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즐거운 하루
호기롭게 베트남으로 파견을 나온 지 2년이 지났다.
내 계획에 없던 '코로나'가 갑자기 터지는 바람에 상황이 갑자기 많이 안 좋아졌다.
코로나로 인해 미국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미주 바이어의 오더는 반토막이 났고, 그로 인해 회사에서 정리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퇴사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어마운트가 늘지를 않으니 회사에서는 새로운 직원을 뽑지 않았고, 정리되고 퇴사한 사람들의 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직원들은 버벅거리기 시작했고, 나는 너무 많은 업무를 쳐내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았고, 고통의 연속이었다.
"2021년이 어쩌면 나의 마지막 '사이공 라이프'이지 않을까?"
정리되고 퇴사하는 사람들을 보니, 그리고 불완전한 내 미래를 보니 여기서의 생활은 올해가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고민과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취미로 그림일기를 그리며 사이공 라이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너무 많았기 때문에, 막상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면 징징거리지 말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그리고 싶은 것 다 그려보고, 고치고 싶었던 것을 고쳐보기로 했다.
그렇게 '재정비'를 하면서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꾸준히 연재하던 '어떻게든 즐거운 하루' 연재를 약 2주일 동안 쉬었다.
먼저 바꾸고 싶은 것을 바꿨다.
1. 배경에 글씨가 묻혀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게 마음에 안 들었었기 때문에, 배경 그림에는 테두리를 빼고, 글씨 쓰기 전에도 바닥을 검게 칠해서 글씨가 잘 보이도록 했다. 그리고 배경에 글씨를 쓸 때에는 무조건 검은 바닥에 흰 글씨를 써서 통일성을 주기로 했다.
2. 나름대로 베트남 느낌 + 회사 느낌이 나는 색을 골라서 그렸었는데 색이 촌스러운 게 불만이었다. 칙칙한 회색과 쨍한 노란색을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채도로 색을 조금씩 바꿔보았다.
3. 이 그림일기는 인스타그램과 브런치에 동시에 올리고 있었는데 브런치에는 앞으로 더 많은 글을 추가하여 ‘브런치 북’에 올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