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꿈꾸는 꿈틀이>
누구나 평생 이루고자 하는 꿈 목록이 있다. 이를 '버킷리스트'라고 한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내 이름의 책을 내는 거다.
드디어 내 책을 냈다.
좋다! 너무 좋다! 너무너무 좋다!
그리고 안심이다. 밀린 숙제를 이제야 마친 안도감이 든다.
이미 완성된 작품을 이런저런 까닭에 세상에 선보이지 못한 아쉬움이랄까!
20대 후반에 쓴 작품을 50대 초반이 되어서야 종이책으로 내게 되었다.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브런치 덕이다. 올 초에 브런치를 하게 되었고, 이전에 쓴 글들을 다시 정리하며 올리게 되었고, 브런치와 제휴한 브크크 출판사를 통해 드디어 내 이름의 책을 내게 되었다.
글을 썼어도 책으로 내기엔 많은 부담이 따른다. 일반 출판으로 책을 내려면 기본으로 수백 권의 책을 만들어야 하며, 이에 따른 비용도 수백 만원이 든다. 섣불리 낼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유명한 작가라면 출판사에서 먼저 섭외가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출판사에 건의해도 거절당하기 일수다.
브런치의 <POD 출간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비용 0원으로 내 책을 냈다.
POD( Publish On Demand) 출판은 주문 후에 제작을 하는 방식이라, 미리 책을 만들 필요가 없어 이에 따른 제작비가 없다. 책의 파일을 다 만들어 놓은 다음 독자가 주문을 하면 그때 바로 인쇄하여 발송하는 방식이므로 작가로서는 출판비 0원으로 책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작가가 교정, 편집, 디자인까지 다 한 경우다. 부분적으로 편집과 표지 디자인만을 출판사에 의뢰하여 그 비용만 지불하고 만들 수도 있다. 내 경우엔 원고 내용의 교정은 나 스스로 검토하여 완성했고, 표지와 내지의 디자인은 브런치의 혜택을 받았다.
<POD 출간 프로젝트> 혜택 중에 매달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여 표지와 내지의 디자인을 해 주는데, 내 작품이 선정되었다. 그리하여 실제로 출판비용 0원으로 내 책이 나왔다. 지난주에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부모가 아이를 처음 만난 듯 설레었다.
직장의 내부게시판에 내 책을 소개했다. 많은 동료들이 격려하며 응원하며 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내가 버킷리스트를 하나 실현한 것을 보며 자기들도 버킷리스트를 점검하는 자극을 받기도 했다. 내 책의 주인공인 꿈틀이가 작은 몸짓 꿈틀거리듯 나의 꿈틀거림이 다른 이들도 꿈틀거리게 하는 자극이 되길 바라는 맘이다.
꿈틀이는 꿈틀거리므로 꿈틀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그것만이 꿈틀이의 모습은 아니다. 본문 105쪽에 흙지킴이가 꿈틀이에게 새로운 이름은 지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꿈틀아, 너의 새로운 이름은 '꿈틀이'다!"
꿈틀이는 자기가 잘못 들었나 의심했다. 새로운 이름을 준다고 하여 잔뜩 기대했는데 또다시 꿈틀이라니! 흙지킴이가 날 가지고 장난을 하는 건가? 이런 꿈틀이의 기분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고 흙지김이는 다시 꿈틀이를 불렀다.
"꿈틀아! 넌 이제부터 '꿈틀거리는' 꿈틀이가 아니라, '꿈을 트는 이'로서 꿈틀이다. 껍질에 싸인 움이 터서 꽃봉오리가 생기듯, 새벽 지나 동이 트면 새날 오듯, 막혔던 것을 트고 스스럼없는 관계 갖듯이 너는 이런 꿈들을 트는 둥지가 되어라. 네가 품은 고귀한 '꿈움'을 살포시 터서 환한 '꿈꽃'이 해맑게 피길 바란다."
나는 꿈틀이다. 나도 꿈을 트는 이로서의 꿈틀이다.
[내 유튜브의 내 책 소개 영상]
[부크크 출판사의 내 책 소개]
https://www.bookk.co.kr/book/view/92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