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함은 나이가 아니라, 삶을 다루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어른이 되었다는 기준은 보통 명확하다.
일을 하고, 책임을 지고,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무난하게 수행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자신을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그 판단은 틀리지 않다.
다만 그 판단만으로는
지금의 상태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어른아이는
미성숙한 사람이 아니다.
현실을 모르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질문을 미뤄둔 사람에 가깝다.
해야 할 일은 알고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안다.
문제는
왜 이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른아이는
삶을 관리한다.
감정은 조절하고,
일정은 소화하고,
관계는 유지한다.
크게 어긋나지 않게, 문제 생기지 않게.
겉으로 보면 안정적이다.
하지만 그 안정은
방향을 확인해서 생긴 안정이 아니라,
질문을 보류해서 생긴 안정이다.
어른아이의 말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어.”
“다들 이렇게 살잖아.”
“언젠가 정리하면 되지.”
이 말들은 거짓이 아니다.
다만 이 말들이 오래 유지될수록
삶은 점점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어른과 어른아이의 차이는
결단력이나 용기가 아니다.
삶을 대하는 거리다.
어른아이는
삶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다.
그래서 숨은 차지만
전체를 볼 수는 없다.
어른은
한 걸음 물러나
지금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삶과 한 걸음 떨어진 지점에서
여러 가지 질문이 생긴다.
이 선택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이 방식이 언제까지 유효한지,
지금의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 질문들은
삶을 흔들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삶을 설명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어른아이 상태가 길어질수록
삶은 편해질 수는 있어도
선명해지지는 않는다.
반대로, 삶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시작될수록
불편함은 늘어나지만
방향은 또렷해진다.
오늘의 질문
지금의 나는
삶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