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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버스 Nov 16. 2019

20대 인생을 얼마든지 바꿀수 있는 나이

수능을 끝낸 친구들에게 

어제 수학 능력 시험이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수능 한파는 존재했고 아이들은 시험을 치뤘다.

우리집 앞 고등학교는 9시가 넘도록 교실에 불이 켜있었는데

어제는 학교 전체가 불이 꺼져 캄캄해 

그 장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어제 만큼은 몸도 맘도 편안하게 푹 쉬었을 것이다. 


언젠가 

큰애 엄마들 모임에서 학창 시절 고교시절을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엔 그들과 허물 없다고 생각한 사이였는지 참 솔직하게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서로 돌아가면서 쓸데 없이 고등학교때 등급을 이야기 했다. 

내 차례가 돌아와 지난일이라며 거릴낄거 없다며 큰소리로 7등급이였다고 하니

옆에 친한 엄마가 ' 언니는 어떻게 예체능 보다 공부를 못해? 라는 농담을 던졌다. 


사실 내 성적으로는 절대 공부로 대학을 갈 수가 없었다.


수능시험을 치루고 이런저런 갈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때에 

친구가 본인이 다니는 화실에서 정밀 묘사를 3개월만 바짝하면 

서울외곽이나 경기도쪽 대학(전문대학)에 진학이 가능하다고 했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 이야기다.)


나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터라 부모님께 사정을 이야기 하고 미술 학원에 등록했다. 


그림은 어려웠다. 

나처럼 대강주의가 가만히 몇 시간씩 앉아 

라면봉지나 치약. 가위 캔등을 자세히 관찰하며 세밀한 정밀 묘사를 그릴려니 

속에서 천불이 올라왔다..


대학은 나와야 하는데 ...

스케치북을 앞에 두고 한숨 쉬는 날이 많았다.


어느날 늘  하던대로 커다란 숨을 몰아 제대로 크게 한숨을 쉬고 있는데

옆에 수채화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그걸 들으셨나 보다..


" 너 왠 한숨을 그렇게 쉬냐?"

"네?"

" 그림 안그리고 왜 어린애가 한숨 쉬냐고?"

" 아.. 그냥 .. 제 인생이 너무 한심해서요,,"

" 야~~ 너 뭐야?!! 너 나이면 인생을 3번 정도는 바꿀수 있어!! 한숨 그만쉬고 하는거나 열심히 해!!""


그때는 정말 몰랐었다.

갓 성인이 된 20살 이란 나이가 

인생을 3번이나  바꿀 수 있는 나이라는 것을...


수능시험을 보고 하루가 지난 오늘 

학교로 출석한 아이들은 오늘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무 생각이 없었을까?

그렇지 않았을 거다. 

 어제 수능을 봤던 아이들의 마음은  

한숨이 일상이었던 20대의 나의 맘과  별 다를게 없었을 것이다.


나는 지금 그당시 수채화 선생님과 엇비슷한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수능을 본 친구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얘들아. 

어제 시험 잘 봤든 잘 보지 못 했던 간에 

너무 상심하고 절망하지 않길 바래~~!!

너희들 나이면 인생을 얼마든지 바꿀수 있는 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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