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붓언니 Mar 30. 2019

스타트업 입사 1주년 회고

11년 차의 젊은 스타트업 적응기


다노라는 스타트업에 Product Manager로 조인한지 어느덧 1년이 되었다. (힘들었지만 따듯했던 입사기는 이곳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성장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감동이 있었다.








#1. 최고의 복지는 최고의 동료

다노에는 1:1 모바일 홈트레이닝 서비스인 마이다노와 건강한데 맛도 좋은 식품을 판매하는 다노샵이라는 서비스가 있다. 두 서비스는 각각의 프로덕트로 존재하며, 아이디 체계 또한 달랐다.

 

만약 하나의 아이디로 양쪽 서비스를 사용하게 한다면, 다노가 제공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유저별로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더 제공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등 유저데이터 기반으로 분석하고 기획해나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계정이라는 것은 원래 건드리기 쉬운 과제가 아니라 (우리같은 스타트업에게는 더더욱) 막상 진행하자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또한 복수의 프로덕트를 하나의 프로덕트로 합쳐서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 또한 쉬운 과제는 아니다. 각 서비스의 특성이 명확할수록 더 고민할 부분이 많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렇게 유저를 분산하여 사업해나가는 게 맞을까? 하나의 계정으로 하나의 프로덕트 내에서 우리가 세상에 알리고 싶은 가치와 서비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조인한 지 얼마 안 된 나보다, 다노의 서비스를 오랜 기간 고민해 온 기존의 멤버들이 더 많이 했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하반기에 우리는 크게 2가지를 하기로 했다. 아이디 통합, 그리고 서비스 통합

(아... PM계의 명언이 있다. 피해야 할 3대 프로젝트가 있는데 회원/결제/통계라는 흑흑, 나는 내가 계정 통합을 담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 흑흑)



그래, 우리 프로덕트의 기저를 다져보자!



계정통합 프로젝트 중 #오픈직전주말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왜 그렇게 긴장했지?' 싶게 너무나 무탈하게 프로젝트가 끝났다.

무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오픈 후 1) 예측 가능한 2) 해결 가능한 이슈만 발생했기 때문이다.


나의 첫 번째, 두 번째 회사도 계정 통합을 했었다. 프로덕트를 붙였다 뗐다 하는 일도 잦았다. 그리고 통상 그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동료들은 매우 힘들어했고, 퇴사를 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게, 사실 난이도가 상에 속하는 개발 과제이기 때문에, QA를 전문적으로 하더라도 상용 후 수많은 버그와 CS가 밀려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랬을까.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겁먹고 있었던 멤버는, 어쩌면 그 경험이 있는 나였을 거다.

(비록 무교이지만, 프로젝트 오픈 전에는 주말 출근하기 전에는 선정릉 공원을 돌며 기도를 했다;)


물론 전국민성 다수의 계정을 통합하는 것과 스타트업 서비스의 계정을 통합하는 것의 스케일 차이는 있겠지만, 사실 발생 가능한 케이스는 거의 유사하다. 1명이거나 100명이거나의 문제, 즉 0이 아니라면 고려해야 할 건 똑같기 때문다.


무사히 아이디와 서비스를 통합하고 내가 느낀 감정은 약간의 허무함과 큰 감사함이었다.

프로덕트 매니징 경력이 많은 혹은 IT 회사를 다녀본 사람들을 만나서, 이 두 프로젝트에 대해 말하면 다들 크게 놀란다. 게다가 결과는 상상하던 대로 혹은 그보다 더 유의미한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프로덕트에서 통합된 계정으로 유저를 더 면밀하게 분석하고, 좀 더 fit 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저를 만들어 낸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무사히 오픈할 수 있지?



내가 유난스럽게 우리의 프로덕트 멤버들을 아끼고, 수없이 감사하다고 말하고 다니는 이유는 바로 이거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

계정통합 오픈으로 밤샌자들의 뒷모습 #DANOvengers








#2. 한 조각씩의 똘끼를 보유한

전사 팀원 멤버 한 명 한 명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싶을 때가 많다.


국문과 출신이 개발하면 이렇게 친절할 수 있다를 몸소 보여주는 뮤지션이자 개발자 해빈님. 언젠가 PM팀으로 꼭 모시고 싶을 만큼 고객 지향적 사고로 가득 찬 ios 개발자 혜영님. 겸손함과 똑똑함 그 와중에 '뭐지?' 싶게 놀라운 그림실력을 보유한 안드로이드 개발자 정환님. 인터뷰를 보는 내내 '이 사람은 내가 일을 하는 동안에 꼭 한 번은 같이 일해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떠올랐던 새로 조인한 ios 개발자 기보님. 본인은 알까? 내가 엄청 기대고 있다는 걸, 디자인팀 리더 소담님. 벙벙한 텍스트를 실존하는 서비스로 태어나게 만들어주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재은님. '나도 저런 시니어가 되어야지'의 본보기가 되어주시는 영돈님. 수많은 프로젝트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혜준님. 서비스 지향적 기획력을 겸비한 소중한 나의 입사 동기 츤데레 종호님. 자상함과 위트 그리고 개발로 세상에 도움되는 일을 위해 달리는 미친 개발력 병준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코드의 세상에 빠져 뭐든 뚝딱뚝딱 만드는 우리의 보물 인턴 원석님. UX 디자이너가 PM이 되면 얼마나 파워풀한지를 보여주는 내 옆자리 아림님. 다른 회사 경험이 있는 모든 경력자라면 누구나 실력에 놀라고, 태도에 반한다는, 정말로 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거 같은 대현님 (헥헥 70여 명을 다 자랑하고 싶은데...)


누구를 만나더라도 이 멤버들을 자랑하느라 바쁘다. 그 와중에 너무 자랑하면 뺏길까봐, 상대방에게 "절대 안돼!" 라는 말도 꼭 붙이곤 한다.

매일 12시 스탠드업 현장 #보물들


WHY, WHAT, HOW 전부를 의지할 수 있는 프로덕트 멤버들




#3. 성장, 부담, 성장

지난 9월의 어느 날, 마이다 PM에서 다노 전반의 프로덕트를 책임지는 역할로의 변경을 제안받았다.


나는 지난 10년간 가끔은 뻔뻔할 정도로 나같은 인재가 시장에 별로 없다며 자화자찬을 하며 살아왔다. (내 영어 이름은 지아나인데, 교만한 지아나라며, 교아나라는 별명도 있다.)

자주듣던 #교아나


그런데 다노에 조인하고서는 내내 겸손하게 지내왔던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진정성과 내공에 놀랐고, 다노의 성장 방식을 보며 이제까지 내가 달려온 방식과 경험한 성공방정식이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배웠기 때문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이 다시금 재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세상 속에선 오랜 경험이 오히려 독일 수도 있다는 것. 자신감은 하루에도 몇 번이고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그런 나에게 프로덕트 책임자라니, 이게 맞나? 싶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욕심이 있다면, 적어도 내가 이 곳에 있는 동안 이 멤버들과 같이 더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것. 그래서 세상에 좀 더 기여하고 싶다는 것. 나와 같은 다이어터들이 덜 울고 좀 행복해지면 좋겠다는 거. 그리고 그게 지속적이었으면 한다는 거. 우리가 언제까지 같이 달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하는 동안 찐하게 같이 호흡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고 싶은 거. 나도 좀 더 서비스 가이로 성장하고 싶다는 거. 정도였던 거 같다.


이 욕심을 더 잘 부려보고자, 좀 더 책임지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순간순간 겁이 날 때도 있지만, 맘껏 등을 댈 수 있는 함께 달리는 프로덕트 멤버들이 있어서, 너무나 든든하다. 항상 표현하려고 노력하지만 부족할 거다. 정말로 감사하다.

PM 필독서 중 하나의 INSPIRED #나만잘하면된다노








#4. 같이 해요

다노에 조인한 뒤, 십여 개의 오퍼를 받았다. (평생 오퍼 다 몰아 받은 거 아니겠지...)



등을 기댈 수 있는 동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그 세상



모든 오퍼는 매력적이고, 과분하게 감사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이렇게 등을 맘껏 기댈 동료들을 또 만날 자신이 없었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달릴 조직을 또 만날 자신도 없었다.

회사 자랑을, 멤버들 자랑을 이렇게 또 할 수 있게 될까? 싶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이곳에 조인한지 이제 고작 1년밖에 안 되었기에, 아직 배우며 따라갈 부분이 너무나 많지만, 이런 곳에 조인해서 같이 노를 저어 가고 있는 하루하루가 재밌다. 선한 영향력으로 70여 명의 규모까지 조직을 끌어온 온 두 대표님이 이곳의 수장이라 진심으로 감사하다.


인스타 @dano.fit 계정에 올라온 다노 채용 공고 중 일부 #크루목소리실화?!



회사 크루들의 목소리를 통한 채용공고가 얼마 전 인스타에 올라갔다 (@dano.fit) 이게 팀원들의 실제 이야기라는 건 다시 봐도 참 신기하다. 이런 멤버들과 함께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상상할 수 있다는 건, 직장인으로서 참 상상하기 힘든 감사함일 거다.


한 스텝 한 스텝 잘 만들어서, Be the best version of you라는 가치를 더욱 전파하고 싶다. 힘들 때도 있지만 우리는 아직 해볼게 너무나 많아 여전히 즐겁다. 서비스 측면으로 더, 더, 더, 많은 성장을 만들어내고 싶어 때로는 초조하기도 하고 겁도 나지만, 서로 등을 기대 같이 노를 저어나가는 보물같은 크루들이 가득해서 우리의 내일은 항상 더 기대가 된다.


좋은 분들을 더, 더, 더 모셔서 이 신기한 기업문화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가고 싶2주년, 5주년, 10주년 회고 때마다 이 감사함이 더욱 커지기를 바란다.


Be the best version of you, DANO

(혹시라도 다노가 궁금하다면 이곳 눌러 지원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10년차의 스타트업 입사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