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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재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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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컹리 Aug 25. 2021

초격차

#135 권오현 [초격차]

p.42

굳이 일반화해서 말해본다면, '좋은 조직'이란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세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구성원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한다.

- 구성원이 서로서로 협력한다.

- 조직에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그것을 드러내놓고 해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p.44

    다시 이상적인 조직의 모델을 찾다가 신체의 유기적인 기능에서 비유적인 사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상적인 조직은 '몸의 기능'과 유사하다는 것이지요. 우리 몸의 신체 부위와 장기들이 각자에게 맡겨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것은 전적으로 뇌의 기능에 속합니다. 그런데 뇌의 기능과 역할을 생각해보면 신체 부위와 장기의 활동을 우해 매번 뇌의 '지시'가 세세하게 내려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뇌는 신체 부위와 장기들의 기능을 총괄하고 있지만 표면적으로 '지시'를 내리거나 '명령'을 통해서 몸을 통제하지 않습니다. 



p.51 

저는 이것을 '리더십 유형에 따른 4R 대책'이라고 정리해보았습니다.

- 주도적인(Proactive) 리더에게는 '휴식(Refresh)'

- 대응적인(Reactive) 리더에게는 '재교육(Repair)'

- 수동적인(Passive) 리더는 '임무 교체(Replace)'

- 방어적인(Defensive) 리더는 '제거(Remove)'



p.73

    하지 않아도 될 일 목록

    둘째, 변화를 방해하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사전에 수행해야 합니다. 리더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조직은 이미 수많은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하게 됩니다. 문제가 있는 조직일수록 수많은 대책이 이미 시도되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하지 않아도 될 일의 목록not-to-do list'을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 목록to-do list' 작성은 잘하는데, 하지 않아도 될 일의 목록을 만드는 데는 서툽니다. 진정으로 변화를 원한다면 먼저 불필요한 일을 해야 할 일의 목록에서 덜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변화를 위한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불필요한 일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변화를 원해도 그것을 추진할 시간이 없습니다.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계속 투입하기 때문입니다. 



p.80

  승진한 임원들에게 나타나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회의의 빈도가 증가하는 것입니다. 직접 여러 부서의 보고를 받고 다양한 현황과 정보를 확보하면 그것으로 자신의 실력이 향상되었다고 착각하는 현상입니다. 자신의 정보력은 증대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지식은 이미 회사 내에 있던 것을 옮겨놓은 것뿐입니다. 팀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게다가 이런 정보의 축적을 자신의 실력이라고 착각하면 자기 자신이 그 분야에서 제일 많이 안다고 자만하게 됩니다. 결국 다른 부서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독단적인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임원이 갖추어야 할 실력은 회사 내에 있지 않던 지식을 쌓는 것을 말합니다. 임원의 실력이 늘어야 담당 부서를 운영하게 되고, 회사가 기대하는 공헌을 할 수 있습니다. 



p.83

  먼저 과도하게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만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됩니다. 그러려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해야 할 일 목록'을 반드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될 일 목록'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또 일하는 시간 중에서 필요하지 않은 시간을 먼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그것은 마치 미켈란젤로와 같은 조각가가 대리석으로 어떤 형상을 조각할 때, 필요 없는 부분을 먼저 제거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명작이 탄생되기 위해서는 필요 없는 부분을 잘라내야 합니다. 생텍쥐페리의 명언인 "완벽하다는 건 무엇 하나 덧붙일 수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p.88

  대신에 저는 다양한 방면에 종사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 사람과의 소중한 만남을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 전체를 듣게 됩니다.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과의 만남은 때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문제를 다르게 접근하는 사람의 방식을 관찰하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사고의 경직성을 발견하면 놀라기도 합니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와의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좋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어떤 기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 의사 결정자는 골방에서 혼자 고민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고, 다른 분야,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서 영감을 얻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책도 읽고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들은 의미 있는 이야기를 종합해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맡은 조직에 어떻게 활용해볼까 생각하고 적용해봐야 합니다. 최근에 많은 리더들이 인문학을 비롯한 수많은 강좌에 참석하고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교양만을 쌓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p.116

  앞에서 우리는 회사의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가상의 조직도를 그리면서 간단명료한 부서 이름을 정했고, R&R도 확정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그 가상의 조직도에는 책임자의 이름이 들어갈 빈 박스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 부서를 이꿀어갈 적임자를 찾는 작업이 다음 과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먼저 조직도를 그린 다음 적임자를 찾는다'는 것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조직도가 우선입니다. 그다음에 적임자를 찾는 것입니다. 조직도를 그리긴 그렸는데 빈 박스에 들어갈 적임자가 당장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직도를 상황에 맞게 바꾸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 부서를 아예 없애버려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적임자의 이름이 들어갈 빈 박스는 비워 둔 채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 부서를 책임질 사람이 당장 없다면 일시적으로 겸임 체제로 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 부서는 꼭 조직도에 남아 있어야 합니다. 큰 조직을 이끌다 보면 워낙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난 결정을 잊어버릴 때도 생깁니다. 조직도에 빈 박스가 남아 있지 않으면 그 박스의 적임자를 찾는 작업을 잊어버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야만 최적의 적임자를 찾는 노력을 계속하게 됩니다.

  인물 위주로 조직도를 짜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특징 인물이 특출한 재능을 가지고 있을 때, 또는 자신이 아끼는 사람이 있을 때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집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만약 인물을 중심으로 조직도를 짜게 되면 R&R이 흐트러지거나 옥삭옥 구조를 만들기 십상입니다. 유능한 기자 출신을 스카우트했다고 해서 당장 필요치도 않은 홍보 부서를 신설해 그 사람에게 그 부서를 책임지게 하는 등의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 홍보 부서가 필요하다는판단이 섰을 때, 유능한 기자 출신의 적임자를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p.152

평가는 공정해야 하고 보상은 확실해야 합니다.



p.156

- Pay by Performance

- Promotion by Potential


  '성과Performance'는 간단히 말하면 장사를 잘해서 돈을 많이 벌어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준 것입니다. 개인이나 부서가 매출을 올렸다면 보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물론 당해 연도에 장사가 잘된 것이 시황 덕분인지 아니면 개인이나 부서의 능력 덕분인지를 구벽해야 합니다. 단순히 시황 덕분일 경우 반드시 '돈Pay'으로만 보상해야 합니다. 반대로 비록 이번 분기에 성과가 떨어졌지만 잠재적 성장 '역량Potential'이 있는 사람에게는 '승진Promotion'으로 보상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Pay by Performace', 즉 성과를 올렸으면 금전적인 보상을, 그리고 'Promotion by Potential', 즉 잠재적 성장 역량이 있으면 승진을 시켜서 보상해주는 4P 시스템이 완성됩니다. 



p.180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의 정확한 업의 본질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면 그 업의 본질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람이 인테리어에만 신경을 쓰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의 업의 본질을 잘 모르니까 전략을 잘 못 짜는 형국입니다.

  그렇다면 제조업은 어떤 전략을 신천해야 할까요? 제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제조업은 무조건 실력을 '절대치'로 가져가야 합니다. 기술이 절대적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됩니다.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 체제에선느 세계 1등, 그것도 압도적 1등이 아니면 지속 성장마저 어려운 환경이 초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서비스업이라고 하면, 그것은 세계 1등을 가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치'로 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어느 회사보다 우월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서비스업의 경우 '우월전략'을 목표로 전략을 짜야 하는 것입니다. 



p.181

  새로운 전략을 수립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현재 사업의 베이스캠프가 튼튼하가에 대한 사전 확인입니다. 이른바 '캐시 카우cash cow'가 있어야 다음 단계의 전략을 수립하기에 용이합니다. 지금 당장 새로운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우선 새로운 사업과 전략의 확장성을 도모할 수 있는 캐시 카우가 필요합니다. 캐시 카우를 확보하지 못한 채 겁 없이 달려드는 젊은 경영자들이 있는데, 멋져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오래가지 못합니다. 전략의 기본은 우선 자신의 베이스캠프를 튼튼하게 구축해 두고 배수진을 치는 것입니다. 에베레스트 산 정상을 정복하려면 베이스캠프가 튼튼하게 버티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최종 등정에 실패해도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튼튼한 베이스캠프가 전략의 근본 조건입니다. 



p.206

  “회사를 혁신하기를 원합니까, 아니면 개선하기를 원합니까?” 그러자 그 경영자는 잠깐 생각하더니, “저는 그냥 생존survival을 원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놀랍기도 하고 솔직한 답변이기도 했 습니다. 제가 그 젊은 경영자에게 이어서 해주었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존을 원한다면, 개선이 아니라 혁신해야 합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개선하는 것은 순간적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그것은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그리고 혁신을 원한다면 이것을 늘 기억하십시오. 혁신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기존의 이해 당 사자들stakeholder이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해 모두 저항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혁신으로의 방향 전환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 손해를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혁신으로 방향을 정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사람을 교체시켜야 합니다. 좀 심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이 현실입니다. 기존의 인력을 교육해서 혁신의 방향으로 내부 분위기를 전환시킨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그리고 만약 사람을 교체해야 할 경우 이 점을 꼭 기억해 두기 바랍니다. 혁신을 위해서 인적 자원의 물갈이가 불가피할 경우, 예상과 기대를 초월하는 특별한 보상을 해주어 기존 사람들이 불평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혁신의 과정이라 받아들여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이미 타성에 젖어 있는 사람을 그대로 존치시킨 채 혁신에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그 젊은 경영자에게 들려준 저의 조언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가혹한 방식을 제시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매우 현실적인 변화의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시대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저의 생각 입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저의 생각입니다. 사람을 바꾸지 않으면 혁신도 초격차도 없습니다.



p.247

  사람의 뇌는 말하면서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구조이지만, 듣고 있을 때는 여러 가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말할 때 의 뇌는 단순 연산single-tasking만 하지만 들을 때는 다중 연산multitasking 이 가능합니다. 이런 기능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설명을 하고 있을 동안 저는 상대방의 논리의 취약성을 계속 생각하고 찾아냅니다. 아무리 준비를 많이 했더라도 말하다 보면 약점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특히 내가 듣고 있는 시간이 길어 지면 길어질수록 좋습니다. 상대방 논리의 취약점을 반격할 수 있는 저의 논리를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나면 저는 제가 생각했던 상대방의 논리에 대한 질문을 이어갑니다. 상대방 논리의 허점을 집요하게 파 고드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수세적인 입장에 몰릴 때까지 계속합 니다. 제가 협상의 우월한 입장에 놓일 때까지 질문을 계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협상은 상대방보다 우월한 입장에 서게 되면 원했던 대로 협상을 이끌어갈 수 있게 됩니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 은 원하는 조건이 아니라 원하는 위치를 먼저 확보하는 것입니 다. 원하는 조건은 그다음에 얘기해도 늦지 않습니다.



p.276

  “강연 잘 들었습니다. 저는 전자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앞으로 전자회사의 CEO가 되고 싶습니다. 어떤 식으로 준비를 해야 할까요?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경영대학으로 가서 MBA를 전공해야 할까요?" 

  "네, 좋은 계획입니다. 우선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혹시 집안에서 대를 이어야 할 가업이 있습니까?" 

  "아니요, 없습니다.” 

  "그럼, 일단 전자회사에 취직을 할 계획이신가요?" 

  “네, 일단 그럴 계획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물어봅시다. 학생은 졸업하고 취업을 하면 바로 그 회사에 과장이나 부장으로 임명되나요?" 

  "아닙니다. 신입사원으로 채용되겠지요." 

  "바로 그 점입니다. 만약에 학생의 집안에 가업이 있어서 당장 부모의 대를 이어 경영을 해야 한다면 경영대학에 가서 MBA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의 경우 어떤 회사의 신입직원으로 취직을 하게 되면, 우선 특정 부서에 배치되어 과장으로, 또 부장으로 승진하기 위해서 몇 년을 일해야 할 것입니 다. 그렇다면 지금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본인의 전공과 관련된 지식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전공의 핵심 역량을 기르란 말입니다. 학생이 경영학 MBA 과정을 이수했다고 해서 신입사원에게 과장이나 부장 자리를 바로 주지 않습니다.”



p.296

야생마를 길들이는 소크라테스

  그런데 제가 어떤 특정 분야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말할 때 나 타나는 재미있는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이른바 '야생마'가 드러나는 순간이지요. 그 야생마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를 자 처하면서 이따금 조직 생활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하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한마디로 잘난 사람입니다. 자신의 판단을 모든 가 치의 기준으로 삼고 큰소리치는 인물이지요. 리더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했을 때 이런 야생마는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렇게 해야 합니다”, “저렇게 해야 합니다" 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야생마들은 조직에 위험을 초래합니다. 자신의 지식을 맹신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묵살하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해서 조 직의 균형을 깨트리는 사람입니다. 많은 리더들이 이런 사람들을 잘 다루지 못합니다. 원래 야생마들은 다루기 힘든 법입니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부하 직원과 논쟁 이 붙으면 자신의 부족함이 드러날까 두렵기 때문에 리더들은 그 런 야생마들 앞에서 침묵을 지킬 때가 많습니다. 

  제가 이런 야생마와 같은 직원을 다루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우선 제가 그 분야에 전문 지식이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힙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 다음, 그 사람에게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보통 그런 야생마들은 신이 나서 떠들기 시작합니다.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해서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늘어놓기 마련입니다. 이때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한 30분 정도 마음껏 자신의 견해를 펼치게 내버려둡니다.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서 반드시 논리나 대책에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이제 저의 경험이나 직관적인 판단에 따라 그 야생마의 논리의 맹점을 지적합니다. 야생마가 어떤 논리를 내세우든지 시간이 라는 프레임에서 볼 때는 늘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지금 그렇다면 왜 그때는 안 되었지요?"라고 질문하면 모두 당황합니다. 그렇게 대책이 완벽하다면 왜 그때는 대책을 세우지 못했지요?”라고 질문하면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뛰어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왜 이전에는 그런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 결과를 내지 못했는지 추궁해 들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몇 번 지적을 하고 나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던 독불장군, 혼자서 날 뛰던 선무당, 혼자서 아는 체하며 좌충우돌하던 야생마도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이런 식으로 야생마의 날뛰는 본성을 잠재우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식의 대화를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스스로 무지함을 드러내도록 질문하는 방식입니다. 경영에서도 이런 접근 방식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곤 합니다.



p.310

  자기 주도적인 문제를 가지고 씨름한 것인지, 아니면 남이 시킨 일을 하다가 실패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로 대학 입시에 낙방한 이야기들, 군대에 가서 겪었던 육체적 어려움들, 외국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겪었던 문화적 충격의 극복과정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런 사례 들은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에게 주어진 환경이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과 자기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깨달았던 경험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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