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USA
각양각색의 유형을 세어보자.
하나 : <너 요거는 못 먹어 봤을 거다!> 미식가 형
아침에 눈뜨자마자 마시는 커피마저도 평범한 것은 거부한다.
내 입과 내 위의 품격을 향상하고, 전에 없던 맛을 찾았을 때 나의 뇌가 폭죽을 터트리는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여행한다.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나의 미식가적 이미지에 한층 고상한 색을 입혀줄 그런 참신한 메뉴를 순례하듯 여행하는 사람들.
둘 : <봐라! 이것들아 남는 건 사진뿐이다!> 사진작가 형
각종 유행하는 최신 장비들은 필수.
애들 손은 놓쳐도 셀피 스틱은 잡아야 되고 , 짐을 다 버려도 보조배터리는 절대 사수!
자신마저도 깜빡 속을 법한 미소도 빠질 수 없지!
특히 우리 가엾은 엄마들, 아이들이 옆에서 울고 불고 징징 짜고 난리 블루스를 쳐 대도 찰칵하는 순간엔 미소를 띤 울화통 복화술 “얘들아! 지금이야! 웃어!!”
10년이 지나도 그 순간에 아이들 징징대던 소리가 사진에서 들릴 지경인 현실 도피적, 전시적 사진들을 위해 여행한다.
셋: <관광지 돌다 피 토하는> 관광객 형
왜 맨날 내가 갈 수 있을 때는 ‘극 ’ 성수기냐!
돈 쳐 들이고, 회사 요새 바빠 죽겠는데 겨우 휴가 내서 왔다!
내가 쓰러져 죽는 한이 있어도 모든 관광지는 싹!
모조리 다!! 빠짐없이 블로그에 나온 그대로, 그 장소에서 바로 그걸 바라보며, 딱 그 각도로 내 눈에 박아 가리라.
단체 관광 여행사도 놀라 혀를 내두를 빡빡한 스케줄로 모든 관광지를 미친 듯 돌고, 밤엔 맥주에 소주 말아먹고 다음날 더더더 힘든 스케줄을 위해 불태우리라.
넷: < 난 이 순간만큼은 귀족이다!> 호텔 붙박이 형
밥은 호텔에서 주는 것도 벅차다.
호텔 방의 뷰와 수영장 퀄리티는 여행의 핵심!
비나이다 비나이다 호텔방 무료 업그레이드를 비나이다!!!
그동안 내가 열심히 벌어 미친 듯이 써 재낀 신용카드!
이 순간을 위해 모았다.
아득바득 모은 내 피 같은 포인트들, 마일리지들, 온갖 프로모션 싹 다 헤쳐 모여!!
땟국물 질질 흘려가며 산을 왜 타는가?
더운데, 추운데 날씨와 싸워가며 왜 싸돌아 다니는가?
호텔, 그 지상낙원을 나가면 밖은 지옥 불구덩이다!
다섯: <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이 날을 위해 다 써주리!> 샤핑( 쇼핑 아니고 샤핑)에 목숨 건 형
그들의 여행은 어디서부터? 면세점에서부터!
공부할 때도 하지 않던 요약정리를 샤핑 목록을 위해서 해본다.
최고의 절약은 안 쓰는 것이 아니라, 10프로라도 싸게 명품을 사는 것이다!
여행지? 먹을 거? 호텔? 그거다 샤핑을 위한 들러리일 뿐!
여행지는, 내가 거기서 뭘 샀느냐로 기억될 뿐이다.
쓰다 보니 너무 많다.
그냥 매우 많다는 말로 여행의 유형에 대해 쓰는 것은 갈음하겠다
그렇다면 질문할 것이다.
넌 뭔데?
그녀의 여행 시리즈는 뭔 유형인데???
미안하다. 아직 모르겠다.
그럴듯하게 꾸며서 미리 떠벌리는 것보단,
쓰다 보면 알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