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낭비하기.
지금 내게는 그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어렴풋이는 느끼고 있었는데
살갗으로 다가왔다.
언제냐면
헤르만 헤세의
삶을 견디는 기쁨이라는 책
매일 달리고
읽고
웃고
울고
화내는 어떤 어른으로부터
선물처럼 소개받은 그 책의 첫 꼭지를 읽다가
이거구나 했다.
폭식하듯 읽고
보고 구경가고
섭렵하려 했던 시간들
허겁지겁 쏟아내려던 글 그리고 그림
너무 익숙해서 이상한 줄도 모르던 부단함.
머엉하니 걸을 때
버스에서 창밖을 내다볼 때 맛보던 평화로움이 좋았던 이유.
시간을 낭비하는 연습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불안해하지 않기.
곰과 거북을 흉내내며 겨울잠 자 보기.
마음도 머리도 배 속도
좀 비워내기.
제발, 그리고,
과식하지 않기! 적당량만 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