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를 고민하는 은지들에게

고려거란전쟁과 같았던 모유수유전쟁

by 김작가

둘째 모유 수유는 한 마디로 전쟁이었다.

사실 나는 첫째 모유 수유를 1년 넘게 했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1500g에 28주 이른둥이로 태어나게 한 나쁜 엄마라는 죄책감에 그렇게 모유수유에 집착했다. 50일간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는 첫째에게 3시간에 1번씩 유축을 해서 매일같이 병원에 배달을 했다. 집에 온 신생아에게 젓몸살을 참고 불면증 치료도 병행하며 모유수유를 계속했다. 이렇게 첫째의 모유 수유를 대승했다고 생각했기에 당연히 둘째도 그리하리라. 다짐하며 이번 전쟁에도 승리할 것 같은 예상이 들었다. 모유 수유 대장군인 나는 흥화진 전투에서 한 번 승리했기 때문에 두 번째 공격 따위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는 완전히 물러설 수밖에 없는 대패였다. 둘째 모유 수유는 5개월 만에 배고프다고 소리를 질러 대는 그 입에 분유통을 꽂아주고는 허무하게 끝났다.


그리고 사실 나는 행복했다.

참패가 주는 자유가 있었다.


둘째 모유 수유 5개월 대패로 얻은 것은 자유였다. 그렇게 단유 후에 6개월된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첫째 이후 다시 찾아온 불면증 상담을 했다. 3개월 상담만에 마음의 근육이 단단하다는 결과와 함께 졸업했다. 첫째 때 불면증과 산후우울증으로 약물복용과 7개월 상담을 했던 때와 비교하자면 훨씬 회복탄력성이 생긴 나였다. 그리고 그 자신감으로 환경교육사 국가 자격증도 취득 했다. 정신 건강도 좋아지고 자기계발로 뿌듯한 과정이었다. 이렇듯 내가 경험한 두번째 모유수유 전쟁은 참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모유 수유에 집착했던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깨닫게 했다.

그래서 말인데, 모유 수유 vs분유를 기준 삼아 아이의 평생 건강을 마치 엄마의 책임으로만 말하는 사회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모유 수유 1년이나 한 딸과 5개월밖에 안 한 아들 둘이 감기 걸린 채로 서로 뽀뽀하면 다 거기서 거깁니다. 평생 건강은 무슨, 중요한 점은 엄마가 행복해서 아이까지 행복한 모유 수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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