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속 '모깃소리'의 또 다른 의미
"자네 김개주란 자가 누군지 아나?"
"연곡사의 중 우관의 친동생이야."
"뭐라구!"
치수의 낯빛은 완연히 변해 있었다.
"똑똑하고 인물도 헌칠했던 모양인데 소문에 의하면 그자가 달고 다니는 아들놈이 관옥 같은 인물이라는 게야. 어디서 떨어졌는지 홀아비 손으로 길렀다는데."
이동진이 무심하게 하는 말이 치수 귀에 모깃소리만큼 앵앵거리는가 하면 천둥 치는 것같이 크게 울려오곤 한다. 무엇 때문에 혼란이 이는지 그 순간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치수가 서울로 올라가서 방탕한 생활을 한 것은 그 일이 있은 후이었다.
- <토지 1부 2권 167페이지 마로니에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