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리감성러 Jun 10. 2019

아어으저음...

표류 20주차 7일


    “1분 1초가 달라서
이걸 뭐라고 말할 길이 없네”
아어으저음....


  임신 소식이 알려지고나니 주변사람들이 나를 과잉보호기 시작했다. 나도 그랬다.

“괜찮아?” “그래도 되겠어?” “먹을 수 있는거야?” “

“내가 해 줄게!” “ 가만히 있어” 등등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왠지 임산부의 기분과 몸과 주변의 상황을 챙기게 된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도 그랬다.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보호의 의무만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괜찮다” 라는 대답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기혼자들에게는 너무나 흔하고, 당연한 하며, 또한 요즘은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기에 그 사람의 몫이라고만 생각했던것 같다. 개개인의 성격에 비례한 엄살이고 유난일거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임산부 어플이 있다. 태아의 캐릭터가 주수마다 자라난다. 태아의 캐릭터를 살짝 누르면, 태아 캐릭터가 입력된 간단히 주수의 정보와 위로의 말을 건넨다. 19주 쯤 이었나? 무심코 눌러보다 확인한 문구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출산은 엄마가 목숨을 건 대단한 일이에요.” 뭐 이런 문구였는데.. 이 문구을 보는 순간, “그래 이 일이 보통이 아닌일이었구나.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몸도 마음도 힘든 것이고, 혼란스러운 것이구나.” 라고 비로서 인정하게 되었다.

  왜 스스로가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외면하려고 했을까? 그건, 나 보다 먼저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출산을한 나의 동생들, 주변의 친구들,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에 였다.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의무만있었던 나의 일방적인 배려와 객관적 입장의 조언이랍시고 뱉어낸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이 가슴에 걸려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나의 임신 또한 지난 날의 나처럼, 누군가에게 당연하게 비추어 질까봐.

  그래서 임산부가 된 지금, 누군가가 묻는 안부에 나는 쉽게 대답할 수가 없다.


[20주 3일]

매거진의 이전글 가라앉은 헛된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