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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Mar 12. 2024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지는 이제 누군가에게 묻지 않을게

오늘은 두통이 심한 날이었어. 날씨가 흐려서 그랬나.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 오래 머물렀던 탓이었을까. 습관처럼 서랍에서 약을 꺼내 먹으려다가 멈칫했어. 어디선가 약을 그만 달고 살라는 잔소리가 들리는듯해서. 안 그래도 요즘 여러모로 다시금 약을 찾는 횟수가 늘어가던 참이었거든. 끼니는 대충 때웠고 저녁 운동을 예약했어. 오랜만에 가는 거이긴 한데 무기력함을 이기기가 힘드네. 자도 자도 모자란 게 잠이라 그런가. 일찍이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데도 좀처럼 피로가 가시지 않아. 몸이 축 늘어지기 일쑤네. 그럼에도 건강을 위해서라면 역시나 운동이라도 계속해야 되겠지?


사는 게 참 어렵다. 힘들어. 어제는 지인을 만나 내가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을 정의 내릴 수 있냔 질문을 받았는데 제대로 입도 벙긋 못하겠더라. 나는 왜 여태 정확히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그렇다고 해서 형체가 있는 것도 아닌 감정들에게 사로잡혀 시들어가는 걸까? 어쩌면 내가 나를 망치고 있단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어.


여하튼 여차저차 하루가 또 갔네. 모든 걸 포기하고 싶고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다시 한번 더 삶을 믿어보자는 마음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일상이 저물었어.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지는 이제 누군가에게 묻지 않을게. 내가 나를 돌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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