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살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지속해 온 해였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하는 '일'을 더 즐기는 성향이라 새로운 사람들과 이렇게 오래 알고 지내고 함께 일하는 것이 어색하기도 했다. 학창시절에 이사하는 일이 잦았고, 지역을 넘나드는 일도 빈번해서 무언가를 지속해서 하는 것이 나에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종사하는 업종이 나를 이렇게 만든건가..!
어쨌든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쓰러졌다 일어났다 반복하면서 살고있다.
바쁜 시기를 작년처럼 후다닥닥 지나치기가 싫어 최대한 지금을 잘 기억해놓고 싶다. 그리고 스스로 실험하고 정리한 다짐들도 다독거려본다.
'어디서 한계가 오는지.
무엇이 날 슬프게하고, 기쁘게 하는지.'
늘 손님을 초대하는 입장에서 나도 어딘가에 손님이 되어보기도 하고.
양보하는 일에 있어서는 어디까지 양보할 수 있는지 스스로 도전해 보기도 하고, 고약한 마음을 먹어 들이받아 보기도 하고.
'인생 뭐 있나.하고 싶은대로 다 해보는거지.
걷다가 이길이 내길이 아니면, 멈추거나 돌아가면 되지.'
라고 가뿐하게 생각도 하다가.
문득, 함께 해서 고마운 사람들이 떠올랐다. 이 재미를 진작 알았더라면 10대 20대도 재밌게 살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엉키고 섥히면서 사는 것도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었다니!
일상에 파고드는 문화의 힘, 음악의 힘을 이제서야 다시 또 실감한다. 다양한 커뮤니티와 지역, 문화 관련 일들을 하다보니 생각의 폭은 넓어지는 것 같은데, 날카롭게 생각하지 못하고 되려 무던해지는 부분도 있다.
올해는 앞서 읊어놓은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라고 나에게 주어진 한해 인가보다. 활동들을 하나씩 마무리하다보니, 본의아니게 성찰의 시간도 주어지고 신기한 2022년.
2022년아. 서서히 굿바이 하자!너무 갑자기 2023년을 덜컥 맞이하기는 싫으니까, 우리 천천히 헤어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