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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집중하라-3부

팀 브라운 지음|고성연 옮김|박영심 디자인씽커

by 컬러코드

(디자인에 집중하라 1,2,3부 - 마지막입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where Do We Go From Here?


CHANGE BY DESIGN



7장 디자인 씽킹, 기업의 심장을 파고들다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 디자인 씽킹으로써 혁신 포트폴리오 꾸리기 | 조직의 변혁 | 옷을 맞추듯 디자인 씽킹 응용하기

Design Thinking Meets the Corporation


1990년대 초반 노키아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휴대전화 제조업체였다. 하지만 문제는 인터넷의 부상으로 이미 게임의 판도가 바뀌고 있었다는 점이다. 선진국 시장에서 소비자의 시선은 하드웨어에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었고, 신흥시장에서는 값비싼 PC가 아니라 저렴한 휴대용 단마려기에서 인터넷을 처음 접하게 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한 권위는 애플, 삼성, 화웨이에 내준 지 오래지만, 노키아 사례에는 여전히 교훈으로 삼을 만한 부분들이 있다. 2006년 하드웨어 위주의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지만 늦었고 미약했다.

너무 오랫동안 기술적인 회사구조를 신뢰하고 변화를 주지 않았던 것이다.

노키아는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서비스 제공업자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나온 매혹적인 용어를 빌리자면 '피벗(Pivot:시장의 흐름의 변화에 따라 핵심원천기술을 축으로 유지하면서 초창기의 사업 아이템이나 비즈니스모델을 변경하는 것)을 시도한 것이다.

세상은 이미 가파른 변화의 물결을 맞이하고 있었고, 때맞춰 경쟁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하여 노키아는 2014년 휴대전화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ㅡMS에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하나의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 또는 전반적인 기술 자체에 대한 의존조차도 지나칠 경우에는 극도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2차 세계대전이 치열하던 1940년, 명성 높은 영화감독 험프리 제닝스는 '런던은 이겨낼 수 있다 London can take it'는 제목의 감동적인 뉴스 영화 다큐멘터리로 전 국민을 결집하게 만들었다. 그로부터 6년 뒤, 전쟁이 끝나고 민주주의가 널리 확산됐다.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대영제국의 경제는 회복을 위해 몸부림쳤고 이번에는 산업디자인위원회가 또다시 전국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영국은 해날 수 있다 The Britain can make it'는 야심 찬 구호를 앞세운 대형 전시회를 빅노리아앨버박물관에서 개최한 것이다. 9만 제곱미터의 전시공간을 자랑하는 이 전시회는 전자제품부터 인체공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들이 소비를 부흥시키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발전을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미래상을 보여주었다.


기술적인 실행 가능성만을 가지고 혁신에 덤비다가는 암초에 걸릴 수 있다. '호감도-실행력-생존력'으로 구성된 세 가지 화음을 맞추어야 한다.


대기업은 기존 시장의 테두리 안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꾀하기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기존 시장에서 기술적인 역량이 성공을 보장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미 소유하고 잇는 자산을 활용하되 소비자 관점에서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지나치게 기술에 의존하거나 '대박'의 환상에 젖는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뒷받침해 준 버팀목이 바로 디자인 씽킹인것이다.



디자인 씽킹으로써 혁신 포트폴리오 꾸리기

사실 IDEO는 오랫동안 경영대학원 출신을 고용하지 않았다 그들이 똑똑하지 않아서도, 브레인스토밍을 위한 자리에 정장을 차려입고 나타나기 때문도 아니었다. 단지 디자인 씽킹이 요구하는 확산적이고 종합적인 방법론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을 바꿔야 했다.

그 이유

첫째, 혁신을 둘러싼 이론과 실천이라는 문제에 대해 진중하게 해결책을 모색하는 MBA 과정이 많이 생겨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MBA 과정의 일반적인 관습에서 벗어나 디자인 씽킹을 능동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훈련을 제대로 받은 경영학 전공자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둘째, 디자인 씽킹에 있어 빠뜨릴 수 없는 요소가 바로 비즈니스 사고이다. 디자인에 기초한 해법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진화를 거듭해 온 정교한 분석도구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혁신을 평가하는 성장해법 매트릭스


이러한 협력과정 덕분에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혁신 방정식'을 구성하는 요소의 한 가지인

'생존력'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사실에 입각한 시장분석 방식만이 아니라

창의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IDEO의 디에고와 라이언은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기업들이 디자인에 기초한 혁신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를 연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사례를 바탕으로 '성장해법'이라고 이름 붙인 매트릭스를 개발했다.

임 시장에 나와있는 제품(또는 서비스)에서부터 새로운 제품을 나타네는 세로축, 그리고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나타내는 가로축을 따라 혁신의 현주소를

짚어볼 수 있는 매트릭스이다.

기업들은 이 매트릭스를 통하 조직혁신이 얼마나 균형 있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조직의 변혁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를 혁신적인 조직으로 만들 수 있을까?"

내가 기업의 CEO들과 얘기를 나눌 때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이들은 오늘날의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에서 혁신이야말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비결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목표를 향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조직을 꾸려나가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사무용 가구로 유명한 스틸케이스에서 CEO로 일했던 짐 해킷은 혁신적인 상품을 꾸준하게 내놓을 수 있는 저력의 근간에는 '혁신 문화'가 버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혜안을 가진" 몇 안 되는 비즈니스 리더이다. 그는 혁신적인 신상품을 디자인하는 일도 굉장히 흥분하면서 받아들이지만 조직 자체를 디자인하는 일에 대해서는 더욱더 신나게 덤벼든다.


옷을 맞추듯 디자인 씽킹 응용하기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IDEO는 대만의 컴퓨터기업 에이서 Acer와 상당히 많은 일을 함께 했다. IDEO팀과 에이서 팀의 문화적 괴리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데이비드 리앙 교수는 흥미롭고 자극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그들은 물고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다음번엔 그물을 주라'라는 조언이었다. 실제로 당시 결과물은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됐는데, 리앙 교수는 여기에서 가능성을 포착해 이 프로세스를 에이서 본사에서도 수용하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 프로세스를 에이서의 직원들에게 전수할 팀을 꾸린 다음 형광펜과 포스트잇, 노트가 한가득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서둘러 타이페이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우리는 훗날 혁신 워크숍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정착하게 된 초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바로 'IDEO U'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이다.

사용자 관찰, 브레인스토밍, 프로토타입, 스토리텔링, 시나리오 작성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체적인 과정이 이 프로그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깨달은 점은 전 세계에서 열린 수없이 많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우리는 디자인 교육으로 단련되고 혁신적인 마인드로 무장된 '도우미'들을 방대한 조직에 심는 방식은 최고의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혁신이라는 코드는 대규모로, 장기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기업의 DNA로 입력돼야 한다. 이처럼 '혁신 교육'에 대한 개념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우리는 네슬레, P&G, 크래프트푸드(미국의 식음료 가공기업)등을 비롯한 상당수 기업들의 구체적인 목표에 맞춰 짜임새 있는 워크숍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디자인 씽킹은 마술 같은 수단이 아니라 경영에서 체계적으로 적용되는 전략으로 변모해갈 수 있다.

이러한 전망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프로세스의 혼을 고갈시키지 않고 경영의 안정성과 효율성, 디자인 씽커들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핵심요소들(자발성,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뜻밖에 찾아내는 재능, 실험적이 작업정신 등)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결합시키는 구도가 필요하다. 토론토대학의 로저 마틴 교수가 강조했듯이 관건은 '통합'이다. 기업은 혁신적인 성과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요소들을 긴장감 있게 조율해야 한다 통합적으로 이뤄진 혁신은 부딪치는 각각의 요소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8장 새로운 사회계약
서비스로의 이동 | 꿀벌과 같이 행동하면 안 되는 이유 | 구매자와 판매자의 시각을 동시에 | 기업, 경제 그리고 지구의 미래 | 현재의 문제점 파악하기 |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이뤄내라 | 행동의 개혁

The New Social Contract

우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요구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브랜드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또 우리 자시에게 제공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결정하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제조업자 및 판매업자와의 관계가 구매 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처럼 한껏 고양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그동안 누려왔던 주권의식을 포기하고 고객과의 쌍방향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세 가지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첫째, 상품과 서비스의 경계는 이제 흐릿해졌다. 소비자의 관심이 '단순한 기능적인 요소'에서 '경험의 만족'이라는 광범위한 차원으로 옮겨가는 것에 따른 현상이다.

둘째 디자인 씽킹은 개별 상품들과 서비스의 영역에서 복잡한 시스템으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차원에 적용되고 있다.

셋째, 제조업자, 소비자, 그 중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 사이에 새로운 인식이 싹트고 있다. 바로 우리가 '한계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대량 생산과 무분별한 소비로 특정 지어졌던 산업시대의 사이클은 이제 더는 유지될 수 없다.

디자인 씽킹은 참여적인 사회계약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판매자의 시장'이나 '구매자의 시장'같은 대립되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모두를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바라봐야 한다.


서비스로의 이동

어떤 의미에서 볼 때, 모든 상품은 이미 서비스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상ㅇ품'이라 하면 관성의 법칙처럼 그 뒤에 버티고 있는 브랜드와 연관되게 마련이고 일단 그 상품을 구매하면 유지, 보수, 업그레이드와 간은 서비스 요소들에 대해서도 기대를 품게 된다. 즉,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체성을 포함하지 않는 서비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륙을 횡단하는 여객기의 좌석이든 광범위한 모바일 네트워크의 세계로 우리를 연결해 주는 블랙베리든 모두 구체성을 포함하고 있다.


상품과 서비스의 경계는 흐려졌다. 영국의 버진항공, 유럽의 이동통신 기업 오렌지, 포시즌그룹의 호텔과 리조트 시설 등 세상엔 이러한 변화를 남들보다 먼저 깨닫고 재빨리 대응에 나선 기업들이 있다. 그리고 그 런 발 빠른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고객의 충성도를 얻었다.


구매자와 판매자의 시각을 동시에

'참여'라는 개념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아무리 크게 느껴지더라도 사용자 관점의 디자인이 엉망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돈을 지불하거나 신뢰할 수 업슨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새로운 종류의 시스템 역시 하향식 기업들을 앞서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뒤떨어지지 않는 품질과 성능을 갖춰야 한다.


디자인은 사용자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하는 일이다. 그리고 디자인 싱킹은 모든 사람들이 그러한 경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획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이뤄내라

유능하고 열의 넘치는 디자이너였다면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근사한 제품 포장 디자인과 최신 흐름에 잘 들어맞는 전국적인 광고캠페인을 제안했을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 씽커로 구성된 IDEO의 디자인팀은 더 넓은 시각으로 이 프로젝트를 다뤘다. 그들은 단지 유기농 비누를 파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성, 심신의 건강, 사회적 책임을 파는 기업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


'생채모방'이라는 개념을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재닌 베뉴스는 산업혁명 이후의 시대는 '열을 가하고 부수고 고치는' 세 가지 원칙에 기반을 둬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물리적인 역학에 의한 접근방식은 이제 덜 강압적이고 소모적이지 않으며 기계적이기보다는 생물학적인 요소에서 영감을 얻는 방식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디자인 씽커들이 디자인 프로젝트의 개요를 받아 든 다음 해결할 과제는 호감도, 실행력, 생존력이라는 3대 요소 균형 있게 결합시키는 동시에 이러한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행동의 개혁

우리는 경제의 초점이 제품에서 서비스와 체험을 중시하는 쪽으로 진화함에 따라 힘의 균형까지 이동하는 신기원을 맞이하고 있다. 기업들은 통제력을 소비자의 손에 넘겨주고 있으며 고객을 '최종 소비자'가 아니라 '상호작용에 동참하는 참가자'로 여기는 변화를 겪고 있다.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움직임은 새로운 사회계약이다. 하지만 모든 계약에는 양쪽의 이해관계자가 개입된다. 기업으로부터 수동적인 구매자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소비자들 스스로 권리를 주장해야 하며 그만큼 책임에 대한 몫을 공평하게 나눠가져야 한다.





9장 디자인 능동주의
극단적 부류의 사용자들 | 인도로 가는 길 | 마음의 양식 | 협력 다지기 | 주목해야 할 당면 과제 | 때로는 집에 있는 게 보약 | 세계에서 다시 지역 무대로 | 미래의 디자인 씽커 만들기

Design Activism

오늘날 최고의 디자인 씽커들을 진정 흥분시키는 일은 중요 프로젝트에서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이다. 지속가능 디자인에 대한 빅터 파파넥의 주장, 스탠퍼드대학 박사 출신의 사업가 마틴 피셔는 디자인 씽킹이 어떤 식으로 문제의 반경을 넓힐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준 인물이다.


마음의 양식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경제적 혼란은 현재의 비즈니스모델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가 구매하는 물건이 부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출하는 일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에는 지금보다 적당한 시기가 없다. 투자수익을 빨리 얻을 수 있는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모델을 디자인한다는 생각은 참으로 매력적이며, 그러한 일이 처음 가능했던 곳이 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떠한 선택의 여지도 없었던 곳이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협력다지기

디자인 씽킹을 조직 차원에서 도입했든지 아니든지, 아니면 한번 들어라도 봤든지 아니든지 간에 많은 사회가업가들은 이미 그러한 신조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사회적 이슈'는 그 말의 정의 자체로 인간중심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각종 재단, 원조기구, NGO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외부의 기부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봉사하고 있는 대상들의 의지력과 자원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결의와 헌신을 지속하기 위한 올바른 '도구'가 부족했다.


어떠한 아이디어가 아무리 강렬한 매력을 지녔다 해도 인도나 아프리카에 사는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뒷받침해주지 않는 한 그 가치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프로젝트팀은 NGO와 사회기업가들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쌓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 덕분에 문화적으로 적절한 아이디어를 수없이 얻을 수 있었다.



주목해야 할 당면과제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새로움 틈새 영역을 창출하려 분투하는 기업들과 대조적으로 사회적인 참여가 필요한 디자인 과제는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다. 현재 디자인 씽킹 역량을 가진 사람들의 수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은 그 자체로 사회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우선순위를 정행 한다면 UN이 장기적 목표로 수립한 새천년개발목표라는 과제가 바람직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극도의 빈곤을 뿌리 뽑자', '성평등을 도모하자'는 내용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이 간은 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한계요인을 분명히 파악하고 성공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담은, 좀 더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 어떻게 하면 가난한 농부들이 간단하고도 저렴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경작지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도록 도울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사춘기 소녀가 보다 나은 교육과 서비스를 제공받음으로써ㅕ 능력을 키우고 지역사회에 봼이 되는 일꾼이 되도록 뒷받침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농촌 지역사회에서 어ㅢ료서비스 근로자들을 훈련시키고 지원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도시의 빈민가에서 볼 수 있는 장작 때는 난로와 등유 난로를 대체할 저가의 제품을 찾을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전기 공급을 필요로 하지 않는 유아용 인큐베이터를 만들 수 있을까?


모든 디자이너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의 열쇠는 우선 훌륭한 디자인 개요를 만드는 것이다. 디자인팀의 상상력을 한껏 펼치게 해 줄 융통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 혜택을 받을 사람에게 기여하는 디자인 개요가 성공의 첫걸음이다.



미래의 디자인 씽커 만들기

장기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을 주체는 교육이다. 디자이너들은 그동안 혁신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 강력한 방법론을 배워왔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법론을 차세대 디자이너들을 교육하는 일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축적한 방대한 창의성의 보고를 두드려 활짝 열리게 하는 일에 재활용할 수 있을까?


디자인 씽킹을 학교라는 공간에 도입하고자 하는 일차적 목표는 직접적인 실험을 통해 무엇인가를 창조하려는 아이들의 자연적 성향을 뿌리뽀지 않고 강화시킬 수 있는 교육적 체험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회 전체로 볼 때 미래의 혁신을 뒷받침하는 우리의 역량은 디자인 싱킹에 능통한 사람들을 보다 많이 길러내는 데 달려 있다. 이는 마치 기술적인 경쟁력이 수학과 과학에 달려 이쓴 것과 똑같은 이치이다.


기존의 교육구조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할 수 있는 기회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학문의 전당에서 찾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캘리포니아칼리지오브아트는 디자인 씽킹의 원칙(사용자 중심의 연구, 브레인스토밍, 유사 관차라 프로토타입 만들기 등)을 미래의 예술교육 전략을 수립하는 일에 적용했다.


타인이 가진 훌륭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발전을 모색하고자 한다면(이는 디자인 씽킹의 핵심 신조이기도 하다) 우리는 한정된 범위의 문제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성공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그러한 노력은 어린이들의 타고난 창의성에 자양분을 공급해 주고 아이들이 지식을 배우고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창조성을 잃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미래의 디자인 씽커를 풍부하게 양성하는 데 그보다 나은 길은 없다.





10. 내일을 디자인하다
디자인적 사고와 당신이 속한 조직의 관계
출발점에서 첫 발걸음 떼기 | 인간중심적인 접근방식 | 빨리 실패하고 자주 실패하라 | 전문가를 존중하라 | 창조적 영감을 공유하라 |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균형 있게 조합하라 | 혁신의 속도에 맞는 예산을 편성하라 | 인재 발굴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라 | 디자인 사이클

디자인 씽킹과 당신의 관계
'무엇'이내고 묻지 말고 '왜'냐고 물어라 |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관찰하라 | 생각하지 말고 그냥 보라 | 모두가 힘을 합치면 어떤 천재 보다도 뛰어나다 | 선택의 여지는 풍부하게 |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유지하라 | 인생을 디자인하라

Designing Tomorrow

디자인 씽킹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를 메울 줄 알아야 한다.

디자인 씽커들이 가진 도구들은 우리가 가진 지식의 깊이를 늘려주며 우리가 지닌 영향력의 크기를 증대시켜 준다. 세상에 나가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고, 프로노타입을 통해 손으로 익히며, 이야기를 창조해 아이디더를 공유하고,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하나의 팀에서 협력하는 일 등이 바로 그 도구이다.


우리가 접한 디자인 씽커들을 단순한 공식에 따라 분류하 기는 어렵다.

사람들은 사고를 하는 사람 행동을 하는 사람, 분석을 하는 사람, 통합을 하는 사람, 우뇌를 많이 활용하는 아티스트, 좌뇌를 주로 사용하는 엔지니어 등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요소를 갖춘 하나의 인간이다 특별한 상황에 놓이면 필요한 요소들이 고개를 내민다.


디자인 씽커가 갖추고 있는 통합적이며 전체론적인 시각과 노하우를 기업에서든 사회에서든 자신의 삶에서든 멋지게 적용할 수 있다.



디자인적 사고와 당신이 속한 조직의 관계

디자인 씽킹은 확산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손아귀에 쥐고 있는 선택의 범위를 좁히기보다는 확대하기 위한 의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참신한 발상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려는 디자이너의 경향이 혁신 프로세스의 맨 마지막에서야 불거져 나온다면 그것은 별 가치가 없다. 이미 상황은 종료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디자인 씽커를 회사에 이사진에 포함시키고, 전략적 마케팅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시킴으로써 야심 찬 R&D 계획의 초기 단계에 개입시켜야 한다. 이들은 예기치 못한 신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며 디자인 씽킹 도구를 활용해 경영 전략을 빛낸다.기업 가치사슬의 상향식 흐름과 하향식 흐름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는다.


인간중심적인 접근방식

디자인 씽킹은 본질적으로 통합적인 성격을 지닌다. 사용자들의 관점과 기술, 경영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권은 처음부터 사용자에게 부여된다. 이것이 바로 디자인 씽킹을 가리켜 혁신을 향한 '인간중심적' 접근방식이라고 끊임없이 강조하는 이유이다.

디자인 씽커는 사람들의 행동을 관찬하고 그들의 경험이 어떤 식으로 상품과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한다. 사물의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사람들이 미처 표현하지 않았던, 또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욕구를 알아내고 그것을 새로운 기회로 엮어내는 것이다.


인간중심적인 태도로 출발하는 것이야말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시장을 발견하게 한다. 어떠한 경우든지 그 첫걸음은 혁신적인 프로젝트팀이 목표로 하는 고객집단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아무리 방대한 시장조사 자료도 세상에 집적 나가 부딪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생생한 체험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11. 디자인의 틀을 과감히 바꾸다
팀 브라운과 배리 카츠 | 조직의 리디자인 | 민주주의 리디자인 | 도시의 리디자인 | 인공지능 리디자인 | 인간의 생과사를 아우르는 리디자인 미래의 리디자인 | 디자인 자체를 리디자인하다

Redesigning Design

시대의 분열이 계속된 결과로 인해 불거진 시련에 대처하기 위해 디자인이란 직업군은 성장을 거듭해 왔고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변화에 적응해 왔다.


실제로 요즘에는 디자이너 혼자서 일하는 모습보다는 '팀' 단위로 묶인 통합 디자인 조직이 훨씬 더 눈에 많이 띄는데, 여기에는 민족지학 연구자나, 행동과학자, 데이터 과학자 같은 전문가들이 포함될 수 있다. 필자가 속한 IDEO의 경우에는 신경외과 의사, 심장병 전문의, 변호가 간은 직업군이 합류하기도 한다. 디자인컨설팅 프로젝트의 범위가 넓어지고 복잡성도 커지면서 그런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동원해야 할 전문 분야의 수도 증가한 것이다.


어떤 디자인 영역이 보다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는지도 알 수 있다.

1. 시대에 뒤떨어지는 구식 사회 시스템의 리디자인

2. 참여 민주주의의 부활

3. '자동차 시대'가 거의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추세에 발맞춘 도시 디자인

4. 인공지능, 스마트 머신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의 '인간화 ' 작업

5. 바이오기술과 인간의 출생과 사망을 보다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자인

6. 자원의 채취 > 대량생산 > 폐기로 끝나버리는 선형경제에서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작업


어떤 디자인 전문가도 이처럼 방대하고 끝없이 확장되는 과제를 기꺼이 떠맡을 만한 재주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세심하게 작성된 디자인 개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스케줄, 빡빡한 고정 예산에 익숙해져 있는 베테랑이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반드시 배워나가야 할 일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이제부터 이 정도 규모의 도전과제들들 현실에서 실제로 반영할 수 있는

유용한 행동방침으로 거듭나게 할 몇 가지 전략을 제안하겠다.


[1] 조직의 리디자인

[2] 민주주의의 리디자인

[3] 도시의 리디자인

[4] 인공지능 리디자인

[5] 인간의 생과 사를 아우르는 리다자인

[6] 미래의 리디자인

[7] 디자인 자체를 리디자인하다




맺는말 : 새로운 디자인 씽커를 기다리며

윌리엄 모리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레이먼드 로위,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부부 등이 바로 디자인 씽커.


공통적으로 지녔던 자산은 낙관주의, 실험주의에 대한 열린 자세, 스토리텔링에 대한 열정과 사랑,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손으로 사고할 줄 아는 본능이다.

다시 말해 거장이 지닌 단순함의 미학을 바탕으로 복잡다단한 아이디어를 구축하고 프로토타입으로 시각화시질 수 있으며, 세상과 소통할 줄 아는 능력을 말한다.


이들은 단지 디자인은 '한'게 아니라 디자인을 삶으로 '살아낸' 것이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에 헌신적으로 매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헌신을 본받아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를 탐험하고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

또한 참신한 해결책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수단으로써 디자인 싱킹이 지닌 힘을 신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며,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삶을 더욱더 풍요롭고 영향력 있게, 또 이미 있게 꾸려나 갈 수 있다.



모두 디자인 씽킹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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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