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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도리 Apr 25. 2023

모나리자의 머릿속에 글을 쓰다.

머릿속 공간을 지배하는 마법.

친구나 애인에게 상처받은 적이 있는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손해를 입은 적이 있는가?

바람피우는 사람을 만나 본 적 있는가?


나는 상대를 읽고 싶다.  간파하고 싶다.

서른 중반인 나. 아직도 사람의 마음속, 머릿속을 잘 모르겠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열 길? 한 길? 길이 뭐야?


'길'은 사람 1명의 높이로, 옛사람들이 거리를 측정하는 단위였다.

10명 깊이의 물속은 알지만, 1명의 사람 속은 모른다는 이야기.


즉, '인심난측(人心難測)' 사람의 마음속은 헤아리기 어렵다.

변화무쌍한 성격의 사람의 성격은 도저히 예측이 되지 않고,바위처럼 묵직한 과묵한 사람의 성격은 더욱 읽어내기 쉽지 않다.


모나리자


모나리자는 무엇을 생각했길래, 그렇게 오묘한 눈빛을 보내며 입가에 웃음을 띠고 있을까?

자신을 그리는 화가가 강동원처럼 잘생겼으니, 보기만 해도 흐뭇해서 그런 웃음을 짓는 것이 아닐까?

웬수같은 편이 집을 나갔을까? 집에 있는 골든 리트리버가 귀여운 새끼를 낳았을까?


도저히 나는 모나리자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래서 떠오른  방법은, '경험'

경험을 쌓으면, 상대방의 수가 읽히지 않을까?


그렇기에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무엇이든 부딪혀 보았다.

신춘문예도 나가보고, 세계 배낭여행, 각종 창업, 전국노래자랑, 독서왕, 미술대전 등


닥치는 대로! 경험 가즈아!!

 

수많은 난전들을 겪고난 후 경험의 효과는 분명 있었다.

이제 사람을 보면 어느 정도 관상이 나온다.

도화살이 있는지, 역마가 있는지, 멍텅구리인지, 허깨비인지, 사기꾼인지.

상대방과 몇 마디 해보면 AI가 판단하듯 바로 딱! 결과값이 나왔다.



그러나, 더욱이 수준이나, 경험이 훨씬 많은 노장들과 만담을 나눌 때는 나의 경험들이 무용지물이었다.


오히려 역공으로 간파당해서, 얼굴이 붉어진 적도 많다.


그들의 공력이 어마어마해서 내가 도저히

가늠조차 할 수 없었고, 마음속을 헤아리기 더욱 어려웠다.  


이것은 체스 경기와도 같다. 나보다 하수의 수는 잘 보이고, 고수의 체크메이트는 가늠하기 어렵다.



반대로, 나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저급한 사람들의 의도는 쉽게 파악을 할 수 있었다.  

나도 그 시절, 그 단계를 거쳐왔기 때문에 그 사람의 저급한 노림수가 눈에 훤히 다 보인다.


가령 어린아이가 입가에 과자 부스러기를 히고 있다.

엄마는 묻는다. "너 몰래 과자먹었지?"

아이가 먹지않았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엄마 눈에는 아이의 패가 다 보인다.

사실, 엄마도 그랬거든.



나는 상대방을 읽는 심안에 대해서 숙고의 시간을 갖었고, 결론을 낸다.


인간은 "짐이 미륵이니! 하며"  상대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없다. '관세음법'은 궁예만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발칙한 아이디어를 하나 고안해 냈다.


"마음을 읽을 수는 없지만, 마음에 쓸 수는  있지 않을까?"






사람의 머릿속을 알지 못하지겠만,

사람의 머릿속 공간을 정복하는 방법.


즉, 상대방의 뇌에 코딩을 하는 법.

난 지금부터 그것을 알아낼 것이다.


그리고 뇌 과학 서적들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사이먼 넥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자청 <역행자>

리사제노바 <기억의 뇌과학>  등

레오나르도 믈로디노프 <감정의 뇌과학>

조내버로, 마빈칼린스 <FBI 행동심리학>

조셉머피 <잠재의식의 힘>

지그문트 프로이트 <꿈의 해석>

 

이런 책들을 심도 있게 관찰해서

뇌 또는 마음속에 나의 메시지를 새기는 방법.

뇌를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당신도 당신의 뇌 또는 상대방의 뇌를 다스릴 수 있다.


자, 그럼 시작해 보자.

우선 정답부터 던져본다.


정답은? 질문으로 마음을 열고, 비전으로 연변계에 이야기를 한다.


모든 것은 왜?(why)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지구가 맨틀 - 외핵 - 내핵으로 나뉘는 것처럼

계란이 외피 - 흰자 - 노른자로 나뉘는 것처럼

호모사피엔스 종족의 뇌도  신피질(neo-cortex) - 가운데는 연변계(limbic brain)로 구분된다.  

신피질은 우리의 이성, 분석, 언어, 논리, 정보분석 등의 합리의 역할을 수행한다.

연변계는 감정을 관리한다. 신뢰, 충성심, 의사결정 등을 수행하며 언어능력은 관장하지 않는다.

연변계의 큰 특징은 본능과 느낌, 믿음, 신념 등을 다룬다.

가장 큰 연변계의 기능은 '의사결정'을 관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연변계 외 신피질을 단순한 언어로 표현한다면,

무엇(what)은 신피질, 연변계는 왜(why)라는 질문을 담당한다.


결론은 연변계에 말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변계에 말을 거는 방법이 바로 왜?(why?)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전을 설명하는 것이다.


숙박업을 영위하는 장도리라고 가정을 해보자.


내가 직원에게 묻는다.

우리 운휴원은 무엇을 하는 곳이지? (what)

직원은 간단히 대답한다. 잠자리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 일이지요.


내가 두 번째 묻는다.

우리 일은 어떻게 돌아가지? (how)

직원은  잠시 고민을 한 후 대답한다.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여러 부대시설을 제공하며 돌아갑니다.


내가 마지막으로 묻는다.

운휴원은 왜? 존재하지? (why)

직원은 고개를 숙이고 들지를 못했다.


나는 이야기한다. 정답은 운휴원이라는 네이밍에 담겨있지.

 

정처 없이 바쁜 구름 같은 사람들도 잠시, 쉬다 가는 곳.

사람들이 진정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운휴원의 존재의 이유인 거야.

그래서 우리는 항상 진정한 휴식을 구현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해.


그리고 내가 고객들과 대화할 때는 반드시 의미와 비전, 스토리를 먼저 이야기한다.


스티브 잡스, 마틴루터킹, 공자, 붓다, 세상의 변혁자들은 모두 하나같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비전을 지속적으로 묻고 질문하며 사람들과 소통한다.


공자는 논어의 첫 번째 장에서 이야기한다.

공자님 교육이란 무엇입니까? 하고 물어본다.


공자왈.

교육이란, 모르는 것을 알게 하고 아는 것을 행하게 하는 것이다.


답에 나는 무릎을 탁! 치며 내가 알면서 행하지 않은 삶의 찰나드리 무수히 스쳐지나갔고,  

벌거벗은듯 부끄러웠다.


이 원리를 잘 아는 마케터들은 이제 더 이상 기능과 같은 무엇(what)을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지 연변계에 해당하는 메시지만 이야기한다.

왜? 그리고 신념, 믿음, 가치를 설명한다.  



과거의 광고업자들이 신피질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을 했다면, 광고계의 거장들은 연변계에 바로 전달하는 방식을 택한다.  왜? 연변계는 판단, 결정을 관장하기 때문이다.


나이키의 광고는 신반의 밑창이 몇 센티 쿠션감을 가진 기능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왜? 우리는 스포츠맨십이 필요한가? 우리는 왜? 도전을 하는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게 광고의 끝이다.


애플은 말한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기의 가치를 믿습니다. (Think different) 이야기하고 끝낸다.

레티나디스플레이의 화소에 대해서 장황하게 떠들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이야기한다.

소나타는 원래 이렇게 타는 겁니다.

자동차의 마력과 토크이야기는 광고에서 멸종된 지 오래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상철과 미진 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서로 만나 소개팅을 하는 과정을 상상해보자.


상철이는 미진이에게 이야기한다. "저 돈 많아요. 테이블 위 페라리 차키를 탁! 내려놓으며, 저 내 명의로 집도 있어요! 내 직업 정말 좋아! 저랑 만나실래요?"

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입에 침이 튀게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미진이는 그 이야기를 듣자 생각한다.


" 음... 좋긴 좋은데.. 안 끌려... 죄송합니다~! "


자, 다음은 장도리가 연변계에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운 후 미진이와 소개팅을 하는 상상을 해보자.


장도리는 미진을 만나자마자 화들짝 놀라며 말한다.

"오! 나는 믿습니다. 운명을, 저는 당신이란 아름다운 책을 읽고 싶습니다. "

"하지만, 저라는 책은 읽게 하고 싶지 않군요. 저란 책은 읽지 말아 주세요."


그럼 미진이는 생각한다.


"어엌! 이 새끼 머지? 느끼하긴 한데... 왠지 끌려.."


만약 내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코끼리를 절대로 생각하지 말아 줄래요? 제발!!"이라고 간곡히 부탁을 하면?


당신의 머릿 속에는 이미 코끼리들이 빙글빙글 강강수월래를 하며, 뿌우~ 소리를 내며 돌아다닌다.


장도리는 본격적으로 미진이에게 작업을 걸기 시작한다. 우선은 영화를 보기로 결정했고, 미진이에게 카톡을 보낸다.

 

스즈메의 문단속이나, 존윅 둘 중에 무엇을 볼래요?


영화 볼래요?라는 질문은 간단히 건너뛴 지 오래다.


"음.. 어떤 게 재미있을까? 어느 것을 고를까?"


이때 미진이의 뇌 속에는 2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


이처럼 상대방의 뇌를 교묘히 조종하는 심리학적 설계를 <넛지>라고 한다.


첫 데이트 후  장도리는 매일 미진이에게 점심시간마다 12시 30분에 전화를 건다.

매일 안부를 묻고, 자신의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며, 왜? 우리의 운명과 지금의 감정을 논한다.


구체적 상상을 통해서 잠재 의식속에 각인을 해 둔다면, 현실로 이뤄 진다는

조셉 머피의 잠재 의식의 법칙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그녀의 잠재 의식속에 장도리라는 씨앗을 한 알씩 심는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가 함께 이탈리아 피렌체에 두오모를 보고, 감상에 빠진다면?

우리가 한강에서 돗자리를 깔고, 치맥을 한다면?

아이를 갖는다면? 태명을 뭐라고 짓고 싶어요?

이렇게 매일 같이 시간에, 같은 패턴으로 연락을 하다가

2주 뒤 장도리는 아무 말도 없이, 장발장처럼 그녀의 삶에서 홀연히 사라진다.


우주가 무한히 팽창하듯, 장도리는 미진이의 머릿속 시간과 공간을 점점 장악한다.


미진이는 이미 파블로우의 개 가 되었다. 같은 시간에 전화가 오지 않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장도리, 이 녀석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죽은 거야?, 뭐야? 아 궁금해."


이렇게 고민속에 빠져 있던 중 때마침 그날 저녁 장도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점심시간에 커피숍에서 볼래요? 자세한 건 만나서 얘기해요."


다음날 커피숍에서 미진이는 장도리를 만났다.


그녀는 8센티가량의 뾰족한 구두를 신고 다리를 꼬고 도도한 공작새 처럼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미진이는 나를 째려보며, 어깨를 툭 치며 말한다.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었던 거예요?!"


장도리는 에헴 기침 소리를 내며, 또다시 곁 눈질로 테이블 아래를 보았다.

구두의 코 끝이 나를 향해 있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속으로 외친다. "좋았어!"


입은 거짓말을 해도, 행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미진이가 장도리가 싫었다면 눈도 마주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마디도 걸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어깨를 툭! 치는 것과 같은 스킨십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속옷 또한 위아래 맞춰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미진이가 장도리와 있는 시공간이 싫었다면?

분명 발끝은 밖으로 나가는 자동문을 향해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도리는 미진이의 눈을 보며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우리 사랑 한번 해볼래요?"


이렇게 미진이는 장도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어떠한가? 위 사례를 통해서, 나는 상대를 읽지는 못해도 상대방에게 쓰는 방법을 소개했다.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 소비자의 머릿속에도 이렇게 쓸 수 있다.


나는 소비자에게 별도로 광고나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어떤 고객이 강화도에 놀러 오기로 했다.

강화도에는 수천 개의 펜션이 있다. 그들은 이미 엄청난 인터넷 서핑을 했고,

 머릿속에는 이미 많은 강화도의 숙소들을 검토했다. 그들의 뇌 속에는 많은 정보들이 넘쳐흐른다.


하지만, 결국 운휴원을 고르게 되어있다.


왜? 호텔도, 모텔도, 펜션도 아닌 그 공간만의 끌림이 있고, 비전이 있고,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오다 에이치로의 만화 <원피스>에서 루피는 말한다.

"해적왕이 될 사나이와 모험을 해보지 않을 텐가?"

 예수는 말한다. "천국에 가고 싶지 아니한가?"

 스티븐 잡스는 펩시콜라를 전설로 만든 존 스컬리를 영입할 때 물었다.

"당신 언제까지 설탕물만 팔텐가?"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상대방윽 연변계를 열어 젖히고, 자신의 비전과 철학에 대해서 설파한다.


정리, 왜?(why)라는 질문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비전과 스토리로 상대방의 마음속에 들어가라.

그럼 당신은 분명 상대방의 마음속에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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