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역량과 지속성장우위란 무엇일까?
지금까지 앞 장에서 주로 설명했던 관점은 국내외 경제 및 산업 동향, 고객의 요구 등 기업 외부의 환경과 그 변화에 대해 분석하는 도구와 기법들에 대해 주로 소개하였다. 이 장에서는 기업 내부의 역량에 대한 고찰과 그 경쟁력에 대해 분석하는 법이 중심이 될 것이다. 기업의 역량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어떤 고객가치가 담겨야 하는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한 것인지? 이는 경쟁사와 비교해서 얼마나 강한지 등에 대한 분석이 역량 분석이라 할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는 역량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Competencies covers knowledge, skills, and know-how applied and mastered in a specific context
---------- ILO:R195, HRD Recommendation, 2004
지식과 스킬, 경험을 포함한다는 표현은 매우 적절함과 동시에 분석을 매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제부터 역량 분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0.1 자원과 능력의 관계
경영전략 컨설팅에서 기업 전략 또는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략 수립의 관점을 결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자원준거론(RBV)[1]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고자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일을 진행한다.
1. 기업이 보유한 자원(Resources)과 능력(Capabilities)을 분석한다
2. 이를 최대한 활용할 전략을 수립한다
3. 수립된 전략에 필요한 자원 및 능력과 기업이 현재 보유한 자원 및 능력의 차이(Gap)를 채울 실행과제
들을 도출한다.
그렇다면 자원과 역량은 어떻게 정의되는 것일까? 자원은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로 나뉜다.
유형 자원(Tangible Resources). 기업의 유형 자원은 그 파악과 평가가 가장 유용한 자원으로 현금과 같은 재무적 자원과 건물, 기계와 같은 물리적 자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무형 자원(Intangible Resources). 기업의 무형 자원은 쉽게 평가할 수 없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원으로 대표적인 것으로 기술과 평판(Reputation)이 있다.
인적 자원(Human Resources). 인적 자원은 사람인데 사람을 자원으로 본다는 시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현대경영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지식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기계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Table III-29는 다양한 기업의 자원과 측정지표를 소개하였다.
그렇다면 기업의 능력(Capabilities)은 무엇일까? 이런 정의나 주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이에 대한 논의 자체를 매우 현학적(衒學的)으로 느낄 수도 있다. 저자 생각에도 이런 논의가 그다지 실질적이지 않아 한편으로는 일에 도움이 될까 생각도 들지만 기업의 능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해보고자 한다. 예를 들어 공장 설비와 공장 직원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각각 기업의 유형 자원이고 인적 자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이 잘 융화되어 만들어 내는 생산 능력은 기업이 보유한 역량(Competencies)[2]이 될 수 있다. 즉, 기업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자원과 능력의 조합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실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기업의 자원과 능력에 대해 생각해보면 다음 2가지 경우를 매우 많이 접할 수 있다.
1. 하나 하나의 자원으로서는 훌륭하지만 조합으로서는 형편 없는 경우
2. 자원 하나하나는 별 볼일 없지만 조합으로서 큰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
자원과 능력의 조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경쟁우위나 지속가능한 역량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고민은 기업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 개발로 이어지게 된다. 즉, RBV 관점에서 경영 전략은 핵심역량을 어떻게 개발하고 발전시키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 된다.[3] 광의의 개념으로 기업의 역량(Competence)은 기업이 보유한 능력(Capabilities)과 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구조적 입지(Structural Position)로 구분할 수 있다.[4] Table III-30은 기업이 보유한 능력과 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구조적 입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able III-30에서 표현된 것처럼 보유 역량과 구조적 입지가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여 경쟁력의 수준이나 고객 가치의 기여도가 높은 역량이 핵심역량으로 정의된다.
10.2 핵심역량의 개념
기업의 역량(Competency)을 이해하기 위해 기업의 자원(Resources)과 능력(Capabilities)에 대해 앞서 살펴보았다. 프라할라드(C.K.Prahalad.1941 ~ 2010)와 하멜(GaryHamel. 1954 ~ 현재)에 의해 소개된 핵심역량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핵심역량(CoreCompetence)이란, 경쟁 기업에 대해 절대적인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의 독특한 자원(Resources)과 능력(Capabilities)의 조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장에서 구입 가능하거나 재생산, 복제, 대체가 불가능한 유무형의 자산이다.
위의 정의에서도 언급되었지만 핵심역량은 사업적 관점에서 다음 4가지 속성을 충족시켜야 한다.
1. 독창성(Uniqueness). 핵심역량은 다양한 지식 및 경험, 기술의 결합으로 한 기업만이 가지는 독특함
으로 경쟁사 대비 차별적 우위를 가져야 한다[5].
2. 희소성(Rareness or Inimitability).핵심역량은 경쟁사가 모방하거나 흉내낼 수 없어야 한다
3. 고객 수혜(Customer Benefit).핵심역량은 기업의 고객이나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4. 가치 창출(Value Creation). 핵심역량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열어줘 신제품 시장으로 진입하고 타 산업
및 사업에서의 적용가능성을 열어주어야 한다.
핵심역량의 정의나 4가지 속성 등 경영학자들이 개념적으로 잘 설명하였으나 여전히 추상적이어서 도입된 설명이 Figure III-49와 같은 경쟁력 나무(Competency Tree)이다.
즉, 기업의 핵심역량이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고 핵심제품이나 서비스는 나무의 큰 줄기나 큰 가지, 사업 영역은 작은 가지, 나뭇잎이나 열매들은 고객이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최종 제품이나 서비스로 생각하면 된다.[6] 한 때, 삼성그룹은 핵심역량 이론을 경영 전반에 녹여 반영하였는데 그때 사용한 ‘신수종 사업’이라는 용어가 정부와 산업계에 널리 알려지기도 하였다.
10.3 핵심역량의 측정 및 관리
컨설팅에서 기업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TableIII-31과 같이 5단계를 거쳐서 진행된다.
각 단계별로 조금 더 상세히 알아보면 첫 번째, 시장을 이해하고 기업이 보유한 강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차원적(Multi-dimensional) 시각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파악하고 그것을 깊게 이해해야 한다. 기업의 보유 역량, 업무 프로세스(Value Chain), 조직 구조의 역할과 책임을 인터뷰 등을 통해서 이해하고 외부 시각의 관점에서 시장 내 입지(Outside-In Perspective)를 파악하고, 내부 시각의 관점(Inside-Out Perspective)에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강점을 파악한다. 두 번째, 보유 역량을 정의하는 일은 강점의 근거와 경쟁 대비 수준을 파악하고 시장 내 성공을 위해 또는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요구되는 역량을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역량과 구조적 강점으로 구분되는데 특히, 역량은 경쟁우위 및 고객가치와 매핑되어 각 역량이 시장과 각 사업세그먼트에서 중요함이 이해되어야 한다. 세 번째, 핵심역량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Figure III-50과 같은 경쟁우위-고객가치 매트릭스를 많이 활용한다.
파악된 각 역량 그룹은 시장 세그먼트별로 역량의 중요성을 비교하고 공통적 핵심역량을 도출하여 역량 그룹별 추진 방안 및 제반 사항을 점검한다. 네 번째, 역량 이용 및 강화 방안 도출을 위해 크로스 세그먼트(Cross-segment)별로 공통 필요역량을 파악하고 타 시장의 확대 적용 여부 및 신규 사업 진출에의 활용 가능성을 점검한다. 이것이 용이한 역량이 경쟁 우위를 가질 확률이 높다. 마지막 다섯 번째로 역량의 개발 및 확보를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변화관리 관점에서 추진 주체를 명확히 하고 계획으로서 관리되기 위해 각종 마일스톤(milestones)을 상세하게 작성하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핵심역량을 개발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핵심역량을 분석하는 것은 각 단계별로 진행되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면 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것은 저자가 과거에 전략기획이나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핵심역량을 다룰 때 사용했던 방법들을 소개한 것이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사용하던 역량을 측정하고 정량화하여 관리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하멜은 핵심역량이 축적된 지식(Knowledge Stock)이 아니라 흐르는 지식(Knowledge Flow)이라고 하였다. 이는 동적인 단면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라 생각할 수 있다. 어쨌던 기업이 내부적으로 보유한 자원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핵심역량 이론은 경영전략에서 한 때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것이 사실이고 이를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교육의 중요성이 제고되어 기업 내 학습조직의 붐이 일었고 나아가 지식경영의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역량의 정량적 측정에 대한 이슈도 그대로 물려 받아 지식경영의 성과 측정도 도전이 많았다. 또한, 1990년대를 넘어 2000년대까지만 하여도 기업 내부의 역량을 극대화하자는 전략 기조로 내부 성장(Organic Growth) 전략이 주를 이루었으나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서는 단일 기업이 모든 혁신을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하여 핵심역량 이론은 퇴색되어 가는 느낌이다. Table III-32는 핵심역량 분석의 장단점을 정리한 것이다.
데이비드 에이커(David Aaker. 1938 ~ 현재)는 핵심역량과 비슷한 개념으로 '지속경쟁우위'라는 개념을 주창하였다. 이것은 ‘경쟁우위 능력’과 ‘경쟁우위 자산’으로 구분되는데 경쟁우위 능력은 핵심역량과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고 거기에 경쟁우위 자산을 더한 것이다. 기존의 경쟁 우위 개념이 글로벌 경쟁 시대의 도래로 지속개발(Sustainable Development)과 같은 용어 등이 등장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경쟁 우위(Competitive Advantage)란 경쟁사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능력, 바라는 성과를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경쟁 우위는 크게 다음 2가지로 구분된다.
환경적 우위(Environmental Advantage)
조직지식(Organizational Intelligence)
환경적 우위란, 지역적 이점 등으로 확보한 가격경쟁력이나 아웃소싱 등으로 확보한 우위를 의미하고 조직지식이란 지식경영과 같은 기업 내부 프로세스의 경쟁력으로 인한 성공적 의사결정 지원역량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지속경쟁 우위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Figure III-51과 같다.
Figure III-51에 따르면 기업의 자원과 능력으로 만들어진 경쟁우위 A는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우위로서의 지위를 잃게 된다. 한번 낮아진 경쟁우위는 다시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B) 그러나 지속경쟁우위(C)는 낮아질때 그것을 지속시킴으로써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제품 리더십(Product Leadership), 운영 효율성(Operational Excellency), 고객 친밀도(Customer Intimacy) 등이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지속경쟁우위의 속성은 핵심역량과 유사하여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방이 어렵다(difficult to mimic)
독특하다(Unique)
지속된다(Sustainable)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이다(superior to compete)
다양한 상황에 적응가능하다(applicable to multiple situation)
그러나 기업의 지속경쟁우위를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치를 창출하는지’와 ‘모방 불가능’하다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시장의 크기를 키우기 위한 여러 가지 행위를 말하며, ‘능력을 모방불가능하다’는 것은 유무형의 자원에 비해 능력이 모방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기업의 능력이라는 것이 기업 외부 사람들에게 잘 보이지 않으며, 보인다 하더라고 그 결과가 보이는 것이지 원인과 과정은 거의 알 수 없고, 개개인에 속한 것이 아니라 조직의 기능과 프로세스에 종합되어 상호작용하는 수 많은 요소들의 종합에 의해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지속경쟁우위를 벤치마킹 하는 수 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 Resource-based View. 기업의 내부의 자원과 역량을 분석하고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전략 개발 관점의 근거가 되는 이론
[2]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도 있으나 회사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증적인 비즈니스 교양서를 지향하는 본서의 특성 상 깊이 서술하지는 않는다
[3] 산업조직론(IO. Industrial Organization)에 근거한 마이클포터의 경쟁전략 이후 자원준거론(Resource-based view) 기반의 핵심역량 이론은 2000년대 초반까지 중요한 경영전략 이론이 되었다. 사실 핵심역량은 개념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어도 그 측정과 관리에 있어서는 많은 논란을 낳을 수 있고 이견들이 존재할 수 있다. 이에 근간한 지식경영도 같은 범주의 도전이 있었다. 그러나 정량적 성과를 논의하기는 어렵지만 경영전략 컨설팅에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4] 다분히 이론적 구분인데 계속해서 설명하겠지만 핵심역량 이론의 가장 큰 단점은 추상적이며 실제로 구체화하거나 그 성과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5] 핵심역량은 지식이나 교육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이후 경영 트렌드는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경영을 단순히 관리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좀 그렇지만 피터드러커가 주창했듯이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기업 성과에서는 의미가없다. 더군다나 핵심역량은 핵심성공요소(KSF.Key Success Factors)와 관계도 깊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핵심역량이나 지식경영은 그 성과의 측정 및 관리라는 부분에서 많은 도전을 받게 된다.
[6] 이 개념은 또 다른 관점에서 해석되어 맥킨지 컨설팅에서는 ‘Three Horizon’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Three Horizon’은 사업의 종류를 기반 사업, 성장사업, 미래 사업으로 구분하고 기반 사업의 수익이 성장 사업과 미래 사업을 지원하고 성장 사업은 새로운 자금원으로 키우며 미래 사업은 신사업을 다양한 옵션으로 바라본다는 관점이다.
Prologue
Part I. 컨설팅 산업은 부활할까?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1/2)
1. 컨설팅의 정의와 종류 (2/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1/2)
2. 컨설팅 산업의 현황 (2/2)
3. 컨설팅 기업들의 전쟁
Part II. 컨설팅 스킬
4. 논리적 사고 (1/2)
4. 논리적 사고 (2/2)
5. 문제해결기법 (1/3)
5. 문제해결기법 (2/3)
5. 문제해결기법 (3/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1/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2/3)
6. 커뮤니케이션 스킬 (3/3)
Part III. 컨설팅 도구와 기법
7. 경쟁 및 산업 분석 (1/4)
7. 경쟁 및 산업 분석 (2/4)
7. 경쟁 및 산업 분석 (3/4)
7. 경쟁 및 산업 분석 (4/4)
8. 고객 요구 분석 (1/3)
8. 고객 요구 분석 (2/3)
10. 역량 분석
11. 시사점 및 대안 도출
Part IV. 컨설팅 방법론
12.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
13. 경영전략 수립 방법론
14. 프로세스 혁신
15. 신사업 개발
16. 사업타당성 분석
17. 정보전략컨설팅(BPR/ISP) 방법론
Part V. 컨설팅 사업 개발 및 이행
18. 컨설팅 사업 개발
19. 성공하는 컨설팅 사업 제안
20. 컨설팅 이행과 지식경영
Epi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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