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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붓언니 Nov 14. 2022

우붓 요가 여행 - 회복을 위한 느린 여행

#BaliYoga #요가여행 #회복 #발리리트릿 #UBUD #2022


작년에 퇴사를 하고 건강검진을 했다. 그 결과를 사이드 프로젝트 출장으로 갔던 싱가포르에서 듣게 되었고, 후속 조치를 조금 뒤에 하게 되었다. (퇴사 그리고 싱가포르 입국기)


결국 조직검사를 하고, 대학병원을 찾고, 그렇게 7월 말에 수술을 마쳤다. 그리고 약간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우붓은 언제 어떤 상태로 가도 에너지를 받고 오는 곳이니까, 비록 후유증으로 요가를 맘껏 못하더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우붓 요가 여행을 떠났다. 매번 우붓에서는 하루 종일 요가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럴 수 없으니... 조금 변주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사누르 지역에서 3박을 하고 (사누르 요가 여행), 우붓으로 들어갔다.


강한 에너지의 Yang Yoga 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요가 수련을 하고 싶었고 (아니, 할 수밖에 없었고), 늘 그렇듯 우붓에서의 시간은 감사한 시간으로 채워졌다.






1. Yoga Sessions

@Soul Yoga : Private Session with Sandi  https://goo.gl/maps/jVtgYNoS9crSFxcT6

3년 만에 다시 온 우붓, 그 사이 새롭게 생긴 2곳의 샬라에서 꼭 수련해보고 싶었다. 그중 한 곳인 Soul Yoga는 내가 우붓에 갈 때마다 꼭 찾아서 수련하러 가는 Sandi의 요가원으로 아직 일부 공사 중이기는 하다 (그래서 아직 구글맵에 많은 정보와 리뷰가 있지 않은 완전 초기 상태)


Sandi 수업은 여러 가지의 강점이 있지만, 지금의 나처럼 몸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경우 더더욱 좋다. 다양한 대안을 알려주고, 상태에 맞게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목과 어깨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동작들을 알려주고, 적절하게 도구를 사용하게 도와줘서, 그래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수련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늘 그렇듯 좋았던 수련!




@Intuitive flow yoga : Yoga Pranala with Linda https://g.page/intuitiveflowstudio?share

Intuitive를 종종 갔지만, 매번 Sandi 나 Nina의 Hatha 혹은 Vinyasa 수업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번에 처음으로 Linda 원장님의 수업을 들었는데, Yoga Pranala라는 수업명을 보니 호흡을 강조한 수업 같다는 호기심, 내가 그래도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궁금함으로 찾아갔고, 결과적으로 너무 좋았다. 이 수업을 더 많이 자주 들었어야 했는데! 싶었다.


호흡만 잘해도 위기 상황에서 극복할 수 있었던 Linda의 과거 이야기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적당한 강도의 Asana를 진행하다가 중후반부에는 약간 기공과 같은 동작이 섞여졌다. 기공 수업을 들을 때마다 울컥한데, 호흡, 기공과 같은 아사나, 그리고 Linda의 에너지가 섞이면서 감정이 조금씩 올라왔다. 울 것 같았다. 수련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내가 이래서 요가했었지 참' 싶었던 날이었다.


Linda 특유의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매트대신 챙겨간 요가타월을 챡챡~




@Yogabarn : Qi Gong and Yin  https://goo.gl/maps/oWnJDerRbAAKJqbt8

요가반은 그 사이 카페도 더 확장되고, 샬라도 다양해진 느낌이었다. 매번 갈 때마다 모든 수업 종류를 다 듣곤 했는데, 이번엔 기공과 인 수업만 들었다.


가장 듣고 싶었던 Marcus의 Vinyasa 수업은 듣지 못했고, Marcus 수업시간에 맞춰가서 인사만 나눴다. 안 그래도 인스타그램을 보고 "오 그녀가 왔군! 연락해봐야지, 근데 왠지 올 거 같은데?" 싶었던 순간에 내가 나타났다고 했다. (강하고 화려한 빈야사 수업 좋아하시면 마커스 수업 정말 추천해요!)


요가반의 인이나 기공 수업이 이전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느낌이었고, 에너지가 막 몰려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 수련에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컨디션이어서 그랬을 거 같았다.

요가반의 강아지, 마커스, 그리고 가장 대표 샬라 사진




@Ubud Yoga Centre : Kundalini https://g.page/ubudyogacentre?share

우붓에 처음 왔을 때는 No Gojek이었던 시기라, 모든 요가원을 걸어서 방문했다. (이번에는 고젝 그랩 규제가 풀려서 이용할 수 있었고, 덕분에 다양한 요가원을 편하게 다녔다. 편도 약 1,200~1,700원 정도!)


5년 전, 하노만 중심부터 Ubud Yoga Center까지 걸어가서 Hot Power Vinyasa를 듣고, 다시 요가반까지 걸어가 Beginner Yoga 수업을 들었던 날이 있다. 그때의 체력을 그리워하며, 이번에는 그나마 들을 수 있는 쿤달리니 수업을 위해 고젝을 타고 이곳에 다시 왔다.


다양한 나라에 요가 여행을 떠날 때마다 꼭 듣고자 노력하는 수업이 쿤달리니와 아행가 요가이다. 특히 쿤달리니는 수업을 들을수록 다양하고, 낯설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설명하기 아직 어려운 요가인데, 이번 수련에서 선생님이 시작할 때 다양한 스타일로 수업이 진행된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래서 내가 스스로 설명하거나 이해하기 아직은 낯선 수업이구나' 하는 약간의 안도가 되었다 ㅎㅎ


역시나 이곳에서의 수업도 낯설고 어려웠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요가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라면! 쿤달리니 요가 경험도 추천하고 싶다.


참고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쿤달리니 수업은 Master Ketut의 수업이다. 18년 우붓 요가 여행 때는 하노만 길 정 가운데 있는 ubudbodyworks에서 들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Om Ham Retreat에서만 수업을 진행하신다 (선생님 인스타그램 : Master Ketut Instagram)





@Alchemy : Ether and Air  https://goo.gl/maps/5h6mM7sQ4hbP2c7E7

그 사이 새롭게 생긴 요가원 중 다른 하나는 Alchemy이다. 우붓에서는 두 곳의 숙소에서 지냈는데, 그중 한 곳은 코워킹 플레이스인 Outpost 였다. 그리고 그 바로 앞에 Alchemy 가 있었다.


수업명이 특이하게 Fire, Water, Air, Ether, Earth이다. 이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수업은 딱 2가지, Ether와 Air 였다. Ether는 만트라 중심의 수업이었고, Air는 알케미 리셉션에서도 Yin 요가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하더라.

사방이 트인 샬라가 주는 에너지, 아직 사용감이 많지 않은 alo 요가 매트, 깨끗한 볼스터 등이 매우 좋았던 곳이었지만, 개인적으로 Ehter와 Air 수업이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마찬가지로 수련에 푹 집중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컨디션 탓도 있었을 것 같다.


다만 한국에서 경험하기 쉽지 않은 만트라 중심의 수업이 흥미로웠고, 사방이 트인 곳에서의 Yin 수련은 그냥 그 공간에 있었던 거 자체가 좋았던 시간이다.

만트라 반복하다 졸려진...

 




2. Kirtan

@Alchemy & @Yogabarn 알케미에서 두 번, 요가반에서 한 번의 키르탄을 들었다. 모두 다 좋았는데, 특히 비 오는 대낮에 알케미에서 진행한 키르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처음으로 접하는 어쿠스틱 버전의 키르탄이었고, 선생님 중 한 분이 눈인사를 해주시고는 흔들면 챡챡 소리가 나는 악기를 던져주셨고, 맘껏 따라 불러도 내 목소리가 묻힐 만큼의 비가 내렸다. 있는 힘껏 따라 부르고, 다 흘려보냈던 거 같다. 그 순간만큼은 어떠한 Minus 적인 것도 나에게 남아있지 않았던 느낌. 가장 그리운 순간 중 하나이다.

"This is not a concert. This is a practice" 라는 메시지로 시작된 키르탄 & 흔들면 챡챡 소리나는 악기





3. Sound Meditation

@Pyrimids of Chi https://g.page/pyramidsofchi?share

5년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우붓에서는 매번 하루에 요가를 4개씩 했기 때문에, 조금 먼 곳에 명상을 하러 가는 선택을 하지 못했었다. 이번에서야 연이 닿아 방문하게 된 곳.


비 오는 날, 피라미드 모양의 동굴 같은 곳에서, 사운드 명상을 하는 경험이었는데, 특이하고 신기했다. 그리고 며칠 못 잔 잠을 푹 잔 느낌이었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사운드 명상이 있는 것 같은데 한 번은 해볼 만한 경험 같다)


Sound Meditation 은 이렇게 피라미드 모양의 공간 안에서 진행된다.
Pyrimids of Chi 카페 내부





4. Dance

@Yogabarn : Silent Warrior Dance

요가반에서 Yin 수업을 들은 날, 체력이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아서, Silent Warrio Dance 수업을 연이어 들었다. Ecstatic dance 보다는 사람 수가 적었고, 음악도 사람들의 움직임도 더 정적인 느낌이었다. 느린 춤을 추는 와중에 바닥에 그냥 앉아 있는 사람도, 누워있는 사람도 있었다. 소울풀한 음악과 함께한 느리고 느린 시간.


@몇 곳의 음식점/카페에서 

처음 우붓에 갔을 때 만났던 인연들이 있다. 우리 각각은 한국 곳곳에 그리고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때마다 어떻게든 다시 만나곤 한다.


우붓에서 다시 만난 친구를 따라 춤을 구경하러 갔었다. 어깨가 자유롭지 않았었는데,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되게 갑자기 어깨가 돌아갔다.


우붓매직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안 되던 것이 우붓에서는 되고, 불편한 마음이 우붓에서는 풀어지는 것을 종종 느낀다. 이번에도 나는 우붓매직을 경험했다.






5. 그리고

하루 종일 요가만 하던 우붓이었기에, 그렇지 않은 우붓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고민이었다.

처음으로 마사지도 받아보고, 긴 시간 친구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무작정 걷기도 해 보고, 그렇게 Campuhan Ridge Walk 도 처음 걸어봤다.


매번 요가원에서 맞이했던 선셋도 처음으로 제대로 보았다. 지는 해를 보며, 일하지 않고 쉬면 불안한 내가 어쩌다가 지금 내가 또 우붓에 와 있나? 싶은 생각이 순간순간 올라왔지만, 그냥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걸 어쩌겠어? 싶은 마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다음 우붓 여행도 어찌어찌 흘러 우붓에 도착해있을 것만 같았다  

우기임에도 비가 오지 않았다.
2022년 어느 날의 지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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