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다정함은 타고나는 성격이 아니라, 살아오며 끝내 선택하게 되는 태도라는 것을 이 나이에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잘 살아야 한다고 믿었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버티는 법은 익숙했지만, 나에게 말을 거는 법은 서툴렀다. 그래서 다정함은 늘 다른 사람을 향해 있었고, 정작 나 자신에게는 가장 늦게 도착했다.
이 글들은 무언가를 극복한 이야기라기보다, 더 이상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기로 한 이후의 기록이다. 삶의 속도를 조금 늦추고, 마음이 머무는 자리를 다시 살피며, 지금의 나로 살아가는 연습에 대한 이야기다. 상담실에서 만난 수많은 얼굴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나 또한 배워야 했던 다정함의 모습들이 이 글의 배경이 된다.
여기에는 정답도, 조언도 없다. 다만 잘 살아왔지만 문득 낯설어진 마음, 흔들리면서도 계속 살아가고 있는 감각을 조용히 적어두고 싶었다.
이 연재가 당신에게도 자신에게 말을 거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정함은 거창하지 않다.
다만 오늘도 다시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