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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잠 Jul 20. 2024

말의 모양





누군가가 내게 말했다.

요즘 경쟁률 많이 낮아졌다던데? 일이 힘들다던데?

잇따르는 말이 있을 줄 알고 기다렸는데

이미 마침표가 찍혀 있었다.

이런 말들을 도통 왜 내게 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

경쟁률이 낮아졌으니 기회를 잘 살려보자

일이 힘들다던데 그래도 너는 잘 해낼 거야

이런 말들이 뒤따라 와야 하는 거 아닐까?

심지어 이런 말들조차 부담감으로 느껴질 게 뻔한데.

가끔씩 마주하게 되는 이런 말들이

내가 해왔던, 앞으로 해나갈 노력들을

부정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할 때가 종종 있다.

칭찬은 바라지도 않으니 아픈 말들도 하지 않았으면.

진실인지, 거짓인지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먼저 마주하는 건 그 말의 모양이다.

모진 말에 찔리고 나서야 알게 된 말의 의미는

그 말의 의미를 잃는다.

상대에게 건넨 말은 내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것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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