 오래 한 것인지, 또 아니면 재료들이 식어버렸는지... 어떤 요소가 감점 요소인지 알지 못하니 다음번에 같은 음식을 만들려고 하면 대략 난감인 상황이 되는 것이다.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는 아내의 표정은 이런 말을 하는 듯하다.
(그런데 난감일 건 또 뭐요? 그냥 A0 받으면 되지.. 그리고 우리 따님 잘만 드시는구먼...)
이렇게 오늘도 따님은 아침 아빠에게 숙제를 남겼고, 아침 아빠는 A+를 받기 위해서 더욱더 매진할 것이다.
누가 뭐래도 아침 아빠는 매번 A+를 받고 싶다.
그건 다른 마음이 아닌 따님을 최고로 만족시키고 싶은 아빠의 마음일 것이다.
이번주 주말 아침 밥상 '프로슈토 감자랩 샌드위치' (난이도 하)
소요시간 : 25~30분
[재료]
감자 1~2개, 프로슈토(잠봉 대체 가능), 그릭 요거트, 올리브오일, 후추, 발사믹 글레이즈, 루꼴라(어린잎 채소 대체 가능), 방울토마토(큰 토마토 대체 가능), 모짜렐라 치즈
[레시피]
감자는 채칼로 슬라이스 하여 준비한다.
종이포일 위에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감자를 조금씩 겹쳐 깔아준다
(이불 깔듯이 깔아줌, 약 16조각 정도로 1세트 만든다고 생각하면 됨)
감자 위에 모짜렐라 치즈를 얹는다. (연결부위에 잘 얹어 주여아 감자들이 서로 잘 접착됨)
200도 예열 오븐에 10~15분 굽는다. (오븐에 따라 시간 조절 필요)
감자가 살짝 식으면 뒤집어 반쪽면에 그릭요거트를 바르고
위에 취향껏 야채 (루꼴라 추천)와 토마토 슬라이스를 올린 후
프로슈토나 잠봉 올려, 후추와 발사믹 글레이즈 뿌리고
감자 반으로 덮어 2등분 컷팅하면 끝
[Tips!]
감자를 슬라이스 할 때 슬라이스 넓이를 먼저 생각하고 슬라이스 하는 것이 좋다.
모짜렐라 치즈는 가공치즈보다는 천연치즈를 사용하면 훨씬 맛이 좋다
토마토는 방울토마토의 경우 반으로 1번만 슬라이스 하면 충분하다.
감자가 구워진 후 살짝 식혀서 샌드위치 만들기를 권장! (다만 너무 식히면 덜 맛있으니 적당 온도로!)
♥구독을 해주시면 힘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