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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스키 Oct 22. 2020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 쓰는 법에 대해

강원국 교수님의 글쓰기 강의


 어떠한 방법으로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나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단계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면서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일이 얼마나 있겠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당장 우리가 보내는 카톡 하나로 약속을 잡을 때 만해도 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일반인들도 이런 순간을 자주 맞이하는데 매일 같이 사람을 상대하며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사장님들은 이런 글쓰기 능력이 매우 간절하신 분들이다. 그래서 ‘배민 아카데미’에서 강원국 교수님을 모시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 쓰는 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열었다. 좋은 기회가 생겨서 사장님은 아니지만 이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 너무 배운 것이 많았던 강의라 정리해 보았다.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강원국 교수님도 처음부터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는 분은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느 날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내 말’과 ‘내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하시게 되었다. 세상에 ‘내 말’과 ‘내 글’이 남아 있지 않으면 과연 내가 존재했다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셨다고 한다.


 그래서 ‘남의 글’이 아니라 ‘내 글’은 요즘 시대에는 꼭 필요하다. 이제 사람들이 한 군데 (특히, 회사)에만 재능을 파는 시대는 끝날 것이다. 그러면 제품이었던 우리의 삶이 작품이 되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 제품은 찍어내듯이 누구에게나 팔 수 있지만 작품은 아무에게나 팔 수 없고 아무나 살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작품으로 살아남아야 하고 작품이 되려면 우리만의 ‘스토리’가 필요하다. ‘글쓰기’는 우리에게 스토리가 되어줄 것이다.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 방법


첫 번째로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좋은 글은 독자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글이기 때문에 작가인 나 스스로도 질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독자의 좋은 질문을 생각해낼 수 없다. 다섯 가지 방식으로 질문하는 습관을 만들자.

[질문하는 다섯 가지 방식]
1. 모르는 건 항상 물어보자.
2. 다양한 것에 의문을 갖자. 왜 그럴까?
3. 계속해서 반문하자. 쉽게 말해 말대꾸하자.
4.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해보자.
5. 자기를 돌아보는 성찰의 질문을 던지자.


두 번째로 관찰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 많은 것에 주의를 기울여서 보자. 많은 사람들이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는다. 우리는 ‘관찰’이 아니라 남이 가리키는 곳만 바라보는 ‘주목’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기억에 안주하면 안 된다. 글이라는 것은 ‘기억’보다는 ‘상상’이 비율이 높아야 한다. 사람의 ‘기억’으로 쓰는 것은 이제 모두 AI가 대체할 수 있다. 우리가 기억이 아무리 좋아도 구글이나 네이버를 이길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상상력을 통해 생각을 확장해 나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다. 기억과 상상이 싸우면 무조건 기억이 이기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예를 들면 “거봐! 내가 해봤는데 안된다고 했잖아.” 같은 것들처럼) 하지만 기억은 절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한 다는 것을 잊지 말자.


네 번째로 남의 생각과 더불어 아는 것이 중요하다.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아래 여섯 가지의 조건이 필요하다.

[비판적 사고의 6가지 조건]
1. 내 생각이 있다.
2.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3. 다른 생각의 존재를 안다.
4. 다른 생각을 인정한다.
5. 그 다른 생각을 평가할 수 있다.
6. 이 2가지 생각을 합쳐 결론을 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교육은 1번과 2번 그리고 4번을 가르치지 않는다. 배우는 것은 ‘다른 생각의 존재’를 가르치는 것뿐이다. 문제는 다른 생각의 존재는 가르치지만 그것을 인정하는 법은 배우지 않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평가하는 법으로 넘어가버리니 6번처럼 2가지 생각을 합쳐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것이 넌 틀렸다고 우기는 사고방식이 생기는 이유다. (근데 그렇다고 딱히 내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섯 번째로 공감력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창의력은 공감에서 나온다. 우리가 생각해보면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사람을 위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이 없는 사람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건 어려운 일이다. 특히, 글을 쓰려면 ‘독자’의 소리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공감능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실제 글을 잘 쓰는 팁은 무엇일까


 글쓰기 능력을 기본적으로 기르는 법을 배웠다면 이제 실제로 글을 잘 쓰는 기술들을 배울 차례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글쓰기 기술은 총 여섯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무조건 말을 해보고 글을 써보는 것이다. 사람은 말을 하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발전한다. 강원국 교수님의 베스트셀러인 <대통령의 글쓰기> 역시 개인적인 자리에서 계속 이야기하던 것들의 결과물이다.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소재가 다양해지고 사람들의 호불호를 반영해서 더 재밌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쌓여서 글이 되는 것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10시간을 말할 수 있으면 그게 책 한 권이 된다. 글과 말은 동행해야 한다. 한쪽만 갈 수는 없다.


 두 번째는 수시로 메모해야 한다. 메모를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5단계로 볼 수 있다. 먼저 기억날 때마다 편한 툴에다가 ‘단어’로 메모한다. 그리고 그 메모를 단서로 누군가에게 말로 이야기한다. 그 단어들이 말이 된다 싶으면 개인적인 공간에 글로 남긴다. 페이스북이나 개인 블로그 어디든 좋다. 그러면 그 글을 어딘가에서 써먹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쌓인 글들을 이제는 ‘공식적인 글’로 만드는 것이 마지막 단계이다. 칼럼으로 작성하거나 기고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공식적인 글이 30개 정도가 모이면 그것이 책 한 권이 된다. 글은 조각을 하나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글을 쓰겠다고 앉아서 없는 조각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자.


 세 번째는 요약으로 써야 한다. 생각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글로 표현하려고 하니까 글이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정리하지 않더라도 일단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내 눈 앞에 보이게 밖으로 마구 꺼내 놓아야 한다. 부담 없이 마구 쏟아내 보자. 일단 냉장고에 무슨 재료가 있는 지를 알아야 요리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마구 쏟아낸 후에도 양이 부족하다 싶을 때 자료를 찾아서 붙이면 된다.


네 번째는 국어사전을 열어 놓고 써야 한다. 글을 쓸 때 내가 아는 단어 말고 국어사전에서 지금 떠오른 단어의 유의어를 검색해서 일부러 써보자. (맨날 성장이라는 단어만 쓰지 말고 발전, 발달, 개발 같은 수많은 단어들이 있으니까 다양하게 써야 실력이 늘어난다). 어휘력이 적은 건 해상도가 낮은 TV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쉽다. 선명도가 낮다는 뜻이다. 내 글을 보고 사람들이 명확한 의미를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유의어를 찾으면서 그 유의어를 사용한 인용문도 필사해서 흉내 내는 훈련도 필요하다. 국어사전에 있는 예문들이 가장 훌륭하고 완벽한 문장의 예시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퇴고로 글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글을 쓸 때는 과감하게 막 쓰지만 퇴고를 하는 것은 치열하고 디테일하게 확인하면서 고쳐야 한다. 꼭 체크리스트와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고쳐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체크리스트나 기준이 없으면 대충 보는 습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퇴고를 할 때는 나의 뇌에게 명확한 기준을 줘서 하나도 놓치는 것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강원국 교수님은) 50개 정도의 자체적인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퇴고를 한다 (예를 들면 모두 사실만 사용했는가와 같은).


 여섯 번째는 나의 키워드를 온라인에 검색해서 다른 콘텐츠를 접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 안에 있는 기억이나 정보를 내 스스로 최대한 끌어내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 다양한 단초들을 투입해서 자극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내가 글을 쓰고자 하는 키워드를 네이버나 구글, 유튜브, 온라인 서점 등에 검색해서 칼럼이나 영상, 책이 목차 등을 참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을 잘 써보고 싶어서 많은 책을 읽었고, 많은 영상들을 봤지만 이렇게 명확한 기준과 방법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같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공이 깊은 사람과 얕은 사람이 주는 메시지의 힘은 역시나 이렇게나 다르다는 것을 느낀 강의였다. 고수의 말이 나 같은 하수의 정리에 한 번 더 필터링되어서 어감이 희석된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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