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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랑 Oct 17. 2022

#86 뜻밖의 쉼표

브런치가 오류라니...

    

    지난 토요일, 8월부터 숙소 예약을 마치고 두 달 넘게 기다려온 여행 날이었다.



    '기상 인증방' 친구들과의 첫 여행. 경기도 맨 끝, 절벽 위의 독채 펜션이 우리가 예약한 숙소였다. 토요일 오후에 막 도착해서 우리가 장보기로 한 목록을 보려고 카카오톡을 켰다. 이상했다. 카카오톡이 열리지 않는 것이다. "여기는 카카오톡이 안 터지나?" 그런데 다른 어플은 멀쩡히 되는 것이다. '잠깐 오류인가 보지, 뭐.'라고 생각하려던 찰나, 친구가 소리를 질렀다.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났다는데?!"

    카카오톡 비즈니스 채널로 사업을 하는 친구는 발을 동동 굴렀다. 문의 사항, 신규 가입 등에 대한 모든 소통을 카카오톡으로 하는 친구인데 알림만 뜨고 관리자 모드로는 아예 들어가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럴 수가•••!


    장보기 목록과 오늘의 식사 계획, 시간별로 할 액티비티들을 모두 단체 카카오톡방 게시판에 올려두었던 터라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었다. 마트에 가서 장보기 목록을 다 같이 잊은 터라 "아, 이것도 사기로 했었나?" "이거 사기로 했었어!"라고 하며 대혼돈의, 그러나 계획에 없던 '충동'적 장보기라 모두들 들뜬 것도 사실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있어 카카오톡이 없어도 괜찮았다. 모두들 웃고 떠들며 여행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고, 밤 9시쯤 나 홀로 울상이 되었다. "오늘도 브런치 써야 해..." 신나는 파티장을 혼자 빠져나온 사람처럼, 시무룩한 얼굴로 노트북을 켰다. 오늘은 무얼 쓰지, 고민하며 브런치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들어가지지 않는 것이다.. 아! 맞다! 브런치도 카카오 꺼였지!


    7월 22일부터 시작한 100일 챌린지는, 원래 예정대로라면 10월 31일에 끝날 것이었다. 하지만 브런치의 오류로 '뜻밖의 휴가'를 이틀간 누렸다. 매일 쓴 지 80일 차가 넘으니 숨이 턱 끝까지 차는 기분이었는데, 이틀 쉬고 나니 '오류'가 '휴가'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제 딱 2주가 남았다. 2주 후에 나는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그 글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사람'이 된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아자아자!




* 기상 인증'' 하는 방이었는데 

   여행까지 가게  사연이 궁금하다면...?


https://brunch.co.kr/@creatorparang/147




- 파랑 -

1박 2일 여행을 브런치의 오류 덕분에 편하게 놀고 왔습니다.

현재 매일 한 개의 글을 써서 매일 업로드하는 '100일 챌린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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