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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I DECIDE>

★★★  (비아이) 니가 있다 없으니까 

by 박수진 Apr 20. 2020

2018년의 대박 히트곡 ‘사랑을 했다’의 옳은 예다. 너나 할 것이 전세대가 (자 타의로) 빠져들었던 그 노래의 쉬운 멜로디, 평탄한 진행, 선명한 후렴구 등의 특징을 그대로 끌어온 짧은 EP는 총 5개의 수록곡을 크게 하나의 범주 아래 집합시킨다. 그건 바로 ‘후크송’이다. 첫 번째 곡 ‘Ah yeah’가 일렉트릭기타와 중후반부 트랩 사운드의 이질적인 결합으로 거친 질감을 만들고 마찬가지로 타이틀 ‘뛰어들게’는 요즘 잘 쓰지 않는 옛 감성의 하모니카 소리를 전면에 배치. 흔히 말하는 뽕짝의 걸쭉함이 연상되는 위험을 택한다.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사운드 소스를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강단 있는 선택과 따라 부르기 쉬운 선율이 전체 음반을 가득 채운다. 대놓고 클랩 비트(박수소리)와 싱어롱 지점을 남겨 둔 ‘온 세상’은 뽕뽕거리는 신시사이저로 아기자기한 귀여움을 강조하고 미드 템포의 발라드 ‘견딜 만해’ 역시 건반 사운드로 시작해 또 한 차례의 킬링 포인트를 밀어 붙인다. ‘너란 바람 따라’가 그다지 인상 깊은 지점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그 노래가 가진 전형적인 발라드 구성 때문이 아닌 앞선 곡들에게는 있던 찰진 후크 감각의 부재 때문이다.


거칠고 투박한 사운드를 망설임 없이 사용한 선택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대부분의 수록곡에 잘 붙는 후렴을 만들어낸 것도 그(들)이 좋은 대중 감각을 지녔음을 반증한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그 지휘권이 이제 더 이상 아이콘의 멤버가 아닌 비아이(B.I)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응집력을 지닌 끝 곡 ‘너란 바람 따라’에 한 스푼 부족한 매끈한 멜로디는 이 그룹의 경계를 잘 드러낸다. 제대로 전체 연령을 사로잡을 곡이 아니라면 여타 아이돌 그룹과의 차이점을 뚜렷하게 건져 내기 어렵다. 


때문에 이 음반은 ‘사랑을 했다’ 유의 좋은 예가 될 수 없다. 선두에 있던 멤버의 색채가 빠진 다음 작품을 놓고 봐야만 더 깊이 있는 방향성을 논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으로서는 그룹 아이콘의 변화를 담지 않은 아직은 이전 활동 영역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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