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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퓨타 Laputa Apr 09. 2017

Dupont과 Hermes

핵심역량의 사례

컨설팅 매거진에서 역량 분석과 핵심 역량에 대해 다루어보았다.

핵심역량에 대한 포스트에서 이야기했듯이 핵심역량을 이야기할 때는 핵심제품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물론, 요즘과 같은 급변하는 시대에는 내가 처음부터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이루겠다는 역량이라는 관점이 경영전략의 답이 아닐 수 있다. 압축성장을 위해서 인수합병(M&A)를 적극 활용하고 외부에서 기회를 찾아 사업으로 이어가는 다양한 경영전략 방법들도 많이 있다. 그런 부분은 일단 잊고 여기서는 온전히 핵심역량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핵심역량에 대한 탐구에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는데 1980년대는 일본의 최고 호황기로 미국시장은 거의 일본에 의해 점령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던 시절이었다. 당연히 경제, 경영학자들은 일본기업들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핵심역량의 개념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990년대에 핵심역량 이론은 많은 경영분석에서 이용된다. 그런데 이런 핵심역량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정확한 정의를 몰라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책이나 블로그도 많다. 경쟁우위와 헷갈리기도 하고(경쟁우위가 일시적, 핵심역량이 미래지향적이라곤 하나 여전히 추상적이긴 하다) 심지어 브랜드, 특허, 유통망 등 재무제표상에서의 자산으로 취급되는 것을 핵심역량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 자체가 핵심역량이라기보다는 그것들을 관리하는 기술이 핵심역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핵심역량경영의 사례로 드는 많은 기업들이 30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잘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망하거나 합병되거나 위축된 기업들도 많다. 그래서 저자는 사례로 지금도 설명이 양호한 기업들을 예로 들려고 한다. 이러한 기업들은 핵심역량 또는 핵심제품을 잘 발달시켜 신사업으로 진출하거나 

회사의 주력사업을 전환하여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즉, 지속성장(Sustainable Growth)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1. Dupont


첫번째, 듀퐁(Dupont)이다. 듀퐁 창립이 1802년이라 하니 200년이 넘은 기업으로 WMAC 2016[1]에 97위에 올라있다. 그래도 지구촌의 수 많은 기업들 중 무한경쟁 상황에서 지금까지 망하지 않고 200년 이상을 견뎌왔다면 무언가 있지 않겠는가? 자세한 이력은 회사 홈페이지(www.dupont.com)를 참고하고 여기서는 듀퐁이 200년 동안 한 일을 크게 살펴보자. 


듀퐁은 제일 처음 화약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화학자이자 창업자인 E.J 듀퐁이 미국 델라웨어주 웰링턴지역에 흑색화약 공장을 최초로 설립함으로써 듀퐁은 시작되었다. 이 당시 미국도 서부개척시대였고 카우보이들의 총질이 심하던 시절이었음을 감안하면 화약장사는 아주 잘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게 듀퐁은 한 100년 정도 이걸로 먹고 산다. (사실 이 100년 동안 듀퐁은 JP모건과 함께 미국 최초의 군산복합체가 되어 돈을 엄청 번다. 이 얘긴 다음에 .. ) 


그러다 1900년대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화학산업에 발을 들이게 되는데 방수셀로판지를 개발하면서부터이다. 그 이후로 도료, 합성고무 등을 발명하여 자동차 및 포장산업의 혁신을 가져오게 된다. 그러다가 듀퐁의 이름을 크게 날린 일이 생기는데 바로 나일론의 발명이다. 이후 직물산업의 일대혁신을 가져온다. 아줌마들의 주방 얘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테프론, 반도체 트랜지스터 산업의 시발점이 된 고순도 실리콘, 탄성섬유, 1969년 달에 간 우주인들이 입은 우주복도 듀퐁이 만든 것이다. 무한재활용이 가능한 폴리에스터 개발 등 연료전지, 인공대두단백질 개발 등 첨단 소재와 바이오산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화학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듀퐁은 화학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응용으로 출발하여 수많은 핵심제품을 개발함으로서 다양한 사업에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핵심역량에 기반한 듀퐁의 핵심사업 전환


2. Hermes


저자가 뽑은 두번째 사례는 에르메스이다. 앞서 소개한 듀퐁과 달리 이 회사는 시장 segment가 독특하다. Mass Market 대상이 아니라 소위 명품을 파는 회사이기때문에 이 회사가 만드는 제품의 고객은 Prestige 계층이다. 이 회사도 1837년 생겼다니 200년을 바라보는 회사가 되겠다. 띠에리 에르메스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원래는 말장식품, 승마용 부층, 말안장 등 마구(馬具)를 만들었고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를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가죽 다루는 기술이었다. 최고의 가죽을 선정하고 그 가죽을 다루는 대를 이어오는 비법, 

그리고 명성에 어울리는 브랜드 관리가 현재의 에르메스를 있게 했다. 과거에 유명한 여배우이자 모나코 공국의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를 위해 만든 켈리백은 수천만원이 호가하고, MB정부의 영부인이 들고 다녀서 화제가 되었던 가방이기도 하다. 당시 네티즌들이 찾은 파란색 가방의 가격은 1,080만원. 켈리백 콜렉션에서는 비싼 것이 아니라고 얘기도 있었다. 또한, 에르메스는 가죽공급업자들에게 높은 구매가로 가죽을 매입하고 현금결제를 함으로서 항상 최고의 가죽을 공급받을 수 있었고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켈리백의 경우, 악어가죽으로 만들어지는데 희소성에 기인하여 핵심제품의 가치를 톡톡히 하고 있다. 이렇게 선별된 가죽들은 에르메스 가죽 아뜰리에로 옮겨져 또 한 번의 품질 검사를 받게 되고 견고성 측정을 거쳐 상처, 구멍, 주름, 기생충의 흔적 등 세밀한 검사를 통해 가죽의 등급과 용도가 결정되면 장시간 숙성을 위해 전용 보관실로 이동된다. 이미 말했듯이 좋은 원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능력외 에르메스를 유명하게 하는 것은 이것으로 물건을 만드는 능력인데 이는 에르메스 집안의 비법이기도 하다.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새들 스티치(Saddle Stitch)에는 마구를 만들던 장인의 기술이 고스란히 있다고 보면 된다. 밀랍을 입힌 실과 양 끝에 달린 바늘을 통한 바느질로 두 장의 가죽을 이어주는 것인데 가방, 벨트, 장갑, 시계의 스트랩 등 가죽제품에 이 기술이 사용되며 그 중에서도 손잡이, 거셋(덧천), 잠금장치, 포켓과 같이 튼튼함이 더욱 많이 요구되는 부분에 사용되며 2.5cm당 적게는 5번, 많게는 4번의 스티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스티치를 위한 수작업은 수개월의 훈련과정을 거친 장인들이 수작업하며 특정한 도구에 의해 완성되고 실에 밀랍을 입힌 것은 방수처리와 강화기능, 부드러움을 위한 것으로 뛰어난 치수안정성으로 유명한 리넨 실위에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습한 일본에서도 늘어나지 않고 춥고 습한 노르웨이에서도 줄어들지 않아 어떠한 기후에도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이 실의 색상은 백여 가지나 된다. 150m에서 600m에 이르는 다양한 컬러와 길이의 실에는 모두 색상번호가 달려있어 철저히 관리된다. (오래 전 관련 디자이너들로부터 들은 이야기. 컨설팅 주제와는 무관하지만 유익했다)

 

이러한 에르메스의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3년간의 에르메스 가죽장인 학교를 졸업하고 2년간의 수련기간을 거쳐야만 하는데 현재 이렇게 엄격한 교육과정을 통과한 에르메스의 장인들은 500여 명으로 현재는 80여 명의 예비 장인들이 에르메스 장인 학교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2010년 기준)


이렇듯 에르메스는 핵심역량이 요구하는 월등한 역량, 지식, 교육 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기업이다. 핵심역량이라는 개념이 생기기도 전에 그렇게 해 왔던 것이다. 


여기에 현대적인 마케팅기법 등이 가미되면서 최고의 명품 브랜드를 이어나가고 있다. 브랜드 가치를 위해 재고품을 불태워버린다거나 전세계 유명인들만이 자신들의 제품을 소유할 수 있도록 고객관리를 한다거나 (한국의 톱스타 B양이 버킨백 대기표를 올려달라 했다가 개망신 당한 유명한 사례가 있다는데 B양이 누군인지 모르겠다) 매스티지 상품으로의 전락을 막기 위해 세일을 하지 않는다거나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이 최고 장인들이 32시간 들여 1개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명품을 고집하는 회사가 되었다. 2009년 5대가 죽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들면서 가족경영의 한계가 보이는 것 같지만 에르메스의 정신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핵심역량에 기반한 에르메스의 사업 변천


초일류기업들은 핵심역량의 의미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역량 외에도 수많은 경영기법들이 동원되고 있기 때문에 핵심역량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이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오토바이 가솔린엔진에서 출발한 혼다(HONDA)라던가 익히 알려진 유명한 사례들은 경영학 서적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1] 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Fortune지에서 매년 선정한다. 듀퐁의 경우, 2010년만해도 50위 권에 들었는데 최근 IT혁신 기업의 강세로 거의 100위 권으로 밀려나는 모양새이다. WMAC 2017년 1위는 Apple, 2위는 Amazon, 3위는 Starbucks이고 50위 안에 국내 기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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