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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또 Mar 08. 2024

이 불안의 끝은 어디일까 생각한다

이 불안의 끝은 어디일까 생각한다. 하루를 마치고서 서둘러 가방을 메고 지하철을 빠져나오는 길. 주머니에 넣은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근래엔 체력적으로도 심적으로도 꽤나 힘든 주의 연속이었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하품과 한숨이 뒤섞여 일상이 너저분해졌다. 열시면 불을 끄고 누워 잠을 청한다. 오늘은 제발 나쁜 꿈을 꾸지 말아 달라고 스스로를 향한 부탁을 하고 얼른 내가 괜찮아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 바라고 바라다보면은 이루어진다 하는데 어째 내 하루는 바라면 바랄수록 불행으로 기우는지 모르겠다.


어제는 지하철 카드를 잘못 찍고서 한참을 멍청하게 서있었더란다. 최근엔 부쩍 난시가 심해진 건지 모든 사물이 더 뿌옇게 흐려지고 사방으로 번져 알아보기 힘들다. 일 년 전에 친구 따라 점쳐보았던 삶에서는 되는 일이 없으니 가만있으라 했다. 나쁜 기운이 가로막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을 곱씹으며 난 태어나기를 잘못 태어난 것인가 모로 누워본다. 살아가는 것이 꼭 죄를 짓는 것 같다. 내일이 온다는 게 무서웠다.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가 홀로 숨죽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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