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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밍순 Feb 15. 2021

동백꽃 필 무렵

나는 연애를 할 때마다 내 남자 친구와 누군가를 비교하곤 했다.

작년엔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오는 극 중 인물인 용식이가 비교 대상이었다.


드라마에 나온 용식이는 허구의 인물인데 

마치 실존하는 인물인 양 남자 친구가 그 사람 같은 성격이 돼주길 바랐다.


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사람.


용식이는 동백이를 위해서 자신의 몸에 상처가 나도 웃고 만다. 자기가 다쳐서 다행이라며 ㅠㅠ 

또 동백이가 아무리 싫다고 떼어내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가라고 해도 안 간다 ㅠㅠ


용식이기를 바랐던 사람과 헤어지고 생각해보니, 

나는 동백이 같은 사람이었을까 하고 되묻게 됐다. 


용식이가 사랑에 빠진 동백이는 참 주체적인 사람이었다. 


미혼모라는 편견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갔고,

자식을 위해 경제적인 문제도 스스로 해결할 줄 아는,

그래서 본인은 모르지만 자신을 믿고 위험에도 당당히 맞서는 사람이었다. 

상당히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었을까. 

아니라면 어떻게 자존감을 채워야 할까.


동백이가 행동한 일들을 보니, 대강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자존감은 결국 타인이 채워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끼고, 다독여주면서,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근원적인 자존감이 생기도록 하는 것.


인간은 결국 혼자 태어나 혼자 죽는다.

스스로가 가장 좋은 친구이자 연인이자 동반자인 셈이다. 

그 누구도 근원적인 행복과 자존감은 채워줄 수 없는 것 같다. 


용식이라는 사람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변화시킬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내가 더 단단해지고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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