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우유秋햇땅콩색
나도 콩이야
완두콩아
대추콩아
나도 콩이야
강낭콩아
쥐눈이콩아
나도 콩이야
꽃은 보았는데
코투린 못 보았다고?
새가 쪼아 먹을까 봐
땅 속에서 자랐어
내 이름은 땅콩
나도 콩이야
한상순 님의 시이다.
땅콩이 왠지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 같다.
나도 콩이라고... 다만 땅에서 자란다고...
노란 꽃이 피고 지면 시들어 떨어진다. 그 뒤 수정된 꽃의 밑 부분이 자라서 자루 모양의 씨방 자루가 된다.
뿌리내리듯 땅 속으로 들어가 씨방자루의 끄 부분이 볼록하게 자라 땅콩 꼬투리가 된다.
뿌리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꽃이 자랐던 씨방 자루가 땅 속으로 들어가 땅에서 자란다.
참으로 신기한 삶이구나..
'땅속에서 익는다'는 표현도 한다. '낙화생'이라고도 한다.
견과류가 아니다. 말 그대로 땅에서 나는 콩이 땅콩이다.
작아서 땅콩인 줄 알았다면 오해요~오해오해요~
아이들에게 물었다.
" 얘들아~~ 땅콩이 왜 땅콩인지 알아?? " 너무 뻔한 질문이었지만....
" 땅에서 자라는 콩~ 아니에요?? "
음... 정확히 알고 있음에... 보이지 않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괜한 설명을 막 하기 시작했다.
콩과의 한해살이 풀이다. 땅속에서 두꺼운 껍질로 보호하고 그 껍질 속에 둘이나 셋, 혹은 하나로 방을 만들어 자란다. 속껍질은 얇고 불그레하며 알맹이는 하얗다.
한강 소설가의 "채식주의자" 제목처럼, 비건을 지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땅콩은 단백질이 풍부하여 근육을 형성하고 유지하기에 채식주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가 있다면 땅콩이 들어가 있는 음식을 꺼려하겠지만 말이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서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를 촉진시킨다.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영양소 공급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비타민 E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우와~ 이 손가락 한마디 정도 되는 땅콩이.. 작지만 큰 효과가 있구나~~
흰색이기도 하고, 삶지 않고 그냥 먹으면 우유맛이 난다. 그래서 땅의 우유라고도 한다.
모나지 않은 둥근 잎이 마음씨가 좋겠구나.
샛노란 꽃이 피면 열매를 맺고
뿌리를 내려 땅 속에서 자란다.
대부분의 열매들은 광합성을 하여 녹색에서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지만
땅콩은 땅의 기운으로 흑의 색을 받아 여린 흰색으로 태어난다.
"땅콩 심은 데 땅콩 나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땅콩은 여름에 심어야 잘 자라는데, 일을 미리 계획하지 않으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완두콩, 대추콩, 쥐눈이콩, 강낭콩.. 땅콩..
콩은 콩이다.
자란 환경이 달라도 콩인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역할을 잘 지켜보면 필요하지 않을까..
작지만 분명 큰 일을 해 낼 것만 같다.
그건 땅의 속삭임과 땅콩 가족들의 끈끈한 끈 덕분이겠지.
그 끈이 끊어져도 영양가 있게 잘 살아가는 것이겠지.
삶은 땅콩은 더 구수하고 맛이 좋지.
까는 재미도 쏠쏠하지. 껍질 쓰레기는 날리지만 요령껏 정리 잘해주세요.
심심풀이 땅콩으로 "오징어 땅콩" 한입 해야겠다.
흙속에서 자라면서 색이 변하지 않는 땅콩.
단단해지며 가공방법에 따라 색다른 맛으로 변하는 땅콩.
작지만 건강을 책임지는 효자 땅콩.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오늘, 나는 무슨 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