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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ting city Jun 16. 2019

문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2018년 7월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의 신작 산문집이다.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를 펴낸 지 5년 만이다. 이 책에는 2013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기록한 한국의 정치사, 문화사를 담았다. 지난 5년간 우리 사회가 바쁘고 숨 가쁘게 격동해온 만큼, 그가 내민 단단한 목소리가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다. 


제목에는 ‘사소한’이라는 형용사가 붙어있지만, 이 책은 많은 가치를 잃어 온 우리 사회에 더없이 중요하고 필요한 부탁들이 가득 차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문학과 예술, 정치와 사회를 넘나드는 작가의 깊은 사유와 고요하고 잔잔한, 예리한 문체가 인상적이다.


이 책은 다섯 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예술가의 취업, 언어의 진실, 문단 내 성추행과 등단 비리 등등을 주제로 5년간 한국 사회를 면밀히 성찰한 것은 물론 책 후반부에는 영화 <곡성>과 <컨택트>에 관한 비평을 비롯해 김혜순, 천양희, 서정주, 장석남 등의 시와 조선희, 김가경 소설에 관한 평론을 함께 묶어 냈다. 황현산의 기욤 아폴리네르, 랭보, 말라르메, 보들레르 번역과 연구, 시화집 『우물에서 하늘 보기』를 인상 깊게 읽은 독자에게는 더욱 반가운 일이다.


황현산은 책의 서문을 대신한 글에 이렇게 썼다. 


“나는 이 세상에서 문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물어왔다. 특히 먼 나라의 문학일 뿐인 프랑스 문학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뇌해왔다. 내가 나름대로 어떤 슬기를 얻게 되었다면 이 질문과 고뇌의 덕택일 것이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지은이 황현산

출간 정보 난다 /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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