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p.177
나는 공부하던 대부분의 시간을 이 추상적인 개념에 바쳤다.
돌이켜보면, 바로 그것이 내 배움이요 교육이었다. 빌려 쓰는 책상에 앉아 나를 버리고 떠난 오빠를 흉내 내면서 모르몬 사상의 한 분파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보낸 그 긴긴 시간들 말이다.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참고 읽어 내는 그 끈기야말로 내가 익힌 기술의 핵심이었다.
ㄴ 공부는 힘이 들고 고독한 과정이다. 온전히 혼자 이해되지 않는 것들을 부여잡고 보이지 않는 지점까지 밀고 나아가야만 ‘무언가’를 얻게 되는 과정. 그 무엇이 어떤 형태일지, 얼마큼 가야 손에 닿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을 나의 의지로 걸어 나아가야만 하기에 고독하다.
하루에도 여러 번 이토록 곤욕스러운 과정의 필요성을 아이들에게 설득시켜야 하는 위치에 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나를 먼저 설득시켜야 하기에 오랫동안 ‘왜 공부해야 하는지’ 나에게 자문했다. 입시 스트레스로 신경이 날 서 있었고 그 마음이 피부 트러블로 드러나 다시 또 마음이 힘들었던 지난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니, 그래도 그 시간은 내게 ‘끈기를 기르는 과정’이었다.
사회에 나와보니 세상은 실수에 너그럽지 않고, 각자의 속도를 인정하고 기다려주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보이지 않지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적정 속도로 가길 요구했다. 그때마다 매번 나를 일으켜 세웠던 건 돌탑을 쌓듯 하나씩 하나씩 내 손으로 쌓아 올린 시간은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이었다. 그 시간은 저마다 다른 형태와 모양일 수 있으나 내게 있어 그런 믿음을 확인시켜 준 건 공부였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의 설득의 메시지가 아이들의 마음에 가 닿기를 바란다. “학창 시절 쌤에게 공부는 끈기를 길러주는 시간이었어. 사회에 나와보니 그 덕목을 기를 여건이 충분하지 않더라. 어떤 일을 하던 끈기는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중에 네가 좋아서 하는 일을 하다가도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 거야. 우린 지금 그 시기를 지탱해 줄 근력을 기르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