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ll Jul 20. 2024

장마

비 맞는 자리에 서 있었다.
옷깃이 젖어들고 머리칼 따라 빗물 흐르면
마음이 투명하게 내보일 줄 알았다.

비 긋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옷자락이 무거워질수록
마음이 선명하게 드러날 줄 알았다.

다리가 덜덜 떨려오고
턱 밑에서 빗물줄기가 그치지않으면
이리 들어오라는 손길 하나
용서 하나
주어질 줄 알았다.

빗속에 그렇게 줄곧
홀로 서 있었다.

작가의 이전글 토미의 세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