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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알유 Jan 06. 2024

회사를 다니는 이유

회사는 부작용없는 졸피뎀

6개월 정도 여러 고민을 하느라 머리가 아팠다.

회사에서 써먹을 어려운 자격증을 따볼까?

대학원을 다녀볼까?

- 전공은? 학교는? 

투자를 해볼까?

- 주식? 부동산? 어느쪽으로?

부업을 해볼까?

- 유투브? 어떤 쪽으로?

집을 사볼까?

차를 사볼까?

- 전기차? 하이브리드? 중고차?



고민이 어려웠던 이유는

결국  내가 어떤 걸 가장 중요시 하는 지 결국 우선순위를 못정했기 때문이란 것을 깨달았다. 

나 스스로 방향을 못정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조언을 듣는 것을 하나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진짜 무엇을 원하는 지 고민했다.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앉고 싶은지, 부자가 되고 싶은지, 가정을 꾸리고 싶은지.

그럼 좋지 정도가 아닌 이것을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 지 생각했다.

이 중 가장 원하는 것은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었다.



그럼 질문을 "돈이 되는 일인가?"로 하면 답은 명확해진다. 

그럼 대학원을 가는 게 돈이 될까? 

대학원등록금 약 600*(5학기)=3000만원이 -인데 

그만한 돈과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일일까?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사회적으로 주류가 되기 위해서였다.

주류를 리드할 능력은 안되지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류가 되어 소외당하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라는 울타리가, 회사의 네임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편안하고 안락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어디서 머하는 지 질문을 받을 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아직 주니어라 회사뽕이 없어지지 않아서일지도 모르지만...)

좋은 대학이 10대를 성실히 지냈다는 보증수표가 되듯,

네임드 회사는 20대를 대충 보내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우리 회사는 석사비율이 높아 석사가 아니면 맡을 수 있는 업무가 한정적이다. 

석사의 경우, 승진과 직무급을 더 받기 때문에 10년 근속이상일 경우부터는 

얼추 대학원등록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다.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고 해서 회사를 그만 둘 것인가? 

9-6시동안 뭘 하고 지낼 것인가? 할 일을 스스로 계속 만드는 것이 더더더 어려운 일이다.

사업을 해보적 있고, 주변에 하고 있는 사람을 보다보니깐

오히려 누가 할 일을 정해서 주는 게 사실 개꿀이라고 느껴진다.

사업을 하면서 우울증과 불면증 두통 소화불량 등을 가져서 한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았다. 

(힘들면 바로 가서 전문의를 만나라. 나약한 게 아니다. 화학적으로 약물의 도움을 받는 걸 강추한다.)

정해진 업무를 정해진 시간에, 상식적인 사람들과 함께 하다보니 두통만 남았다. 

그러니깐 나한테 회사는 졸피뎀(수면유도제) 같은 거다. 이게 얼마나 행운이냐고?!?! 

게다가 덤으로 생활유지비와 사회적체면도 함께 주는 거다.

심지어 내 사업으로는 못해볼만큼 큰 시스템을 운영해보고 리스크는 1도 안가져간다.

이렇게 생각을 바꾸니 회사다니는 게 진심 개꿀이다. 업무스트레스도 가볍게 느껴진다. 

심지어 재미도 있어진다.(이게 진짜 가능한 일이라니)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다니는 거다. 

그럼 회사를 계속다니기 위해 "대학원을 가야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동기한테 "어떤 시스템에서 먼가 해보고 싶은 게 있어?" 물었다.
"별로 그런 게 없어. 열심히 일한다고 돈을 많이 주지 않잖아."
"이럴려고 힘들게 취준한 게 아닌데, 이렇게 평생 산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어"


나처럼 회사를 개꿀로 아는 입장에서는 띠용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돈을 벌자고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부자가 목적이면 회사를 안 다닌 게 맞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투자나 장사를 해야하는 거지, 노동으로 버는 데는 한계가 있다.

(너무 어렵다거나, 리스크가 크다고 느낀다면 그게 부자가 못되는 이유가 될꺼다.)

사회적 지위가 목적이면 회사를 안 다니는 게 맞다.

세무사, 감정평가사, 변호사,한의사, 의사 이쪽으로 가는 게 맞는 거 같다.

(공부머리가 아니라서 못한다고 생각하면, 사회적 지위를 가질만한 사람이 아닐꺼다.)

먹고 살기 위할 정도의 능력이 목적이면 회사를 다니되, 취미로 나머지 시간을 갖는 게 맞다.

근데, 내 경우 그런다고 욕망덩어리이라서 스스로 만족이 안되었다.



그러니깐 나는 앞으로 한 15년 정도는 개꿀인 회사에서 즐겁게 일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계획을 잡고 노력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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