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토요일 오후 4시 난 친구들을 만났다. 다음날 아침 난 이런 글을 썼다.
“친구들. 친구들. 어젠 친구들을 만났다. 어깨동무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아픔을 얘기했다. 술도 마셨다. 친구들. 친구들 중에 한 명이 따로 카톡을 보냈다. ‘알어 내 친구’ 내가 대답했다. 다음날. 약 때문에 어제의 기억이 조각났다. 파편 속의 친구들. 알어 내 친구. 몇 가지가 불빛처럼 번쩍인다.”
당신. 술기운이 희미하게 남아있는 날. 난 그때 가장 자유롭다. 술이 취했을 때도 술을 마실 때도 아닌 그다음 날 아침의 희미한 취기에. 그 취기에 난 뭐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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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자세히 관찰하게 된다. 퇴사의 축복 중의 하나이다. 난 상기의 사실을 깨달았으며 그걸 기록한다. 당신. 당신은 이 글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난 사라진다. 아니… 사라졌다. 과거다. 미래로 이어지지 않는 선이다. 선의 끝에서 난 이 글을 고했다. 이건 선언이자 테이프를 뒤로 감는 일이다. 난 평생 날 몰랐으니 이 글을 읽을 당신이 나를 알라. 알아달라 알아달라. 난 무엇이고 무엇인가. 존재의 부재. 육체의 실체. 이 간극 사이에 난 우주로 쪼개진다. 짓눌린 벌레처럼 갑옷을 터트린다. 움직임과 노래. 그 원초의 세상으로 흩어진다. 여러 가지 차원. 뇌, 팔, 다리, 고환, 정강이까지. 춤을 춘다.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