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꼴(폰트) 디톡스

휴일을 맞아 글꼴 디톡스를 했다. 왜냐하면 워드로 원고를 쓰다가 저작권 이슈 없는 글꼴(폰트)을 찾아 마우스 스크롤을 하다가 갑자기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뭐, 이렇게 쓰지도 않는 글꼴이 많이 설치되어 있지?’

답은 간단했다. 어떤 파일은 글꼴 설치가 안 되어 있으면 글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글꼴을 다운로드 후 추가했기 때문이다. 

전자책 파일은 크게 2개 파일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이펍, 다른 하난 PDF. 

이펍 파일은 글꼴의 저작권 측면에서 자유롭다. 왜냐하면 작가가 저작권이 있는 글꼴로 원고를 써도 이펍 변환 과정에서 html이란 웹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폰트가 무엇이든 큰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이건 독자가 App이나 전자책 전용 기기에서 책을 볼 때 스스로 원하는 글꼴로 책을 본다는 것과 맞닿아 있다. 

PDF는 얘기가 다르다. 원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스크린샷을 찍은 것처럼 완성되기 때문에 그림이나 사진 뿐만 아니라 글꼴도 그대로 보인다. 그래서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어떤 글꼴은 개인용으로 사용해도 되지만 상업적으로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이런 글꼴은 전자책 원고에 사용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전자책 출판 자체가 돈을 벌려고 하는 행위기 때문이다. 또 어떤 글꼴은 얼마든지 상업적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하지만 사용 연한이 있어 매년 계속 사용해도 되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도 있다. 작년에 쓴 책이 몇 월에 출간되었는지도 기억 못하는데 이걸 언제 하나하나 챙기랴. 그 외에도 계약서의 특약사항처럼 자질구레한 조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이런 고민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코펍 폰트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습관은 자연스럽게 글꼴 선택시 계속 마우스를 빠르게 스크롤 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관성으로 스크롤, 스크롤, 역 스크롤을 반복했는데 이제서야 해답을 찾았다. 

지우고 버리자. 

‘나중에 다시 필요할 때 새로 설치하려면 귀찮지 않을까?’ 

아니, 그런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있어봐야 그 ‘귀찮음’이 ‘스크롤 짜증’보다 크지 않다.

백 개 넘게 지웠는데도 아직 많이 남았다. 

더 지우고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