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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editor Mar 18. 2022

반갑고 다정한 아침 일상

그녀의 하루하루

“무슨 일이든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러니까, 세상 모든 일이 그에게 불리한 쪽으로만 일어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삼진 아웃으로 모자라 이십진 아웃- 까지 당한다.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나아진다. 무엇 하나 잊어버리지 않는 우리 타운 같은 곳에서 계속 살아간다.”


- 디어라이프 / 앨리스먼로 -



아침 산책길. 공원에 산책 나온 강아지들 여럿을 마주했다. 

주인을 따라 총총 따라가며 꼬리는 흔드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한참을 바라본다.

요즘 마음이 분주한 탓인지, 일주일 내내 갇혀 있었던 탓인지 좀처럼 어떤 것에도 마음이 열리지 않는 나였다. 닥친 현실 탓이라고 하기엔 종일 무미건조한 나날들. 


이런 상태로 투덜투덜 걷던 내게 평소엔 피해 다니기만 했던 강아지가 예뻐 보이는 순간이 온 것이다.

어느 순간 발끝에 다다른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반갑고 다정했다.  


멍멍멍. 

순간 강아지 여럿이 모여든다. 이들은 지나가는 동지들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멍멍 짖거나 목줄이 팽팽하게 당겨질 때까지 서로에게 다가간다.

꼬리를 흔들고, 얼굴을 마주 대며 동동 발을 구른다. 

이들만의 다정한 인사법인 듯 주인도 잠시 그들의 시간을 허락한다.


웅성대는 산책길에서 문득 우리네 삶을 떠올린다.

오순도순 부대끼며 살아가는 풍성한 풍경을.

그래...두런두런 나누며 살자.며 가던 길을 다시 걷는다. 

이번엔 가볍게 사락사락.

와. 걷는 그 길엔 이미 봄이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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