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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쭈 Mar 31. 2016

달콤함 뒤에 남아있던 쌉싸름함...

5장, 톤레샵 호수의 일몰

"넌 여행가서 이것만은 해야겠다.  꼭 가보는 곳이 있어?  묻자,  N군이 골똘히  생각한다.

 

"난 어딜가면  학교는 가보려고 하는 편이야. 

학교식당에서 교환학생인 양 식사를 하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실을 구경해.

어떤 나라든 이방인들에게 아무런 이득없이 호의를 베푸는건 학생들이야.

순수하고 따스한 잔상이 남는 곳도 학교지. 어때? 

오후에 시엠립에 있는 학교에 가볼래?" 


"저도 그런 여행이 좋아요." 


오후 톤레샵 호수를 가기 전까지 자전거를 타고 시엠립의 학교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등줄기를 타고 땀이 주르륵 흐르는 푹푹찌는 날씨에 비포장도로를 지나가자 흙먼지가 뽀얗게 일어난다. 

걸어갔다면 두 세 걸음가지못하고  주저앉을 날씨다. 

바람 한 점이라도일까 싶어 자전거 페달을 세게 밟고 있는데 때마침 한 차례 시원한 빗줄기가 지나간다.  


USEA대학교 ⓒ 노른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던 대학교는 USEA 대학교다. 맞은편에는 고등학교가 있었다. 

대학교라고 하는데 건물은 달랑 두 건물이다.  "이 학교에 한국어과도 있나봐."  그래도 정감이 간다.  


갑자기 초등학생 애들이 자전거를 끌고  교정으로 들어온다. 

알고보니 대학교 뒷편에  유료 자전거주차장을 이용하러 온거다.  

카메라를 들고있는 우리를 발견하더니 한 아이가 머뭇거리다가 용기내어 손을 흔든다.  

우리가 웃으면서 손을 흔들었더니 너도나도 손을 흔든다.  환하게 웃으면서. 





톤레샵 호수로.. 


어제 N군이 열심히 모았던 툭툭기사명함 중 하나를 골랐다.  인상 좋던 아저씨가 당첨이다. 

호텔프론트에 아저씨의 툭툭이번호를 말했더니 아저씨가 재빠르게 달려오셨다. 

이틀동안 아저씨와 만나니 지인을 보듯 친숙해서 나도 모르게 살가운 인사가 나왔다. 

 

톤레샵으로 가는 길은 비포장 도로였다. 

누군가 마스크를 챙겨야한다고 했는데  안가져온게 문제였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게 툭툭이기때문에 흙먼지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었다.

그렇게 40분을 달려 톤레샵에 도착했다. 


사전정보없이 일몰만 찍으러 왔는데 배를 타야 일몰을 볼 수있다고 한다. 

빅헤드(머리가 크다고 같은 동료들이 빅헤드라고 불렀다)라는 별명을 가진 남자가 우릴 보더니 따라왔다. 

배 타는데 1인당 20불이라고한다. 


"1인당? 너무 비싸!! 깎아줘!"라고했더니 안된단다. 

그럼 안탈래! 하면서 주위를 걸었더니 알았다고 15불로 깎아주겠다고 

티켓은 저기 매표소가서 끊으라고 했다. 

매표소에서는 가이드북에도 나와있지 않냐.20불이다 라고 말하고.. 

빅헤드를 데려와서 15불이라고 했더니 그렇게 끊어줬다. 

저들 가이드북엔  20불이라고 써있는데 왜 깎아준거지? 뭔가 석연치 않다. 

톤레샵 선착장ⓒ아리쭈

배를 타자  배몰이친구와 소피아라는 가이드가 타고 있었다. 

10명 정도 타는 배에 달랑 우리 둘만 타고있는게 민망하기도 했지만, 

소피아가 우리의 사진을 찍어주고 지나가는 전망이나 산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20분쯤 지나  수상가옥 근처에 도착했는데... 작은 보트가 왔다.

우리 배에 부딪힐듯 아슬아슬 운전하더니 배에 탄 여자아이가 우리 배로 넘어오려고 한다. 


저 아이는 누구지?

수상가옥투어를 하는 작은배ⓒ 노른
선착장에서 가까웠던 수상교회 ⓒ 아리쭈


소피아가 "저 배를 타고 수상가옥 투어하는 거야. 이 배는 커서 저 작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해. 

별도로 얼마를 더 내야해. "라고 말했다. 

"우린 그런 얘기 못 들었는데? 수상가옥에 안가고 선착장에서 쉴거야. 우린 일몰을 찍으러 온거거든"

"수상가옥에 사는 애들은 가난하고 불쌍한 애들이야."  


우리가 고집을 부리자 선착장에 내려줬다. 선착장이라 봤자 수상가옥 두 채가 연결되있는 음식점이다.

소피아는 떠났고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이래서 일몰을 볼 수있을까 불안했는데, 이삼십분 쏟아지더니 하늘은 더 맑아져 선명한 일몰을 볼 수있었다. 


우릴 데리러 온 소피아가 일몰은 수상가옥에서 배타고 보는 게 진짜라고 하더니 

"그들 내 친구야. 내가 말하면  15달러로 해줄 수있어!"라는 말을 했다. 

지금은 해가 져서  집에 돌아가기가 힘들어졌는데. 끝까지 호객행위다. 


우리가 수상가옥 투어를 안한게  괘씸했던지 돌아가는 내내  말 한마디 안 걸다가  

자기랑 배몰이 친구가 고생했으니  팁으로 5불을 내놓으라고 한다.

팁을 안 주려던건 아닌데 금액까지 콕  찝어 말하니  황당하네... 


결국 그들이 원하는대로 해줬는데 한 방 맞은 기분이다. 

톤레샵 호수의 일몰 ⓒ 노른

비 온 후  운좋게 봤던 일몰때문에 달콤했고,  우리를 달러로 보았던 그들때문에 쌉싸름했다.



<시엠립 톤레샵호수까지 가는 경비는 이렇게 계산하면 됩니다> 

1. 숙소나 시내에서 톤레샵호수까지 가는 차량(툭툭)  10불

2. 톤레샵에서 배를 타는 비용(선착장에서 수상가옥선착장까지) 1인/15불~20불

3. 수상가옥 투어비  PASS했지만, 협상이 가능합니다. 

4. 톤레샵배 가이드에게 팁비  강제로 5불 


*톤레샵호수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날이 좋으면 꼭 가보세요.  

*거리는 시내에서 톤레샵 선착장까지 40분걸리고요(툭툭이용)

톤레샵선착장에서 수상가옥가기전 선착장까지 20분정도 배를 타고 갑니다. 

*톤레샵으로 가는 길은 포장도로보다 비포장도로가 더 많아서 툭툭을 탄다면 마스크를 꼭 챙겨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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