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조직 탐구 1: Fritids Banken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지배적인 우리의 삶 속에서 건강한 삶을 위해 우리가 의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몇 가지 떠오르는 답이 있지만 ‘운동’은 우리가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윤택한 삶을 위한 중요하고도 확실한 요건일 것이다.
스웨덴 비영리 단체 Fritids Banken(한국어로 직역하면 ‘레저 은행’)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듯이 스포츠 및 아웃도어 장비를 무료로 빌릴 수 있는 레저 용품 도서관이다.
기관의 작동원리는 간단하다.
1. 레저용품을 기부받는다.
2. 누구에게나 14일간 무료로 기부받은 용품을 빌려준다.
2013년에 설립된 기관은 현재 100개 이상의 지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도 모든 지자체에 하나 이상의 Fritidsbanken이 있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확장 중이다. 90% 이상의 지점들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고 있고 적극적인 지지와 관리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Fritids Banken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가능성인 듯하다.
1. 누구나 기부하고 누구나 빌릴 수 있다는 점
2. 스웨덴 지자체 1/3에 존재하고 지금도 확장 중이라는 점
3. 장애인 스포츠 장비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라는 점
이 그러하다.
3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해보자면,
기금프로젝트를 통해서 레저보조기구 및 보조스포츠장비를 찾고 해당 장비를 Fritids Banken에 연결한다.
Fritids Banken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이 사업에 대해 자세하게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fritidsbanken.se/fritidshjalpmedel/)
스웨덴 인구의 약 36%가 어떠한 형태로든 장애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장애’가 여가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비전을 설정한 것이다.
그래서... 나도 빌려봤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2개의 지점이 있다. 두 지점 모두 접근이 쉬운 중심가에 있었고, 그중 집 가까운 지점에 들려 신나게 필요한 물품들을 골랐다. 스키, 농구공, 배드민턴, 스케이트보드부터 장갑, 고글, 보호대까지 웬만한 레저 용품들은 다 갖추어 있었다.
빌리는 건 더 쉬웠다. 직원은 나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물어봤다. 그리고 난 관련 문자를 받았고 절차가 끝났다.
스웨덴치고 절차가 너무 간단해서 “다 끝났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14일 후에 반납만 잘하면 된다. (반납 안 하면 경찰에 신고될 수도 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Fritids Banken을 이용할 사람들을 위해 절차를 요약하면
1. https://www.fritidsbanken.se/ 홈페이지에서 대여가능물품을 확인한다. 다만 홈페이지에서 확인되지 않는 물품들도 있으므로 직접 가서 보기를 추천한다.
2. 해당 지점에 가서 용품을 찾는다.
3. 이름과 현지번호(또는 이메일)를 알려주고 용품을 빌린다.
4. 14일 전 반납한다.
나는 빌린 용품들로 신나게... 넘어지고 또 넘어지며 스노보드를 타고 왔다.
스노보드 타는 것은 신나고 즐거웠다.
운동은 당신도 신나고 즐겁게 할 수 있다.
그리고 Fritids Banken 은 우리의 여가 시간을 신나고 즐거운 활동들로 채울 수 있도록 돕는 바람직한 기관이다.
스케이트를 빌려서 스케이트를 타볼까, 스케이트보드를 빌려 보드를 타볼까... 한시적 생활자로 레저 용품들을 사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나는 전에 하지 않았던 즐거운 상상들을 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