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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에 들어온 행운.

일상 이야기

by 서와란

남편과 공원 산책을 나갔다.

불과 이틀 전만 해도 강풍 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이 날씨가 봄날이 맞는 건가 했었는데 오늘은 초여름의 날씨였다.

햇빛은 따가운 듯해서 푹 눌러쓴 모자 사이로 땀이 흘렀다. 겉옷을 일단 벗고 천천히 걸어가는데 네 잎클로버 하나가 눈에 띈다.

평소 클로버 밭(?)에서 네 잎클로버, 다섯 클로버, 여섯 클로버를 한 움큼씩 찾는 나에겐 걷다가 네 잎클로버 찾는 건 놀라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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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은 네 잎 클로버를 따고 조금 더 걸었을 때 또 하나의 네 잎 클로버가 눈에 띄었다. 그것도 아주 큼지막하고 예쁘다. 저녁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일단 따서 손에 들고 공원을 더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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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던 공원 끝자락쯤 너무 더워 지치기도 하고, 목이 말라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잔 하기로 했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 나서야 살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 탁자에 놓인 네 잎 클로버들이 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더워서였는지, 내 손이 뜨거웠는지 축 쳐지고 시들어 있었다. 나처럼 물 한모금하면 금세 살아나지 않을까 싶어서 물이 담긴 종이컵에 꽂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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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편이 안 풀리는 일이 있는데 방향성만 찾으면 모든 게 풀릴 것 같다기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검색도 하다가 우연히 영감을 줄 만한 걸 찾았다. 남편은 갑자기 머리가 밝아지는 것 같다며 너무 좋아했다. 그렇게 좋아진 기분으로 나가려고 자리를 정리하는데 네 잎클로버가 또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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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났다!!. "^^

축 쳐져 힘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시들어있던 네 잎 클로버들이 물을 마시고 기운을 찾았는지 쌩쌩해져 있었다. 이 녀석들이 있어서 좋은 일이 생겼나 싶기도 하고 살아나줘서 고맙기도 해서 소중하게 들고 집까지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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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면 죽겠지만 그전까지 가족 모두가 오며 가며 보면서 즐거워하라고 가족들이 가장 많이 들락날락하는 식탁 근처에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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