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 항시 불안한 취준생의 푸념 좀 들어주실래요?
안녕하세요. 매번 서평이나 잔뜩 폼 잡은
글만 쓰던 못속입니다. 그마저도 몇 개 되진 않지만요. 아무튼. 브런치의 글 작성 알람을 계속 무시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키보드를 두드리지 않고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날이라 슬그머니 브런치에 들어와 봤습니다. 써놓고 부끄러움에 갇혀있는 글이 산더미라 앞으로는 틈이 나는 대로 열심히 써볼 작정입니다.
아니, 틈을 만들어서 써야겠습니다. 저는 게을러서 자꾸 스스로랑 타협을 하는 나쁜 버릇이 있거든요.
어쨌든, 오늘은 제 푸념을 써볼 작정이에요. 읽다가 답답해서 저를 한 대 후려치고 싶으실 수도 있어요. 그럼 그냥 악플을 남기시던지,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아무튼간에 관심이 필요한 시기니까요..
그럼 시작합니다. 고고.
그전에 오늘 제가 찍은 꽃을 먼저 보여드립니다.
길가인데도 아주 열심히, 예쁘게도 피어있는 모습이 좋아서 찍었어요. 꽃은 참 좋겠어요. 취업 걱정 안 해도 되니까. 멋집니다. 또 꼬이네요.

취준생은 언제나 꼬여있다
2024년 8월,
덥고 덥고 덥디 더운 여름입니다.
잠깐만 걸어도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버리고
이마에는 구슬땀이 맺히고.. 어쩌면 번거로운 계절입니다. 그런데 또 나뭇잎은 푸르고 햇살은 눈부시네요. 여름이란 이미지로는 이길 상대가 없는 최강자답게 참 찬란한 얼굴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덥고 더운 날에 고용된 곳이 없는 저는 더욱 불안해지곤 합니다.
점심시간쯤 학원가는 버스에 타면 잠깐 식사를 하러 나온 직장인들이 얼마나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는지.
직장인 친구들의 말로는 자신들은 이제 늘 피곤함에 찌든 낡은 회사원들일뿐이라 하지만, 제 눈은 이미
부러움에 꽉 막히고 말았습니다. 막막합니다 아주.
망망대해에서 열심히 뗏목을 저어가는데, 커다란 선박에 탑승해 저 멀리 멀어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기분이라 해야 할까요? 아이고, 너무 꼬였습니다.
꼬이고 꼬여서 똘똘 뭉친 실타래만큼 꼬였어요.
그런데 이 취준이라는 게.. 사람을 참 똬리를 틀게 만듭니다. 아휴.
이런 생각이 이어지던 중에, 같이 공부를 하던 친구가 회사에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으러 나갔습니다. 올해 초에도 같이 밥을 먹던 친구가 합격 전화를 받으러 나갔었는데, 이것 참. 저는 합격을 기원해 주는 부적이라도 된 걸까요? 마침 전화를 마친 친구가 후련함이 담긴, 아주 기쁜 표정으로 들어옵니다. 당연히 결과는 합격입니다. 축하해..(나는 어떡하지)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사실 저는 이력서도 많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허. 지금 저는 약간은 생소한 직종에 취업을 해보려 하고 있는데요, 요즘 참 고민이 많습니다. 공고가 많지도 않을뿐더러, 지금 살고 있는 부산에는 이 직종의 회사가 거의 전무합니다.
취업을 하려면 상경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하고, 이 업계는 박봉일뿐더러, 솔직히 말해 썩 자신이 있지도 않습니다. 생각이 이어질수록 한숨만 나오는 상태입니다. 아휴. 불안하니까 자꾸 자격증을 기웃거리고 있는데, 길을 잃은 듯한 기분입니다.
저는 영화연출이라는 (취업이랑 한참 거리가 있는) 아주 난감한 예술계를 전공했습니다. 물론 재능뿐만 아니라 열정도 떨어져 영화일은 깔끔하게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이 분야는 열정 없는 사람은 뛰어들었다간 아주 많은 후회를 거치고 몸도 마음도 시들 전쟁터이기 때문입니다. 하긴 그렇지 않은 직종이 어디 있겠냐만은, 제가 아주 조금 맛보고 온 영화업계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자소서를 고치고, 포트폴리오를 수정하고, 사람인에 들어가 하루종일 공고를 쳐다보고.. 적절한지도 의문인 자격증 시험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 중에도 지금 당장 기술을 배워야 하나? 창업을 해야 하나? 직종을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당연히 잘되는 게 없습니다. 머릿속이 아주 복잡하니까요. 솔직히 오늘은 좀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녹슬게 산 것은 아니거든요. 복수전공도 하고, 대외활동도 조금이나마 하고, 성적도 나름대로는 유지하려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또 돌아보면 죽을 듯이 열심히 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후회가 되고, 또 억울하다가, 후회를 하고.. 그러다 보면 눈물이 좀 납니다. 비효율적이고 멍청한 행동인데 자기 자신이라 그런지 스스로가 정말 안쓰러워죽겠습니다.
나라는 사람
저는 꿈이 크지 않은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특별히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뭔가를 엄청나게 이루고 싶지도,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도 크게 없었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건 꼭 해봐야 하는 사람이었어요. 꿈은 크지 않았어도 하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일은 많았기 때문에 열심히 저를 위한 길을 선택해 왔는데, 그렇게 꽃밭인 머리로 살아가다 보니 취준의 시기가 다가올수록 하고 싶은 일이 더 이상 크게 매력적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인생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기반으로 열심히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돛대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습니다. 난감합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하고 싶었다고 생각했던 일을 서랍 속에서 꺼내 냅다 해보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이정표는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게 안정적이고, 전망이 괜찮은 직종을 일찍 선택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그랬어도 저는 노력부족으로 취준 중이었을 겁니다. 어쩌면 저 같은 유형의 사람은 사람보다는 돼지, 소 같은 류의 동물이 더욱 어울릴 수도 있겠습니다. 인간이라기에는.. 미래설계 능력이 참으로 떨어집니다. 객관적으로 보아서요. 그래도 저라는 돼지(혹은 소)가 좀 잘되길 바랍니다. 아니 그냥 돈을 버는 사회인의 일부 구성원이 되면 됩니다. 그렇게 잘 안되어도 괜찮아요. 더 이상 합격기원 부적으로만 남고 싶지 않습니다.
이 글을 보신다면 투척한다 생각하시고 그냥 ‘ㅉㅉ. 똥기업에 취업해라.’ 정도로 웃어주세요. 그러려고 쓴 글입니다. 허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고 이제 밥을 좀 먹어야겠습니다. 휴일 전날 설렁설렁 본 이 글이 부디 독자님의 기분을 망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음에는 더 흥미롭고 제대로 쓴 글을 올려보도록 노력할게요. 그렇지만 저는 대체로 이런 잡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감안해 주셔요. 오늘은 말복이라 합니다. 그러고 보니 바람이 조금은 시원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더운 날들도 조금 있으면 물러가려나 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땀을 뻘뻘 흘리고 있긴 하지만요. ㅎㅎ 그럼 모두들 좋은 밤 보내시길 바라고,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제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