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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QK Jul 23. 2019

라라랜드(LA La Land)

참을 수 없는 현실의 무거움

“사랑의 순간은 아름다운 우주에서 단 둘이 우아하게 한껏 춤을 추는 것. 그 사랑의 결과에 관계없이 찬란하게 그 사람 마음이라는 우주 속에 남는 것.”     


출처 : 영화<라라랜드>


 두 주인공(세바스찬과 미아)은 자신의 꿈이 좌절된 상황에서 만나게 된다. 남자는 하지 말라는 즉흥 재즈 곡을 쳤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여자는 오디션에서 낙방한 상황이었다. 무겁고 무거운 꿈의 좌절이라는 현실에서 그 둘 사이엔 강한 인력이 생겼다. 그렇게 지상의 현실에서 그들은 만났다.     

 

출처 : 영화<라라랜드>


 그 둘이 사랑했던 순간은 아름다웠다. 현실의 무게를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고 한 없이 가벼워질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가벼워져서 현실이라는 지상에서 멀어졌고 결국 우주까지 가까워졌다. 그 ‘둘’은 단 ‘둘’밖에 존재하지 않는 ‘둘’만의 우주에서,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둘’만의 춤을 추었다. 잠시나마 그 기쁨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솟아오른 공이 언젠가는 다시 지상으로 떨어지듯이 그들은 다시 현실이라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세바스찬은 일 때문에 바빠서 미아가 간절하게 준비했던 1인극 공연에 참석할 수 없었고 미아는 모든 걸 걸었던 연극이 처참히 실패했다. 그들은 더 이상 찬란하게 별들이 빛나는 우주에 있지 않았다. 그들이 밤하늘의 별을 보며 아름다운 우주에 닿았던 그린피스 천문대에서, 그들은 같은 공간이라도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둘이 나누었던 공동의 사랑이라는 영역에 개인의 꿈이라는 것이 차지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꿈과 사랑은 양립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출처 : 영화<라라랜드>


 둘은 물론 세상에서 둘도 없이 사랑했다. 하지만 그 둘의 현실은 그들조차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서로가 원하는 꿈이 달랐고 그 각자의 꿈은 방향이 달랐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있는 거지?”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어쩌면 이 대사는 슬픈 암시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둘 모두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그래서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미아가 우연히 세바스찬의 클럽에서 노래를 들으며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상상으로 플래시백 되는 장면은 아름다우며 또한 슬프다.      


“인간은 오직 한 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으로 가정을 확인해볼 길이 없고, 따라서 자기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출처 : 영화<라라랜드>


 그렇다. 그들 역시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 하지만 그 둘의 상상의 장면에서 그들은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나누었던 경험과 추억들이 마음이라는 우주에, 별이 되어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비록 그들은 무거운 현실에서 갈라질 수밖에 없었지만, 무게를 잃어버린 상상에서는 함께일 수 있었다. 


 그래서 OST <City of Star>가 그렇게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도시(City)’로 상징되는 차갑고 빛을 잃은 현실에서 그들 마음속에는 ‘별(Star)’로 상징되는 사랑의 추억이 언제나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는 나도 그 찬란한 별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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