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방광반딧불이색
작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약속
“엄마, 반딧불이랑 개똥벌레가 같은 거야. 몰랐어?”
아이의 말에 나는 멈칫했다.
익숙했던 두 이름,
‘반딧불이’와 ‘개똥벌레’가 동일한 생물이라는 사실을 나는 지금에서야 제대로 받아들였다.
어릴 적, 개똥벌레는 김흥국의 노래 속 존재였고,
반딧불이는 시골 마당을 맴돌던 은은한 불빛의 추억이었다.
그 둘이 같다는 건…
왜 이렇게 오래 걸려서 알게 되었을까.
‘개똥벌레’는 우리말 이름이다.
시골 개똥 무더기 주변에서 자주 발견되었다는 데서 유래했다.
반면 ‘반딧불이’는 고전 문헌에서도 등장하는 이름으로
불빛을 내는 곤충의 신비로움을 표현한 말이다.
하나는 민속적이고,
하나는 시적이다.
둘 다 맞고, 둘 다 아름답다.
이름 하나를 알게 된 일상이 아이와 나 사이의 지식의 불꽃이 되었다.
그 순간, 세대와 세대를 잇는 반딧불의 빛이 내 마음속을 살며시 환히 비춰주었다.
반딧불이는 생물 발광 생물체다.
루시페린과 루시페레이스라는 물질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빛은 내지만, 열은 내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낸 이 효율적인 빛은 전 세계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이 원리를 활용해 의약품 추적, 환경오염 감지, 생명 연구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니, 참 대단한 곤충이다.
반딧불이는 더 이상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이 아니다.
빛 공해와 환경 파괴로 식지를 잃어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무주 반딧불이는 천년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행복한 사실~
이 생명의 불빛을 지키는 일은
단지 한 종의 보존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태계에 대한 책임이다.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개똥벌레도 반딧불이도 다 예뻐. 그냥 다른 말일 뿐이지.”
아이의 말에 나는 웃었다.
이제는 ‘몰랐던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알게 된 것’을 기쁘게 말하는 엄마가 되기로 했다.
우리는 그렇게,
이름으로 연결되고, 빛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오늘 밤 추억의 노래~ 한곡 듣고 가실께요~
+ 박영심 디자인씽커 _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
| SDGGs 목표 11.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작은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전 세계적인 약속
| SDGs 목표 13. 기후변화 대응
| SDGs 목표 15. 생태계 보전
*SDGs와 디자인에 대한 저의 브런치북입니다^^ 보충이 필요하신 분들은 권장합니다~
이미지 및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