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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Nov 29. 2022

왜 책을 읽으라고 할까



/2022. 1. 19.




유튜브를 보다가 독서를 많이하면 더 나은 선택을 하게되는 것 같다는 인터뷰 영상을 보았다. 뭔 개소리지 싶었다.




책은 왜 읽는걸까. 아니 왜 읽으라고 하는걸까. 독서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나 스스로도 왜 책을 읽는 것이 장려되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 부모님은 내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을 매우 좋아하셨고 아직까지도 은근히 자랑거리로 삼고 계신다. 그런 것을 보면서 도무지 왜 그럴까 공감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냥 재밌어서 읽는 것일 뿐인데, 독서를 취미로 한다 그러면 약간 지적인 이미지를 상상하게 하고 그 때문에 종종 허세를 부린다고 욕을 먹기도 한다. 책은 도무지 뭐가 그렇게 잘 나서 이렇게 칭송받을까. 




대충 검색해보니까 독서는 공감을 잘 할 수 있게 해주고, 뇌는 직접경험과 간접경험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우리 뇌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며, 글을 잘 쓰게 해준다고 한다. 난 책 중에서도 특히 소설을 좋아하지만 딱히 공감능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공감은 나한테 뭔가 퀴즈 같은 느낌이다. 직관적으로 느껴진다기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맞추고 싶다는 기분이 들고 맞추면 기쁘다. 정답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뇌, 간접경험 뭐 이런 얘기는 들어도 잘 모르겠고 그냥 그런갑다 했다. 좋겠지 뭐. 이게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을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말이라면 어느정도 이해는 되는데 이게 뭐 어디에 좋은 지는 모르겠다.  글쓰기는 내가 좋아하기도 그 능력이 어느정도 인생이 보탬에 되는 순간들도 있었기 때문에 인정하는 독서의 장점이긴 하지만 내가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은 것도 아니라 내 인생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는 것 같다. 책은 진짜 왜 읽지, 그냥 재밌자고 읽는 거 아닌가.




책은 왜 읽으라는 거지, 딱히 안 읽어도 사는데 지장 없는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 때 쯤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그 작은 사소함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의 꼴이 만들어졌겠구나. 몸이 제일 솔직하다고 몸을 생각하면 꼭 같다. 운동과 식습관 같은 이런 매일의 사소한 차이 속에서 각자의 몸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독서도 그런 게 아닐까. 내가 독서를 많이 하지 않았다면 분명 놓쳤을 일들이 내가 독서를 한 덕에 나한테 남아서, 그런 사소한 차이들이 쌓여서 나한테 뭔가를 남겨주었던 것이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독과 현명한 선택의 연관성에 대해 얘기하던 영상처럼 뭔가 그런 기적이 내게도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 가능성만으로도 독서는 그만큼 장려될만 한 일일지도, 내가 키가 큰 게 어릴 때부터 농구를 좋아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는 것처럼.




결국 작은 사소함들이 모여서 인생이 변하는 거구나. 앞으로 뭔가 삶의 태도가 변할 것 같은 기분이다. 굳이 거창한 일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상의 사소함이 그 시작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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