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브라운 지음|고성연 옮김|박영심 디자인씽커
디자인 씽킹이란 무엇인가?
1장 디자인 씽킹이 단순한 스타일 이상의 힘을 갖는 이유
How Design Thinking is about more than stlye
20세기 초의 과학경영 옹호론자들과 달리 디자인씽커들은 모든 프로세스와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물론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는 데 있어 유용한 출발점이나 바람직한 길잡이가 되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혁신은 일련의 수순을 질서 정연하게 밟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상상의 공간들이 서로 겹쳐지고 포개지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공간에 의미 있는 이름을 붙인다면 '영감 inspration', 아이디어 ideation', 실행 implementation'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영감의 공간은 해결책을 찾아 나서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환경을 뜻한다. 그 환경은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아이디어의 공간은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발전시키고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셋째, 실행의 공간은 작업실을 떠나 시장으로 나가는 발걸음을 의미한다. (p37)
디자인 씽킹은 정해진 답이 따로 없고, 수용 가능한 범위에 제한이 없으며, 반복적인 접근방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무질서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끝까지 수행하다 보면 디자인 씽킹의 프로세스가 매우 합리적이며 계획한 결과를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혁신의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요소들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두 번째 방법은 제약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를 갖추는 것이다. 미를 추구하는 예술가나 진리를 찾는 과학자에게 프로젝트의 범위가 국한되는 일은 썩 내키지 않는 제약이다.
제약요소들을 아이디어의 성공적 구현을 위한 차원에서 구체화시키자면 다음의 세 가지 기준에서 설명할 수 있다. 실행력(가까운 미래에 기능적으로 구현 가능한가,), 생존력(지속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가) 그리고 호감도(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또는 소비자들을 위한 장점을 갖추고 있는가)가 바로 그 3대 요소이다.
디자인 씽킹이 프로젝트의 맥락 속에서 표현된다는 점은 애초에 출발선에 설 때 뚜렷한 목표를 밝히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마감 시간을 만들어낸다. 정해진 기한은 규율을 부여하고 기강을 잡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중도에 수정작업을 하면서 미래의 방향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젝트의 명확성, 방향성, 제약성은 높은 수준의 창조적 에너지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p45)
다양한 학문영역을 아우르는 환경에서 원활한 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바로 경영컨설팅기업 맥킨지의 인재육성 방식인 "T자형 인재'이다. T자형 인재는 다방면에 박식하면서도 한 가지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깊이를 지닌 인재를 말한다. 두 가지 차원을 가로축과 세로축으로 놓았을 때 우선 세로축은 전문성이다. 팀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 최종 경과물에 명백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전문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만약 21세기에는 '적응력'과 '지속가능 혁신'이라는 두 요소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경영 전략가 게리 하멜 Gary Hamel의 주장이 옮다면 창의성을 강조하는 조직은 이러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뿐 아니라 강화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p61)
디자인 씽킹은 때때로 가까이하기 어려울 만큼 추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매우 구체화된 사고방식의 하나이다. 팀 내부에서나 프로젝트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혁신이 이루어지는 물리적인 공간에서도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회의를 강조하고 중대한 일정이나 굵직굵직한 사건에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에서는 창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실험 위주의 반복적인 과정을 지지하기 어렵다. 다행히도 주변에 있는 '시설'들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시설들이 실제로 부단히 이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
20세기에 디자이너들이 떠안았던 과제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고, 로고를 디자인하고,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호은 자그마한 상자에 제법 무시무시한 첨단기술을 창작하는 일 등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디자이너의 세계를 수놓게 될 일들은 결코 이러한 종류가 아니다 브루스 마우 Bruce Mau(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가 말한 것처럼, 현시대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디자이너처럼 사고해야 한다. 나는 디자인이란 요소를 '조직 DNA'에 통합시킬 것을 기업들에 소리 높여 요구하는 것처럼 디자이너들에게도 도전적인 과제를 던져주고 싶다. 디자인 관행 자체를 완전히 변혁시키는 작업을 계속하라는 것이다. 물론 빠른 속도로 변하는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도 예술가와 장인, 외로운 발명가를 위한 자리는 언제나 존재한다.(p68)
2장 욕구 수요로 전환기키는 방법
Converting Need into Demand
피터 드러커의 근사한 표현을 빌리자면, 디자이너의 임무는 '필요를 수요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언뜻 듣기에는 간단해 보일 수도 있는 말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낸 다음 그걸 갖다 주면 되니까. 하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쉬운 일이라면 왜 우리는 아이팟이나 MTV, 이베이와 같은 근사한 성공담을 더 많이 접하지 못하겠는가? 내가 제시하고자 하는 해답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모든 이야기의 중심을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을 우선순위의 맨 앞에 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 사실 그동안 '인간주ㅡㅇ심의 디자인'과 그 중요성은 너무나 많이 조명 돼왔다. 그러나 정말로 진한 설득력을 뿜어내는 이야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사람들의 욕구를 꿰뚫어 보고 그것을 디자인으로 구현하는 일이 왜 그토록 어려운지 진지한 질문을 던질 때이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점은, 사람들은 불편한 상황에 너무 잘 적응하기 때문에 스스로도 그렇게 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잠재적 욕구를 끄집어내 뚜렷이 밝힐 수 있게 하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디자인 씽커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식으로 이러한 목표에 접근해야 할까?
지금 우리에겐 점진적 개선보다 지도 전체를 다시 그릴 수 있게 하는 깊고 넓은 통찰력이 필요하다 우리를 이러한 통찰력으로 이끌어주는 도구로는 무엇이 있을까?
상호보완적으로 서로의 속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요소인 통찰력과 관찰 그리고 공감이다.
통찰 : 소비자의 삶을 통해 배우기
디자인 싱킹의 핵심요소인 통찰력은 대개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측정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말해주는 계량화된 데이터의 영역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디자인에서 디자인 싱킹으로의 진화과정은 제품의 창조에서 인간 대 제품, 더 나아가서는 인간 대 인간관계를 분석하는 작업으로 진화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약물요법에 집착하거나 정크푸드에서 건강식으로 전환하는 것과 가은 사회적, 행동과학적 문제에 디자이너들이 관심을 갖는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수년 동안 놀라운 발전이 이루어졌다.
관찰 :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 지켜보기
고객을 더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살고, 일하고 노는 곳으로 직접 가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착수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집중적인 관찰 기간을 필수적으로 동반하게 마련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또는 무슨 일을 하지 않는지), 어떤 말을 하는지(그리고 어떤 말을 하지 않는지)를 지켜본다. 이는 어느 정도 훈련을 요하는 일이다.
어떤 대상을 관찰할 것인지, 어떤 연구방식을 택할 것인지, 수집된 정보에서 어떻게 유용한 요소를 끄집어낼 것인지, 또는 해결을 위한 통합작업을 언제 시작할 것인지를 정하는 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어떤 인류학자라도 관찰의 성공은 양이 아니라 질에 있다고 확언한다. 관찰자가 내리는 의사결정은 결과에 획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행동의 전환
사람들은 대부분 학습을 통해 섬세하고 숙련된 관찰자로 거듭날 수 있지만 이러한 과정의 각 단계를 일일이 노련한 전문가의 손길에 맡기는 기업들도 있다. 실제로 오늘날 디자인산업에서 눈에 띄게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사회과학자들 중 상당수가 자신의 학문 세계와는 다른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린 뒤 소수의 경제학자들이 정부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사회학자들 중 일부는 민간부문에 합류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학계에 남아 있는 동료 학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뛰어난 상상력이 요구되는 행동과학 연구를 기업들이 후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 기업들은 디자인 씽킹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느끼는 공통의 감정을 '공감'이라고 부른다. 공감이라는 이 귀중한 요소는 디자인 씽킹과 학문적 사고를 구분 짓는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된다.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지식을 양산하거나 이론을 시험하거나 과학적인 가설을 규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한 일은 학자들의 임무이며 지적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디자인 씽킹의 사명은 관찰한 결과를 통찰력이 스며든 아이디어를 삶의 질을 향상해 주는 상품이나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멋진 영감이 문득 마음속에 떠오르는 순간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을 더는 하지 않는다. 영감은 기회라는 요소를 동반하지만 프랑스의 세균학자 루이 파슬트가 1854년에 열린 그 유명한 강연에서 말했듯이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 법'이다. 어떤 특정한 주제들과 거기에서 파생된 변형들 다시 말해 관찰기법, 공감의 법칙, 개인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시도 등은 혜안과 통찰력을 얻으려는 디자인 씨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3장 마음 매트릭스
A Mental Matrix
논리와 추론에 입각한 사고를 강조하는 것은 우리 문화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방식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접근방식에 있어 동서양의 문화 아이를 연구한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우리는 문제의 영역이 물리학이든 경제학이든 역사든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해 그것을 분석한 다음 궁극적으로 하나의 답으로 수렴하는 식의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는 때때로 옳은 게 아니라 가장 적절한 해답을 찾아야 하거나 비슷한 주순을 지닌 다수의 대안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집중적 사고는 현존하는 여러 가지 대안들을 놓고 최종결정을 내리는 실용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집중적 사고는 미래를 탐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해 내는 일에 있어서는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만약 이 같은 수렴 단계가 문제해결 과정에서 최종적인 해결책을 찾는 촉진제 역할을 한다면, 확산적 사고의 목적은 다양한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있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미국의 위대한 물리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최상의 방법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많이 흡수하는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요점은 우리 모두가 우뇌를 사용하면서 확산적 사고를 현실에서 구현하고 최상의 결과물을 추구하는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디자인 교육이 예술과 엔지니어링 교육과 동등하게 평가받는 데는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디자인 씽커의 작업과정은 집중단계와 확산단계 사이에 리듬감 있게 이뤄지는 연속된 교류에 가깝다. 새로운 움직임은 바로 그전에 비해 범위는 좁아지지만 보다 세밀하고 정교해지는 과정이 되풀이되면서 일어난다. 확산단계에서는 선택의 대상이 새롭게 등장한다. 그러나 집중단계에선 그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후보'의 숫자를 줄여나가고 '결정'을 내리는 용단이 필요한 것이다.
디자이너들이 최근 수년간 급부상하고 있는 바이오미미크리, 즉 생체모방공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이 새로운 분야는 45억 년이나 된 대자연에는 무독성 접착제, 작고 단순한 구조, 효율적인 보온단열, 공기역학을 통한 능률화 등 뛰어난 기술이 무궁무진하다는 믿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실험에 대한 지나친 열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기업들은 생물학적 시스템으로 인해 누릴 수 있는 사치스러운 기간을 즐기지 못한다. 그리고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이 소위 인텔리전트 디자인 intelligent design(창조론과는 궤를 달리하면서 과학으로 무장해 진화론을 공격하는 창조론자들의 최근 이론)이라 불리는 방식을 실천하지 않으면 태만하고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조직문화는 상향(하의상달) 실의 자유로운 실험과 상의하달식의 지침을 현명하게 결합한 모델이다.
이 같은 접근방식을 위한 핵심적인 규칙을 소개하면 다음과 가다. 이 규칙들은 실천의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명시하기에도 간단한 규칙이다.
1. 최상의 아이디어는 조직의 생태계 전체가(디자이너나 엔지니어, 경영진만이 아니라) 새로운 실험을 해볼 여유가 있을 때 생겨난다.
2. 신기술, 소비자 측의 변화무쌍함, 전략적 위협이나 기회 등 계속 바뀌는 외부요인에 가장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이들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 있으며 그럴 만한 동기를 갖는다.
3. 아이디어는 누가 냈는지로 평가되거나 가산점을 받아서는 안 된다.(이 문장은 크게 반복할 필요가 있다.)
4. 화제를 일으키는 아이디어를 선호하라. 그렇다. 조직 차원의 지원을 받기 전에 아무리 작더라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될 필요가 있다.
5.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은 아이디어를 돌보고 가다듬고 수확하는 '정원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MBA 출신들은 이를 가리켜 '위협허용 수준'이라고 부른다. 나는 '하향식'이라고 부른다.
6. 조직이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고 혁신을 주도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감독을 받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모든 것에 우선하는 목적이 분명하게 공표돼야 한다.
성공한 경영 리더들의 특성은 내가 지금까지 언급한 디자인 씽커들의 속성과 일치한다.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서로 대립하는 속성을 지닌 사안을 놓고 최선의 서낵을 하 루 심는 종합적 사고 능력이 '유전적 로또'를 얻은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 아니라는 얘기다. 위대한 디자인 씽커가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능력은 모두 후천적으로 획득할 수 있다. 복잡하게 엉켜 있는 정보와 현상을 지켜보면서 일정한 패턴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 뿔뿔이 흩어져 있는 조각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엮어낼 수 있는 능력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며 어울릴 수 있는 능력, 이러한 능력 전부를 획득할 수 있다.
4장 손으로 사고하기
The power of Prototyping
프로토타입 제작은 프로젝트의 속도를 증가시키며 새로운 발상을 둘러싼 다양한 탐색작업들이 공평하게 진행되게 한다. 초기 단계의 프로토타입은 무엇보다 신속하고 간단하고 저렴하게 제작돼야 한다.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가 클수록 그 프로젝트에 대한 집착과 헌신도 커진다. 그러므로 프로토타입을 세련되게 다듬는 일에 따른
과잉투자는 두 가지 이외의 결과를 낳는다. 첫째, 조악한 아이디어임에도 상용화를 위한 작업이 지나치게 많이 진척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끝까지 가버리기도 한다. 둘 때, 모형제작과정 자체로 인해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새롭고 좋은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한 시간과 노력, 투자는 우용한 피드백을 얻고 아이디어를 진전시키기 위해 딱 필요한 만큼만 쏟아야 한다. 작업이 더 복잡해지고 비용이 늘어날수록 완성도 역시 높아지는 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고 프로노나입을 제작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확률이 더 낮아진다. 아니, 피드백 자체를 들을 수 있는 가능성조차 크지 않다.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모교는 실제로 작동하는 모델을 만들려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에 형태를 제공하고 현재의 장단점을 파악하며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차기 모델에 대한 방향성을 얻으려는 게 진짜 목표이다. 프로토타입의 범위는 제한되어야 한다.
특히 초기 프로토타입은 일단 아이디어가 기능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제작된다. 궁극적으로는 제작된 모형을 디자이너들이 바깥으로 들고나가 미래 소비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 시점에서 프로토타입의 외양은 어느 정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매력을 지녀야 한다. 잠재적인 소비자들이 거친 모서리나 마무리가 덜 된 세부장식에 시선을 돌리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사람들은 마분지로 만든 설거지 기계가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할지 상상하지 못한다.
새로운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간단한 시나리오 구조는 '고객의 여정'이다. 이 방법은 가상 고객이 서비스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경험하는 과정을 차트로 표현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 고객의 여정을 묘사하는 작업은 가치가 있다. 고객과 서비스 또는 고객과 브랜드의 상호작용이 어디에서 이뤄지는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렇게 파악되는 모든 '접점'들은 기업이 목표로 하는 고객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기회로 이끈다. 아니면 고객과 영영 마주치지 못하는 찬선의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아이디어의 공간에서 우리는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기능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요소를 겸비한 프로토타입을 제작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제작된 프로토타입의 수는 점차 줄어들며 각각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하지만 발상을 가다듬고 향상한다는 애초의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만약 이 단계에서 요구되는 정확도가 팀의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도 있다. 프로토타입 전문 제작자, 비디오그래픽 전문가, 작가, 배우 등 상황에 따라 필요한 손길은 달라진다.
5장 체험의 디자인
The Design of Experiences
우리는 조셉 파인과 제임스 길모어가 명명했듯이 '체험경제'의 시대에 살고 있다. 소비자들이 수동적인 소비에서 능동적인 참여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이다. 소비자들이 수동적인 소비에서 능동적인 참여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주제이다. 이어 최상의 경험은 기업의 본사 사옥에 새겨진 문구가 아니라 일선 직원들이 현장에서 제공한다는 게 두 번째 주제이다. 마지막 주제는 실행의 중요성이다.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체험은 다른 모든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정교한 장인의 솜씨와 정밀한 기술로 만들어져야 한다.
혁신은 '좋은 아이디어를 잘 구현한 결과물'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이러한 시각은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좋은'이라는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한 게 흠이다. 나는 뛰어난 아이디어가 실행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로 빛을 보지 못한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그러한 제품들은 대부분 시장에 선보이지도 못하고 사장될 뿐만 아니라 간혹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해도 가전제품 매장이나 슈퍼마켓의 제고창고에서 썩는 불운을 겪는다.
디자인은 이미지, 형태, 짜임새와 질감, 색상, 소리, 냄새 등을 통해 인간의 감성을 담아냄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한다. 본질적으로 인본주의적 속성을 가진 디자인 씽킹은 우리가 추구해야 할 다음 단계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능력,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을 활용해 체험을 디자인함으로써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끄는 것이다.
디자인 씽킹의 법칙을 동원해 '보고, 기획하고, 행동하고, 가다듬고, 소통하라'는 별칭을 붙인 방법론을 만들어냈다.
"정말 그들의 태도만 바꾸면 만사가 잘 될 텐데 말이야"
사람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익숙한 행동을 바탕으로 일을 도모하는 것이다.
체험문화를 조성하는 일은 평범한 차원을 넘어 고객 각자의 취향에 섬세하게 부합하는 디자인을 경험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체험이란 제품이나 표준화된 서비스와 달리 개인화되고 맞춤화된 느낌이 날 때 빛을 발한다.
진정한 체험문화는 자연스러운 행위의 문화기기 때문이다.
체험의 청사진은 공학기술이나 건축에서 사용되는 청사진처럼 경험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안내해 주는 문서의 형태를 가주고 있다. 준비된 원고나 행동지침서와 달리 이 문서는 고객의 체험과 사업 기회를 연결해 준다. 청사진은 수준 높은 전략문서인 동시에 체험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세부사항을 꼼꼼히 분석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가장 크게 성공한 최상의 '체험 브랜드'들은 공통적으로 사용자에게 안전한 지침이 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성공적인 체험은 소비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필요로 한다. 둘째, 믿을 만한 근거가 있고 진실하고 흡인력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사람은 체험 문화를 위해 노력한다. 잊지 못할 체험을 누려본 사람은 그로 인한 즐거움과 혜택을 잘 안다. 셋째, 모든 접점은 깊은 사려와 정확한 판단에 의해 실행돼야 한다. 다시 말해 체험을 디자인하고 실행할 때는 스위스 시계처럼 세밀함을 가져야 한디.
6장 스토리텔링의 힘
The importance of Storytelling
우리는 이미 스토리텔링의 힘이 효과적으로 발휘되는 증거를 여기저기에서 보았다. 민속지학적 작업현장이나 아이디어의 통합작업에서 그리고 체험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도 스토리텔링은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다. 각각의 경우에 단지 작은 요소를 추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디자인의 도구모음 자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 '시간'이라는 요소가 더해진 이른바 '4차원'의 변화이다.
고객의 여정을 따라 여러 개의 접점을 형성할 때 우리는 순차적으로 서로의 방법을 ㄹ둔 일련의 이벤트를 만들다. 스토리보드, 즉흥 시연, 시나리오 등은 아이디어가 점차 윤곽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시각화를 도와주는 기법이다. 시간이라는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하는 일은 공간에서 디자인하는 일과는 뚜렷이 차별된다.
디자인 씽커라면 시간과 공간이라는 양대 축을 편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빌 모그리지는 "우리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를 디자인하는 것"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다 해도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직원들이나 고객들에게 명확히 이해시키지 못하면 그들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디자인 씽킹이 스튜디오 밖으로 뛰쳐나와 기업의 핵심부로 돌진하면서 서비스 분야와 공공부문으로 가지를 뻗게 됨에 따라 우리는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방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디자인은 현재의 삶을 향상할 수 있다. 디자인 씽킹은 우리로 하여금 미래로 향하는 항로를 개척할 수 있게 한다.
박영심 디자인씽커
이러한 전문기술들을 조직의 모든 부분에 적용하고 ESG경영에도, 경영진까지 도입하여야할 시대이다. 모든 조직에서 디자인 씽킹이 실천될 때 "행복의 1순위"의 나라로 혁신할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디자인 씽킹은 모든 사람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