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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니니 Feb 26. 2019

별빛 가득 중세도시, 톨레도

잠깐만 들리기에는 아쉬 울 거예요.

DAY 04-05.

스페인(톨레도)


#별 계획 없는 날

마드리드 근교 도시 톨레도를 가는 날이 왔다. 톨레도를 가는 것 빼고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전날 급하게 톨레도를 가는 방법을 알아보는데, 숙소에서 아토차역이 가까워서 렌페(열차)를 타고 편하게 가기로 결정했다.


숙소가 도미토리였기 때문에, 아침에 다른 사람이 깰까 봐 조심스럽게 짐을 쌌다. 캐리어 지퍼를 열고, 정리를 할 때마다 한 두 명씩 부스럭거렸다. 같은 방 사람들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지.


체크아웃을 할 때 짐을 맡겨달라고 하자, 처음과는 달리 당일 내 찾는 게 아니면 짐을 보관해줄 수 없다고 했다. 사정사정하면서 그다음 날 아침 일찍 오겠다고 했더니, 알겠다고 맡아주겠다고 했다. 캐리어를 맡기고 배낭을 메고 가볍게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차역도 아름다운 톨레도

렌페(고속열차)를 타고 마드리드에서 톨레도까지는 약 30분 정도였다. 창가 자리에 앉아 움직이는 풍경이 시골스러운 분위기로 바뀐걸 멍하니 보고 있던 찰나에 안내가 나왔다.


"톨레도!"


톨레도 기차역에 도착했는데, 아침 햇살이 정교한 모양의 창문을 통과해서 바닥의 타일을 비추고 있는 모습이란..


"와 여기는 기차역도 되게 예쁘네.."


나도 모르게 또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톨레도 대성당

전날 만나기로 한 동행을 보기 전에 먼저 혼자 톨레도 대성당을 둘러봤다. 이날 너무 추워서 패딩을 입고 다녔지만, 그래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성당에서 영어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는데, 귀에서 흘러 지나갔다. 이번 유럽 여행을 통 들어 봤을 때, 내부 장식의 정교함이나 규모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산토토메 성당

톨레도 대성당을 나온 뒤 만난 동행과 가게 된 산토토메 성당.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가는 곳은 아닌 것 같았다.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투어를 들었을 때 가이드 분께서 이 성당을 추천해주셨다. 


"톨레도에 가시면 지금 보신 화가 엘 그레코의 이 작품이 크게 전시돼있어요. 꼭 한 번 보시면 좋겠네요."


그 작품은 바로 <오르가스 백작의 매장>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작품을 봤다면 몰랐겠지만, 엘 그레코라는 화가의 특징과 이 작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짤막하게 알게 되니 다르게 보였다. 특히 동행에게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해줄 때는 '아 정말 듣기 잘했네!'싶은 생각이 들었고 뿌듯했다.



#빨간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같이 다닌 동행이 꼬마 기차나 버스를 타고 싶다고 해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여태껏 여행할 때 시티투어 버스를 보기만 했지, 실제로 타본 적은 없었다. 시티투어 버스를 선택 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주요 장소에서 내렸다가 버스가 오면 다시 탈 수 있었는데, 이날 거의 4번은 사용했다.


톨레도는 스페인의 옛 수도로, 지금의 수도인 마드리드에 비해 훨씬 작은 도시다. 마드리드가 서울 같은 현대 도시 같은 느낌이 있다면, 톨레도에는 예스러운 모습이 가득하다. 


버스를 타면 주요 장소를 한 곳씩 소개해주면서 도시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꽤 높은 지대까지 가서, 전망대에서 톨레도 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담아 보았다.



#별빛 가득 톨레도의 야경

여러 블로그에서 톨레도에 가면 꼭 파라도르(스페인 국영 호텔, 지역마다 있음) 카페에서 석양을 보며 커피를 마시라고 추천해줬다. 그런데 저녁을 너무 맛있게 먹다 보니, 해가 이미 다 져버리고 난 뒤였다. 아쉬운 대로 야경이라도 보자 싶어서, 시티 투어 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올라갔다.


톨레도 파라도르는 전망대에서도 위로 거의 20분 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인도가 따로 없기 때문에, 차도 끝에 붙어서 깜깜하게 어두운 바닥을 스마트폰으로 밝혀가며 걸어갔다. 한 걸음 두 걸음 걸어가다 고개를 들어 얼마나 남았는지 보려고 하던 차에 까만 하늘에 가득 찬 별을 보았다.


요새 한국의 도심에서는 별을 볼 수 있는 날이 흔치 않다. 그리고 높은 제대로 올라와서 그런지 별과 나의 거리가 가까워진 것만 같았다. 온통 새카만데 별만 혼자 멀리서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파라도르에서 본 야경도 너무 멋있었지만, 걸어 올라가면서 바라본 그 별빛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카메라로 찍어도 잘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내 눈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나중에 누군가 내 주변에서 톨레도를 가게 된다면,

밤에 반짝이는 별과 건물들을 꼭 보고 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상쾌한 아침 풍경

톨레도에서 멋있는 야경을 본 다음날, 아침을 맞았다. 호텔 조식을 먹으러 갔더니, 1월 6일이 주현절(스페인 명절, 동방박사의 날)이라 그런지 조식 메뉴에 로스 꼰(주현절에 먹는 빵)이 있었다. 로스꼰은 너무 달았지만 기념하는 의미로 조금 먹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챙기고, 마드리드로 다시 향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열차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조금 있어서, 시내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어제는 버스를 타고 왔던 길. 알카사르 근처로 가서 혼자 사진도 열심히 찍고, 톨레도를 둘러싸고 있는 타구스 강을 따라 찬찬히 걸어내려갔다.


어제까지만 해도 톨레도 시내에 한국인들이 많았는데, 아침의 톨레도 외곽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조용히 거닐며 경치를 독차지할 수 있었다. 아침의 햇살이 함께해서 더욱 상쾌했다. 간간히 조깅을 하는 외국인들과, 이제 막 톨레도에 도착한 사람들을 지나치며 다리를 건너 기차역으로 향했다.


톨레도는 보통 근처의 세고비아와 묶어서 똘세투어로 하루 코스 투어를 많이 하는 곳이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톨레도는 하루를 온전히 투자할 만한 곳이다. 시내 중심과 외곽에서 아침저녁마다 각각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스페인의 옛 수도. 다시 온다면, 파라도르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봐야지.




기 억 에  남 는  순 간.

* 전망대에서 바라본 톨레도 시내의 전망.


* 톨레도 파라도르를 올라가면서 본 별천지.


찰 칵.

톨레도 기차역.
톨레도 대성당 내부.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내가 가장 압도당한 작품.이 작품은 천장까지 바라봐야 한다.
빨간색 시티투어 버스.
전망대에서 바라본 톨레도 시내.
조식. 너무 맛있었던 스페니쉬 오믈렛과주현절에 먹는 로꼬스(아몬드 올라가 있는 빵)
아침 톨레도 모습.강변을 따라 드라이빙을 해도 너무 멋있을 듯!



팁.

* 시티투어 버스는 톨레도 메인 광장인 소코도베르 광장에서 현장 구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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