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이 '손목 안 쓰기'면 불치병이라고 봅니다
아기가 무거워지는 만큼 내 손목도 약해진다.
시렸다가 아렸다가, 이젠 감전된 것처럼 찌릿! 찌릿!!
젖병 씻을 때 찌-릿, 아기 씻길 때 찌-리릿
짬을 내어 정형외과로 가는 길... 이것도 외출이라고 설레더라...
"선생님, 제가 아이 낳은 지 두 달 되었는데요..."
선생님의 눈이 벌써 내 손목을 향한다.
"손목 많이 아프시죠? 드퀘르뱅이라고 아마 손목에 염증이 생겼을 거예요, 손을 많이 써서 그렇고요. 손을 안 써야 낫는데 아기 키우려면 그럴 수 없으니 우선 손목보호대 처방해 드릴게요. 불편해도 벗지 마시고 최대한 많-이 오-래 쓰세요"
그동안 쿠팡에서 후기 좋은 손목보호대들을 섭렵했었다. 조금씩 아쉬웠는데 처방받은 손목보호대는 속에 철심이 박혀있어서 효과가 확실했다. 착용하면 손목이 꺾이지 않는다. 그래서 손쓰기 불편하다. 의사 선생님 말씀대로 '불편해도 안 벗는 게' 핵심이었다.
치료법이 손을 안 쓰는 거면 지금 나한텐 불치병이 아닌가 싶다. 손목이 좋아지는 건 욕심이고 악화되지 않길 바랄 뿐이오.
아... 쿠팡에서 주문하고 싶다. 건강한 손목, 곡소리 안나는 허리, 쌩쌩한 무릎 3종세트!
신체를 갈아 끼울 수 있다면? 충전할 수 있다면? 숙면한 개운함도 살 수 있다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