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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ephantmatch Production May 23. 2022

2022년 5월 23일 월요일의 유서

아침 낮잠을 잤다. 꿀 같은. 피로의 껍데기를 모두 벗겨낸 것 같다. 허물을 벗은 나비. 가볍다.

*

퇴사 두 달째. 시간이 참 빠르다. 어느 날은 성공하고 어느 날은 실패한다. 그게 회사와 이 바깥세상과의 차이다. 시스템 안에서 난 항상 성공했다. 그건 생존이라기보다 ‘잇다’였다. 어느 한 부분의 징검다리로써 성공한다. 내 등을 밟고 가는 병사의 생존은 모를 일이다. 난 성공한 징검다리였고 지금은 실패한 병사다. 내 이름이 적힌 오바로크를 달고 난 매일 실패한다. 퇴사 두 달째. 이 병사의 성공은 10년은 걸릴 일이다.  

*

난 차 사업을 하기로 했다.

*

오후, 가만히 앉아 방 안에 있다 보면 난 온갖 감정들로 뒤범벅이 된다. 난 쓸모없는 인간인가. 아니다 아니다. 부정한다. ‘난 능력 있는 인간이다.’ 당신이여. 2022년은 내게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난 그 시간을 정말 버겁게 버티었다. 간간이 울리는 전화통의 좋아요 알림으로 살아갔다. 나의 가치는 좋아요와 구독자 수로 매겨졌다. 당신에게 난 차마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 약을 먹는다. 잠을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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