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보다 미완성이 더 두려워진 이유는 무엇일까?

망가지는 것보다 드러나는 것이 무서워진 시대

by 이키드로우

예전에는 실패가 무서웠다.

잘못된 선택, 틀린 결과, 돌아갈 수 없는 실수.

그래서 사람들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조심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두려움의 방향이 조금 달라졌다.


이제는 실패보다

미완성인 상태로 드러나는 것이 더 불편해졌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생각,

완성되지 않은 결과,

말하다가 멈춘 문장.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일이

괜히 부끄럽게 느껴진다.


실패는 끝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미완성은

지금의 나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실패는 설명할 수 있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

“결과가 안 좋았을 뿐이야.”


하지만 미완성은 설명이 어렵다.

아직 가는 중이고,

아직 판단이 끝나지 않았고,

아직 나 자신도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완성인 상태를 오래 숨긴다.

조금 더 다듬고,

조금 더 정리하고,

조금 더 괜찮아질 때까지.


문제는

그 사이에

삶의 장면이 늦춰진다는 점이다.


실패를 피하려는 태도는

신중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완성을 숨기려는 태도는

삶을 관객석으로 밀어낸다.


드러나지 않으면

평가받지 않는다.

평가받지 않으면

상처받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삶은

완성된 모습으로만 살아지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정리되지 않은 채로 움직인다.


미완성은

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다는 흔적이다.


그리고 그 흔적을 감당할 수 있을 때,

삶은 비로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오늘의 질문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정말 실패일까,

아니면

아직 다 되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