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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낭만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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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리엔진 Dec 11. 2017

I am so sorry but I love you..

낭만필름 열 일곱번째 컷

얼마전 아내가 손목시계를 선물해 줬다.

남방 아래로 살짝 보이는 남편 손목이 허전해 보였나 보다.


시간이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데, 비싸게 뭐 이런걸 사왔냐며, 와이프에게 애정어린 타박을 했지만, 오랜만에 차 보는 가죽시계의 느낌이 싫지 않았다. 


그러나 몇일 뒤, 뒷면의 보호 비닐을 때지도 않은 시계는 회사 2층에서 시멘트 바닥으로 자유낙하를 했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2층 계단에서 떨어졌고, 소리만 듣고도 직감적으로 알수 있었다.


깨졌군아..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계는 여전히 가고 있다. 유리가 깨져서 속살이 그대로 들어나지만, 사무실 책상에서 탁상시계로 여전히 현역 생활을 하고 있다.


와이프에게는 여전히 당신의 선물이 나에겐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어 여전히 감사하다는 의견을 표했고, 3일정도의 잔소리와 더 이상 인생에서 시계는 없다는 가벼운 처분으로 끝낼 수 있었다.




흑백 자가현상은 생각보다 쉽다는 글들을 보고 이리저리 약품과 자제들을 구했다. 초기 투자금은 조금 들겠지만, 길게 봤을때는 훨씬 이득이였다. 

모든 준비물이 준비되었을때, 아직 몇 컷이 남은 흑백 필름이 카메라에 물려있었다.


그렇게 촬영되어 엉성하게 처음 내가 현상한 사진 한장.

그 사진을 아내에게 선물 한다.

선물 | Office | Konica Autoflex A + ilford HP5 400 | 첫 자가현상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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