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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Sep 24. 2023

다른 세상이 있다

엘리의 세상

내눈에 보이는 건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 달라졌다. 

확인이 필요하다.


그녀를 따라갔다. 

조용히, 걸어서, 소리 지르지 않고. 


그녀가 벤치에 멈췄다.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그녀가 멍하게 서 있는 나를 봤다. 

지긋이 웃으면서 말했다.   


'혹시 다른 것을 두고 갔나요?'


'아, 그건 아니구요. 모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네. 얼마든지요'


'죄송하지만, 왜 뛰면 안되나요?'

'뛰어야 할 일이 없으니까요'


'바쁘거나 늦으면 뛰어야 하지 않나요?'

'바쁘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네??'

순간, 내가 잘못들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시간이 없어서.. 일이 많아서..'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늦는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인가요?'

'네???...아.. 그게..'


미칠 것 같다.

'늦는다는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시간에  늦어서.. 약속에 늦어서..'


바쁘다와 늦는다를 모른단다.

다른 세상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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