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게 먼저지.
39살 이제 정말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친구들도 사회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거나 혹은 가정을 꾸려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시기.
솔직히 말하면 요즘 드는 생각은 한마디로 ‘뒤처졌다’이다. 커리어를 견고히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행복한 가정을 만든 것도 아닌데 나이만 먹었다.
어느 유튜버의 말을 인용하면 20대에는 차이가 나더라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기지만 30대가 되면 그 차이가 이제는 눈에 보일만큼 벌어진다. 20대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결과가 나타나는 시기라고.
그렇다. 친구의 신랑은 부장님이 되었고 결혼 안 한 친구는 강남에 집을 마련했다. 혹은 안정된 가정을 꾸렸다.
나는 너무 늦었지만 커리어를 포기하고 꾸린 가정을 내 손으로 정리했다. 어찌 보면 나에게 맞지 않았던 사람들을 정리한 용기 있는 결단이었지만 부정적으로 본다면 나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도망친 것이다. 어영부영 늦어진 탓에 나의 12년을 허비한 선택인 거다.
어찌 되었건 나는 선택을 했고 올바른 길로 가야 한다. 난 외로움이 짙은 사람이라 어떤 형태로든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욱 중요하다는 건 알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려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나는 좋은 사람인가 멋진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자신이 없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결혼할 때도 어렸는데 12년 동안 많이 달라진 것 같지도 않다. 아직도 20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다들 20대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기 취향을 확실히 알고 이제 발전시키고 있다면 나는 그 20대에 했어야 하는 일을 지금 하고 있다. 나에 대해 보다 정확히 알기. 내 취향 찾기.
지금부터 나의 숙제이다.
잔재주 많은 내가 평생의 업을 찾는 일,
남은 생을 함께 할 사람들을 견고히 하는 일
그 시작이 나를 찾기인 거다.
늦었더라도 꼭 했어야 하는 일을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잘 지내보자 나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