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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PD Oct 18. 2015

책을 냈습니다

어른을 위한 첫번째 장난감

작년 초 쯤 위즈덤하우스라고 하는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혹시 키덜트 주제로 책을 내보시면 어떨까요?"

"저...저요?"


키덜트 앱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옴니버스 책의 필진의 한 명으로 참여한 적이 있긴 했으나  짧은 수필같은 것이였고, 그 외에는 블로그도 운영안하던지라 사실 왜 저한테 말씀을 주셨는지 어리둥절하더라구요 (심지어 참여했던 책의 존재는 모르고 계시더군요..)

이 책에 참여했습니다


일단 출판사 말씀으로는 다방면의 취미에 대해서 두루두루 아는 분을 찾고 있었다고 하시고 깊이 보다는 폭넓게 써주시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뭔가 재밌어 보이는 것은 덥썩 무는 성격이라 바로 오케이를 했네요.



아....근데 책 쓰는 거 진짜 죽도록 힘들더군요.



사업도 한창 힘들 때라 11시쯤 집에 와서 새벽 3시까지 쓰는 생활을 거의 세 달 쯤 했습니다. 이혼 당할 뻔 제가 혼자 쓸 수 있는 성격의 책이면 그나마 노가다로 커버할 수 있었을텐데 수많은 분들을 인터뷰하고 자료 조사, 사진 취합을 해야 했던지라 진도도 원하는 대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직접 만나뵙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저녁 시간이나 주말 시간을 쪼개서 만나다 보니 굉장히 즐거운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항상 조급한 느낌도 들었구요.


힙합 뮤지션 팻두와의 인터뷰


게다가 전 여러 취미가 있지만 하필 사진 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잘 찍지도 못합니다.  출판사에서 두세 번 정도 도판 문제로 재작업을 요청하셨는데 저 자신도 못찍거니와 저같은 콜렉터분들도 상당히 계셔서 확보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여하튼...

그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갖고 싶다! 하고 싶다! 달리고 싶다!...장난감 얘기죠.


원래 일정 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만 이렇게 세상에 나오니 많이 뿌듯하네요. 하하호호.


그때 썼던 원고의 일부를 다듬어서 브런치에 올리기도 했는데요, 책에서는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무언가 굉장히 깊은 덕력의 세계를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제 브런치 블로그처럼 '첫 시작을 도와드리는 내용'들입니다.


사실 모르는 건 재미 없잖아요? 마치 미국인만 NFL 풋볼에 열광 하듯이요. 룰을 모르고 원리를 모르면 재미있기 힘들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만 알려드리는 책입니다.


그래서 얕고 넓습니다.


프라모델 / 레고 / 피규어 / 트레이딩 피규어 / RC / 비디오 게임 / 만화 등의 다방면의 취미 생활을 다루면서 각 각 분야의 고수들의 인터뷰 역시 싣고 있습니다.


또 이래저래 해외 살았던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 덕후들과 국내 덕후의 비교도 넣어봤습니다.


제가 요새 바쁜 시기가 되서 탈고도 제대로 마무리 못했음에도 멋지게 편집해주신 위즈덤하우스 편집자분들께 감사해야 될 것 같네요...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게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


'콜렉터'나 '피규어' 또는 '오타쿠'에 대해 심도있게 쓴 책은 가끔 있었지만 이를 가볍게 취미로 즐기는 '키덜트' 분들을 위한 입문서는 그동안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쪼록 많은 분들께 도움됐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책의 내용의 일부,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들은 브런치 블로그를 통해서 이어갈 생각입니다.


유명 온라인 서점에 다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니 지금 가벼운 마음으로 결재 버튼 눌러주시고요...배송지 확인 하시구요....며칠 후에 즐거운 덕후랜드로 빠져주시기 바랍니다.


인세 때문은 아니구여 덕심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민들레 같은 마음으로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 (_ _)



(에필로그에서 발췌)

첫째 아들이 태어난지 1년이 넘었다.

참 신기한 게, 그 녀석도 남자라고 슬슬 자동차 장난감과 로보트에관심을 갖기 시작하더라. 그 뿐 아니라 내 방에 있는 게임 패드를 집어서 버튼을 누르고 알록달록한 피규어를탐내기도 한다. 이게 재밌는 것이라고 알려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천재 공학자들의 작품인지, 또는 적자생존의 결과물인지는 모르겠으나이런 로봇과 자동차 모형, 또 버튼 달린 기계들은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을 하면서 이런 것들과 점차 멀어지고 만다. 누구도‘나쁜 것’ 이라고 말하진 않지만 ‘철 없는 것’이라며 사회적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우리는 슬슬 내려놓는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내가 지금 몸담고 있는 게임 업계 얘기를 잠깐 해보자. 현재 핫한 수많은 인기 게임이 18세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는 것 자체를 ‘철 없는 취미’로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섣불리 최근에 플레이한 게임에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들기를 주저하곤 했다.

게이머의 평균 연령이 이미 30세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최근 몇 가지 계기로 인해 이런 시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제는지하철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는 50대 아주머니도 심심찮게 볼 수 있으며 개그 프로그램에서 게임을 패러디하는 일도 신기한 일이 아니다.  

왜냐면, “직접 해봤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이 폭발하면서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같은 소위 국민 게임이 등장했고이들은 “게이머”의 폭을 무한정 확장해버렸다. 덕분에 ‘게임을 하는 것’에대한 시각 자체가 바뀌어서 소개팅에 나가서도 무슨 게임을 즐기는지 물어보는 것이 그렇게 당혹스러운 주제가 아니게 됐다.

게임의 역사를 보면 이렇게 폭발적인 팽창 뒤에 점차 심화되고 세분화된 쟝르가 생겨나고 발전한다. 사람들이 점차 신선한 것을 찾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 새로운 시도에 대한 수요층이 보장되기 때문이기도하다.

아마 요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명 셰프들과 인기 프로그램이 생기면서남자들이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고 사람들의 공통의 관심사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이 중요하다) 기존에 이런 즐거움을 전혀 몰랐던 사람들의눈이 트이게 되는 것이다.

이 ‘발견’이 가능하려면우선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갖춰져야 하며, 방송의 힘도 조금 필요하고,가이드를 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요새는 XTM의 <겟잇기어>, <가제트> 등의 키덜트 타겟 방송이 인기를 모으고 있고 MBC <시사매거진> 등에서도 ‘덕후 문화’를다루는 등 방송가에서도 키덜트 또는 덕후의 존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높아진 관심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개인 취미 단계로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키덜트’ 또는 ‘덕질’을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다. 고급 정보가 오가는포털 카페이지만 아무래도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따라잡기는 다소 버거운 것이 사실이고.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은 ‘덕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이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피규어를수백 개 보유했거나 RC카 개조에 영혼을 바친 만렙 덕후는 아니다. 그러나프라모델부터 피규어, 만화, 게임까지 다방면에 있어 ‘잡지식’을 갖고 있고 이들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 키덜트 SNS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수많은 분야의 ‘고렙 덕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

주제 넘는 욕심이 아니라면 나의 이런 경험과 그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전달함으로서 한 명이라도 많은 사람이‘덕질의 즐거움’에 뽐뿌를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어린아이들이 보여주듯이 이 ‘장난감’들에는우리의 본능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고 있으며, 또 이 산업은 그것을 어른이 된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출 만큼충분히 영리하고 성숙해진상태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글이나마 이 책이 여러분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라며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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